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이상 우리는 아무런 문제의식없이 이 사회를 살아왔습니다.
아니 먹고살기에 바빠 문제의식을 가질 여력도 없었지만 행여 그러한 문제의식을 갖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드러낼 수 없는 사회에 살았기에 우리는 여태 반세기가 지난 지금 시점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평화롭게 살아왔다고 자부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사회에 친일파가 기세등등 세를 과시하며 기득계급으로 등극해도, 사립학교가 부정을 드러내놓고 저질러도, 국가보안법이 착하기 그지없는 우리 동네 형을 잡아가 병신으로 만들어놓았어도, 강남아파트를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는 평생을 일해도 구입하기 어려워도, 내 사랑하는 대한민국이 일개 미국의 식민지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 이러한 수많은 비정상적인 상황에도 우리는 그저 당연스럽게, 아니 뭔가 문제점이 있는 것 같지만서도 그렇다고 나 혼자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주위에 동조를 구할 수도 없고 또한 더더욱 문제의식을 갖는 것 조차 처절한 피의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알고 있었기에 그저 묵묵히 새벽종이 울리면 일어나 새아침을 만들수 밖에 없는.. 그러한 세상을 우리는 살아왔던 것이지요.
그렇게 평화롭게 잘 살고있는 우리를 노무현이란 인간이 어느 순간 나타나 자꾸 쑤셔댑니다. 여태 아무런 문제없이 잘 살아왔는데 이제서 무엇하자고 자꾸 들쑤셔대는지 모르겠습니다.
국가보안법이 있으나 없으나 나는 여태 잘 살았는데..나는 공립학교 나왔는데..난 강북에 사니까 강남집값 별 관심없는데..전시 작전통수권이 미국에 있건 어디에 있건 전쟁 안나면 그만인데..친일파 꼴보기 싫지만 내 주변에 그런사람없는거 같은데..뭐가 문제라고 자꾸 들쑤시는건지..정말 살기 힘듭니다.
밥먹고 살기 힘들어 사실 이런데 관심갖으라고 해도 못갖는데..근데 참으로 이상하게도 노무현이 하나하나 문제를 꺼내면 나라가 발칵 뒤집혀 버립니다. 여태 아무런 문제없이 잘 살았는데도 그저 노무현이 뭐 한마디만하면 그냥 폭발을 해대는겁니다.
오죽하면 노무현 전에는 헌법재판소라는데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지금은 주위 꼬마들이 헌법재판관되는게 꿈이라나..참나 헌법재판소가 뭐하는데 입니까??
사회를 통합, 타협하게 하는 그런 기관아닙니까. 분란이 있으면 해결하는 그런 곳인데..여태 헌법재판소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 알지 못한 이유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아무런 문제없이 살아왔다는거 아닙니까. 근데 지금은??? 그야말로 노무현이가 자꾸 들쑤시니까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사실 누가 뭐라고 해도 자기 일 바쁜 사람들이 국가보안법이니 작전통수권이니 하는거 관심이나 있겠습니까. 노무현이 떠들면 그냥 확대재생산해서 신문시장의 70% 이상의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조중동이 논란거리를 만들어대니...조용할 날이 있느냔 말이에요..
박정희나 전두환때 그 긴 역사를 자랑하는 조선동아는 그저 모든게 자신들의 입맛에 맞았을라나요?? 사실 그땐 대법원에서 헌법재판을 하는지, 헌법위원회라는 기관이 있었는지 혹시 아는 사람 있나요?? 아는 사람 별로 없을겁니다. 왜냐 거의 필요가 없었으니까요. 사회에 논제가 없는데..다툼이 없는데..헌법재판이 왜 필요하겠어요?
노무현은 자꾸 긁어 냅니다.
누구는 그러한 노무현을 보고 국민을 분열시킨다고 하더군요.
근데요..제가 딸아이를 낳아보니 정말 걱정이 많더라구요.
제 딸아이 돈없는 부모만나서 강남근처에는 얼씬도 못할거구.. 사립학교가서 등록금 몽땅 털려버리고.. 일본과 미국 식민지가 되어버린 한국에서 웅크리고 살아가고.. 쥐도새도 모르게 지하실 끌려가 고문당하고... 하고 싶은 표현 함부로 못해 전전긍긍하고... 부모된 입장에서 지금 나서서 옳지 못한 사회 현상 바꿔나가지 않으면 결국 제 딸아이 이렇게 살아갈거 같아요..
노무현 이전에 문제점이 없어서 조용히들 있었는지 참 궁금합니다.
노무현이 꺼낸 문제점들에 대해 이제 박터지게 싸울 수 있는 정도의 나라가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고...
문제는요..노무현이 던져놓은 문제들..그대로 쏙 들어가 버릴 수도 있을거같습니다. 누가 이토록 욕먹어가며 문제를 해결하려 하겠습니까.
내후년 대통령당선자는 과연 얼마만큼의 용기를 가지고 이러한 해결을 하려 할까요..어쩌면 우린 다시 이러한 수 많은 난제를 그대로 역사속에 묻어버릴지도 모릅니다.
글쎄요, 한 100년 후쯤 다시 누군가 나타나 이러한 문제를 꺼낼지도 모르지요.
그럼 그땐 또 뭐라할까요.
왜 자꾸 과거를 들 쑤시냐.. 먹고살게 경제에나 힘좀 써봐라..ㅎㅎ
암울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한 선각자의 용기가 아니라 국민들 저변에 깔린 대화와 타협의 정신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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