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의 이런 전술이 이젠 안통해.
노정권은 분명히 사회주의 계열이야.
------------------------------------------------ “X도 모르는 놈들이 대통령을 조롱 하고 있다. 옛날 같았으면 전부 구속되었을 것”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저 발언은 십년 묵은 체증을 내려줄 만한 것이었다. 소위 ‘조중동’이라 일컬어지는 지면을 통해 대통령과 정부와 물어뜯는 일을 업으로 삼는 논객들을 향한 국민적 분노를 법무부장관이 대신 응징했다고나 할까. 그렇잖아도 권위주의 정권이 종언을 고한 김대중 대통령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대통령은 졸지에 저 버르장머리 없는 논객들의 술안주가 되고 말았으나, 씹힌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어느 누구 한 사람 나서서 저들의 방자함에 매를 대지를 못했으며, 해서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분노는 머리끝까지 치민 차였다. 보수지향적인 사람들은 즉각 독설이라면서 발끈했지만, 기실 이것은 보수와 진보를 떠난 인간사회의 기본적 룰에 관한 따끔한 지적이지 독설은 아니다. 오히려 대통령이 마구잡이로 난타당하고 모욕당하는데도 이를 방기한 법무부의 저간의 무책임을 따져야 할 사안이다. 차제에 국가공권력의 제일의 수호자인 검찰의 수장은, 만일 가능하다면 시범케이스로, 사법의 칼을 들어 막되어 먹은 4명의 언론인들의 손가락을 잘라 다시는 붓을 들지 못할 재기불능의 상태에 만들어버릴 법률검토를 해 두었으면 한다. 이들은 언론인이 아니라 일급 범죄인인 때문이여, “과거 같았으면 구속되었을 것”이라는 천 장관의 말도 이런 맥락에서 용해되어야 한다. 이데올로기 서론 천 장관은 언론인들, 특히 조중동의 자칭 보수 논객들이 노 대통령을 만만하게 보는 까닭을 ‘서울대 나온 사람들이 상고 나온 사람을 인정하지 못하는’ 데서 찾는다. 일리는 있지만 심층적인 분석은 못 된다. 그보다 근원적인 문제가 가라앉아 있다. 어느 술자리에서의 일이다. 취기가 오르면서 노 정권의 실정(失政)이 화제로 떠올랐다. 노 대통령에 대한 악담이 슬슬 대가리를 내밀더니 급기야 “노무현은 빨갱이”라는 극언까지 튕겨져 나왔다. 술자리에 앉은 다섯 명 가운데 나를 뺀 네 명 모두 이구동성이었다. 하도 같잖아서 잠자코 있으려니까 나보다 세 살 위의 J씨가 대뜸, “김 형! 지금은 친북좌파들 세상이잖소. 두고 보시오, 머잖아 청와대에 인공기가 걸릴 거요. 박정희가 일으킨 나라를 노무현이 말아먹고 있단 말야.” 해서 나도 조금은 받히는 데가 있기로 그에게 되받기를, “친북좌파라 하셨는데, 우리 둘 중 친북좌파는 누구이겠소?” 했더니, 그는 잠시 멍한 표정이었다가 “흠... 김 형의 성향이 좌파인 건 사실이지만 친북인지는 모르겠고, 허나 나야 골수 우파잖소.” 하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나는 ‘친북좌파’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바로잡지 않는 한, 이 땅에서 난무하는 모든 이념 논쟁이라는 것은 공허하고 무의미한 말 따먹기 놀이에 불과하다는 판단, 다음과 같이 일갈해 주었다. “우파? 누구 맘대로!” 친북좌파는 바로 당신이야! 김정일이 두렵다구요?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이 두려워하는 건 김정일의 현실적인 건재가 아니라 김정일의 영원한 사라짐입니다. 제 말뜻을 모르시겠습니까? 까뒤집어서 말해볼까요. 죽기 살기로 자신이 우익이라고 우기는 자칭 우익 여러분, 당신들이 빨갱이니 친북좌파니 개정일이니 하면서 그 타도를 고래고래 소리지를 수 있는 것도 실은 김정일이 건재한 때문입니다.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요? 바꿔 말하지요. 여러분들의 존재 근거와 명분은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만들어주고 있다는 말입니다. 막상 김 위원장이 없어졌다고 칩시다. 그 땐 대체 무엇을 씹는 재미로 긴 하루를 소일하실 작정이십니까? 쓸 글도 말할 건덕이도 없어집니다. 말하자면 여러분들이 떠들어댈 명분 자체가 완전 연소된다는 뜻이지요. 이 얼마나 딱하고 허망한 노릇입니까. 그러니까 김정일 위원장과 여러분의 관계는 악어와 악어새 혹은 이념의 동업자인 것입니다. 김 위원장이 없어지면 논리필연적으로 소멸하고 말 여러분들이야말로 친북좌익입니다. 과연 그렇죠? 사정이 이와 같은데도 자꾸 우익을 참칭하시겠습니까? 여러분들의 운명은 김정일 위원장의 생존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사는 길은 그리고 그나마 흰소리 떵떵 칠 수 있는 길은, 김정일과 공생하는 것 말고는 달리 없습니다. 매우 역설적인 충고입니다만, 지금이라도 김 위원장에게 찾아가서 저간의 무거운 죄를 석고대죄하고, 부디 만수무강하시라 애걸복걸하십시오. 여러분이 우익입니까?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서 여러분들을 우익이라 여기는 분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것은 여러분들이 친북좌익이기 때문이에요. 다시는 번지수 잘못 찾는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김대중, 류근일, 조갑제, 지만원 외 몇몇의 인사들. 그래도 이들은 이념을 팔아먹어 돈이라도 벌었습니다. 헌데, 뭣도 모르고 깨춤을 춘 여러분들은 대체 무엇을 건지셨습니까?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가져갔잖습니까! 친북좌파 여러분, 정신 바짝 차리세요! 앞으로 얼마의 세월이 더 흘러야 온정신으로 돌아오시겠습니까? 풍전등화 같은 여러분들의 장래가 걱정스럽습니다. 무례한 불청객 박정희 내친 김에 난 J씨에게 반문 하나를 더 던졌다. “박정희가 대한민국을 일으켰다니, 도대체 누가 그럽디까?” 내 반문이 뜬금없었던지 한동안 멀뚱거리더니, 국민 대다수가 그리 생각한다는 여론조사를 들이대는 것이었다. 해서 내가 “그게 사실이라면 다수의 친박(親朴) 여론이 표로 연결돼야 아귀가 많겠지요? 헌데 이회창이라는 강력한 에이스와 차떼기로 끌어 모은 천문학적인 대선자금으로도 반박(反朴) 계열의 김대중, 노무현에게 잇달아 참패했으니, 대체 어인 까닭입니까? 이는 군사반란 같은 불법적이고 비상식적인 힘을 동원하지 않는 한, 절대로 집권할 수 없다는 사실의 반영이며, 해방 이후의 역사가 이를 여실히 증명해 주잖습니까.” 아니나 다를까 해명이 궁색해진 그는 그들의 비장의 무기, ‘경제발전론’을 들고 나오는 것이었다. 기실 박정희를 핏대올려가며 성토하다가도 경제발전론 앞에만 서면 주눅들어온 게 일반적인 경향으로서의 현실론인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현실적 요청은 이념보다 앞서고 근본적인 것이기에 도두지 외면할래야 외면할 수 없는 노릇임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저 교활한 술수를 어찌 해체시켜야 하나? 그것은 개발독재였노라, 하여 먼 훗날 아이엠에프를 초래한 원죄였다면서 애써 비판하지만, 박정희의 경제적 성과라는 것은 부인하기도, 그렇다 하여 긍정하기도 곤란한 그 무엇이다. 비유하자면, 사흘을 주린 사람에게 썩은 사과 반 토막을 던져준 행위를 놓고, 그게 선행(善行)일까 아니면 계략일까, 하고 논란을 벌이는 것과 같다. 썩은 사과였을지언정 일단 먹은 이상 배부를 수밖에 없고, 그런 한에 있어서는 썩은 사과를 던져준 행위가 설사 계략이었을지라도 구체적 대안으로서는 현실적이다. 굶주린 자에게 있어서의 배탈이란 배부른 다음에야 고민해 볼 사치에 불과할 터이니, 결코 허기진 자의 비굴을 나무랄 수는 없다. 박정희 개발독재에 대한 비판론의 딜레마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알맹이이면서도 자칫 놓치기 쉬운 전제가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건대 , “박씨한테 먹여살려달라고 누가 애걸하기라도 했단 말이냐?”라는 기본적인 항문(抗問), 즉 1961년 5월 16일 당시의 우리 국민 어느 누가 박정희 소장한테 우리의 운명을 흔쾌히 내맡겼냐는 것이다. 만약 국민적 합의로써 위임하였다면 모르되, 박씨 임의대로 차고앉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박씨의 1961년 5월 16일은 명백한 군사반란이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이 이를 명증하고 있으니, 이젠 법치주의 국가의 시민답게 법리적(法理的) 안목으로 한번 그 내용을 살펴보자. “전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보다시피 5.16의 주역은 4.19의 약탈자이지 계승자가 아니다. 당연한 결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이 5.16세력에게 계승될 수는 없으며 따라서 박씨의 5.16은 군사반란이라는 것이 헌법 전문의 본의(本義)일진대, 그렇다면 박씨의 18년 통치와 그 공과(功過)는 어떻게 평가되어야 옳으냐. 박정희 씨의 공적을 인정하려면, 일제강점기의 군국주의 일본의 공적도 인정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박씨나 군국주의 일본이나 국민적 합의에 반하여 통치했다는 데서 동질인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의 역사가 침략사라 정의되듯이 박씨의 독재시대 역시 침략사인 것이다. 도대체 이 둘 사이의 근본적 차이가 있기라도 하단 말인가. 1961년 당시의 우리 국민들은 박정희 소장을 목놓아 부르지 않았다! 그는 무례한 불청객이었다. 이 점, 분명히 하고 넘어가자. 수족 잘린 노무현 對 수족 자른 박정희 노무현 대통령을 만만하게 보는 쪽은 천 장관이 경고했던 보수 논객들만이 아니다. 따라서 상고출신에 대한 서울대 출신의 우월감이 그 근원(根源)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보다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같은 조폭의 보스식 완력에 의한 공포정치에 길들여져 내성(耐性)이 강할 대로 강해져 있는 우리 국민들의 체질이 근본적인 함정일지 싶다. 이 함정은 실로 바닥을 가늠키 어려운 깊숙한 늪으로서, 짧게 잡아 이승만으로부터 박정희를 거쳐 전두환에 이르는 37년이요 길게 잡아 일제 식민지의 36년, 도합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무자비한 폭압적 통치에 짓이겨진 우리의 의식구조가 상명하복의 권위주의에 적합하도록 세팅되어 있다는 사실, 바로 이 역사적 배경에서 ‘노무현 물어뜯기 범국민 운동’ 은 발아되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아직도 우리 국민의 의식구조는 조선왕조의 제왕정치가 일제강점기의 식민지 정치로 큰 굴절을 겪은 다음,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조폭 정치로 한층 견고하게 담금질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 입성은 이 같은 그로테스크한 상황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그런데 참으로 경이로운 것은, 우리 역사상 가장 무능한 대통령이라고 비판되는 노무현 씨가 누구도 감히 시도하지도 시도하고 싶지도 않은 정치실험을 실행에 옮겼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제왕적 통치술이 골수에 박힌 우리의 의식구조를 정통으로 가격한 일대 사건인데, 이것은 하나의 정신혁명이며 우리는 지금 그 혁명의 소용돌이를 다이내믹하게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권위주의에 억눌렸던 자의식이 무너지면서 나타나는 징후들은 혼란, 현기증, 집단적 광기 등, 여러 양태로 분출되고 있음을 우리는 눈앞에서 목격하고 있다. 어지간한 용력이 아니면 엄두조차 내지 못할, 참으로 리스크가 큰 정치실험이 아닐 수 없다. 무릇 권력이란 잡기도 어렵고 내 놓기는 더더욱 어려운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천신만고 끝에 거머쥔 그래서 헌법과 법률로써 보장해준 고유권한조차 하나하나 착착 내던지는 중이다. 그를 지지한 사람들은 그래서 불만이요, 그를 비토하는 사람들 또한 그래서 불만이다. 그가 어느 쪽으로부터도 이해받지 못하는 연유는 그래서이다. 우리는 여전히 장검을 든 무사를 그리워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노무현과 박정희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어떤 자리에서든지 노 대통령을 무능한 빨갱이라고 능멸하는 자들을 향하여 일관되게 내지르는, 노무현을 위한 변증이 내게 있으려니와 적자면 이렇다. “노무현은 자신의 수족을 잘라 국민에게 주었고, 박정희는 국민의 수족을 잘라 자신에게 붙였다. 둘의 차이는 차안(此岸)과 피안(彼岸)의 간격이어서 하늘 아래서의 공존은 불가능하다. 해서, 둘이서 벌일 승부는 제로섬 게임일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아울러, “박정희는 남로당원이었으나, 노무현은 전직 판사였다.” 에필로우그 임기 3년을 겨우 채운 노무현 대통령에게 18년의 장기집권 동안 박씨가 했던 일을 해놓으라 아우성치는 것은 3만원을 건내주며 18만원짜리 명품을 사 오라고 호통치는 것과 같다. 못난이 노무현에게 5만원인들 실컷 쓰라고 주었느냐? 그래 놓고 무슨 놈의 치적을 요구할 수 있단 말인지, 천하에 다시없을 몰염치와 몰상식이다. 총검술로 정권을 잡은 박씨한테는 무려 18년이란 자비의 세월을 인심 써 주면서, 민심의 질박한 종이의 힘으로 대통령이 된 노씨에게는 3년도 길다면서 빡세게 구는 당신들, 먼저 부끄러움을 배우시라! 두눈 부릅뜬 당신, 백성이냐 국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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