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33년의 이웃사랑
[세계일보 2003-07-30 07:27:00]
"많은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나눠 주고 싶은데 줄 게 없잖아요. 그래서 헌혈을 결심했죠."
국내 여성 최다 헌혈기록(138회)의 보유자인 시민단체 사랑터의 총무 성정해(50.서울종로구명륜동)씨.
지난 30년간 남과 나눈 피가 320㏄짜리로 138봉지나 되지만 그가 오히려 대단한 일을 한 것이 아니라고 겸손해한다.
그가 처음 헌혈을 하게 된 데는 대단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17세 사춘기 소녀였던 1970년 동인천역을 지나다 우연히 헌혈차를 보게 됐고 ''꼭 필요한 사람한테 쓰이겠지''란 생각으로 헌혈차에 올랐다.
이후 그는 틈나는 대로 즐겁게 헌혈차를 찾았고 평소 즐겨 읽는 시집에 헌혈증을 쌓아갔다. 그는 이렇게 모은 헌혈증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 주면서 남모를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그는 특히 불특정 다수를 위한 봉사정신이 점점 퇴화해가는 요즘 세태가 아쉽다. "우리 국민들이 한번씩만 헌혈해도 외국에서 피를 수입해 올 필요가 없대요. 어차피 피는 우리 몸에서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데 헌혈 권유 성공률이 30%에 못 미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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