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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盧장인다큐] “시사회에 노 대통령 초대”

촬영 마치고 편집 돌입…해외서도 큰 관심

변재환 "권오석이 악질적이었음을 알게됐다"
2004-10-19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盧장인 권오석 민간인학살 진실을 말한다’(가칭) 다큐멘터리의 모든 촬영이 끝났다.

- 지난 9일 ´盧장인 권오석 민간인학살 진실을 말한다´(가칭)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독립신문] 사무실에서 구성안 검토와 마무리 쵤영을 위한 회의를 갖고 있다.

다큐 제작진은 현재 모든 촬영작업이 끝난 상태며 이번주말경 가편집이 나온 후, 이달 말에 완성작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과 모든 촬영과정을 함께 했던 피살양민 유족대표 변재환(57) 박사는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가해자 측에서 역사와 사실을 왜곡하고 날조하는 등 비뚫어진 시각에서 이 사안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됐고, 이런 다큐멘터리 제작이 불가피했다”며 “우리 유족들은 국민들이 진실과 사실을 제대로 알고 판정해주기를 바란다. 그 이상 그이하도 바라지 않는다”고 촬영 소감을 밝혔다.

변 박사는 “더 많은 자금과 시간이 있었다면 보다 더 폭넓고 심도 있게 촬영을 하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는다”며 “그러나 모든 유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비교적 적은 돈과 인원으로 단시간에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변 박사는 또 “(다큐 촬영과정에서)권오석(노 대통령 장인)은 당시 면서기의 직책을 갖고 마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오지에 위치한 사당에 있는 사람들까지 지시를 해서 체포.학살한 것을 알게됐다”며 “권오석은 적극적으로 마을 구석구석에 있는 양민들을 찾아서 학살했고, 이걸로 봐서 권오석은 철저한 공산주의자이자 인민군에 적극적인 협력자였으며 아주 악질적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분노했다.

- 1950년 12월 1일 학살된 양민 11명의 합동 장례를 치르고 있다.(사진제공: 유족 변재웅씨),

“희생된 양민의 무덤에는 관리할 돈과 인력이 없어 잡초가 무성했지만, 가해자인 권오석의 무덤은 새 잔디로 단장해 마치 골프장 잔디처럼 잡초가 하나도 없었다”는 변 박사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사후가 너무나 정 반대로 된 것이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촬영과정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변 박사는 “한 미망인은 제작진을 만나 50년 전의 과거를 다시 상기하다가 몸서리를 심하게 쳐 열흘 동안이나 입원치료를 받았다”면서 “그 분은 당시 사건을 가슴에 묻고 살았는데 이번에 다시 과거를 상기하다가 그렇게 되셨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번 다큐 촬영을 주도한 남궁곤(41) 감독은 촬영소감에 대해 “충분한 자료들이 확보되지 못해 아쉬웠다”며 “특히 당시 권오석을 재판한 판결문 같은 것들을 구하고 싶었는데, 찾기 힘들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누구 하나 선뜻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남 감독은 “우리나라 최고 권력자의 장인문제를 다루는 것이니 만큼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마음의 부담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촬영을 해나가면서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는데, 유족들을 만나고 그분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면서 부담이 오히려 없어졌다. 유족 분들도 ‘잘 만들어서 우리의 마음을 잘 전달해 달라’며 격려를 많이 해주셨고, 마산시에서도 협조적이었다”고 말했다.

“남편의 산소를 찾아간 미망인이 부르는 노래가 무척 가슴 시리게 다가왔고, 유해를 화장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하지 못하는 유족들의 상황이 무척 안타까웠다”는 남 감독은 “한 번은 권오석의 묘를 찾아갔는데, 묘 주변에 경찰들이 서 있었다. 경찰들은 처음에 이 근처에서 쉬고 있었다고 변명했지만, 우리의 촬영과정을 알아보려하는 게 역력했다. 그들은 결국 우리에게 ‘위에서 알아보라고 시켰다’고 얘기했는데, 이 말을 우리가 다 녹음하고 있었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이 부분을 다큐에 넣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다. 촬영에 협조해준 유가족과 정신적 물질적 도움을 아까지 않은 네티즌, 그리고 특히 송영인 국사모 회장님께 감사 드린다"며 "이달말 편집이 완료되면 영상물 심의과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시중에 유통될 예정인데, 비디오 대여점에도 유통시켜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또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이 다큐에 관심이 많아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판매에 앞서 실시할 시사회에서는 노 대통령에게도 초청장을 보낼 계획이다. 자기 가족들의 과거인만큼 꼭 참석해 진실을 알기 바란다"고 밝혔다.

[독립신문]은 동영상 판매 수익금을 희생자 추모비 제작에 사용할 예정이며, 유가족들이 원한다면 미진한 부분에 대한 추가촬영도 검토할 계획이다.

[윤경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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