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화 김승연 회장의 폭력사건이 세간의 이슈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공인으로서 이런 폭력사건의 주인공으로 연루돼 가십거리가 되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내 자식에 대한 과도한 사랑에서 비롯된 그냥 넓은 아량으로 어느 정도 덮어 줄 수 있는 그런 사안으로 치부해 버렸습니다. 더군다나 애시당초 사건의 발단이 조폭건달들로부터의 부당한 폭행이 시작이었으니까요... 저처럼 평범한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차라리 속시원한 카타르시스마저 느꼈음을 부인하진 않겠습니다. (저 역시 암묵적인 폭력자가 되는 것인가요?)
시간이 지날수록 쉽게 마무리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저의 기대감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언론의 집요한 파헤침이 시작됐고, 네티즌들에 대한 교묘한 여론몰이가 이어졌습니다. 사건의 발단을 일으킨 장본인, 조폭건달들(목포 출신이라지요?)에 대한 비판은 어느새 쏙 들어갔고, 김승연 회장을 파렴치하고 비도덕적인 인간의 전형으로 매도하는 데 혈안이 되어 갔습니다. 언론, 방송의 주도하에 이를 추종하는 네티즌들까지 합세하며 집단적 최면에라도 걸린듯, 앞으로만 앞으로만 미친듯이 달려 나갔습니다.
방송이란 매체의 여론조성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그만큼 사명감과 책임감도 막중하다고 하겠습니다. tv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주입되는 정보 하나 하나는 돌이킬 수 없는 기정사실로서 세뇌가 되고 맙니다. 방송은 국민의 진실된 눈과 맑은 귀가 되어 주어야 합니다.
지금, 김승연 회장에 대한 일방적인 매도와 편파적인 보도방식은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이 사건의 핵심은 무엇인지,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전달함으로써, 끝도없이 번져 나가는 한 재벌 기업 총수 죽이기를 이제 여기서 그만 두었으면 합니다.
적법한 사법체계를 무시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한 김승연 회장의 잘못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식사랑에서 비롯된 실수임을 십분이해하여 정상참작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은 보복폭행이 아닌, 단순 폭행사건입니다.
열흘이 지나도록, 매일같이 탑뉴스로 올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떠들어 댈 만큼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사안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자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자식이 별 이유없이 깡패에게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고, 하마터면 실명이 될 만큼 눈자위가 찢겨지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사랑하는 자식이 피를 철철 흘리며 집으로 들어섰을 때, 눈이 뒤집혔을 기업 총수 이전에 한 아버지를 이제는 용서해 주실수 없는지요..
이번 사안이 온 국민의 흥미를 끄는 관심사인 만큼, 있는 기사, 없는 기사 제보되는 족족 보도하고자 하는 방송사 입장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저 자식사랑이 지나쳤을 뿐인 한 아버지의 실수를, 국가경제를 이끄는 경제인의 한사람으로서 그간의 공적과 기여를 그저 모른 척 내팽겨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젠 여론을 가장 앞서 선도하는 방송사로서 책임감을 갖고 시청률의 노예가 아닌, 진실되고 공정하며 나아가 국가사회를 위해 빛과 소금이 되는 그런 방송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한화 죽이기, 김승연 회장 뒤틀기... 이젠 YTN부터 멈춰 주십시오...
매일같이 가슴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한화직원으로서 간곡히 부탁 말씀 드립니다. 2만 5천여명의 한화인들이 더 이상 억울하게 조폭기업, 비윤리적인 기업의 구성원으로 매도되지 않기를 기도해 봅니다. 10만 명에 이르는 한화 가족들을 거리로 내몰 생각이 아니시면, 제발 이쯤에서 앞만보고 달리는 위험천만한 질주를 멈춰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제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저희 한화 임직원들의 한결같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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