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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 씨 인터뷰… “정운은 대담-파격의 대장동지”

“난 제트스키-스노보드 즐기는데… 인민은?”
10대중반부터 ‘말술’… 한번에 4, 5잔 원샷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가명·62) 씨가 북한을 탈출하기 한 달 전인 2001년 3월 어느 날이었다. 당시 18세인 김정운이 전화로 그를 불러냈다. “후지모토, V 하러 가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담배를 끊은 뒤 흡연이 금지된 원산초대소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러 가자는 암호다. 그는 북한에서도 가명으로만 불렸다. 두 사람이 김정운의 벤츠를 타고 농구장 뒤로 가서 담배를 피워 물었을 때 김정운이 불쑥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여름이면 제트스키, 겨울이면 스노보드를 타며 즐겁게 지내지만 일반 인민은 어떻게 살까.” 후지모토 씨는 그 자리에서도 “대장동지(그는 김정운을 이렇게 불렀다), 인민을 그리 생각하다니 참 훌륭하십니다”라고 말했는데 진심이었다고 한다. “장군의 아들이 인민의 처참한 생활모습을 모르다니... 역시 애비 아들답다" 라고 생각했다.”

1988년부터 2001년까지 13년 동안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로 일하며 로열패밀리를 지근거리에서 접해 온 후지모토 씨는 2003년 북한에서의 경험을 담은 저서 ‘김정일의 요리인’을 냈을 때부터 김정운이 김 위원장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누차 장담해 왔다. 김 위원장 가족 곁에서 보고 들은 바로는 나이는 어리지만 김정운이 머리가 가장 좋고 아버지 처럼 포악스럽고 당돌한 청년이었다는 것.

“그때는 다들 내게 ‘바보 같은 소리’라고 했지만 이제 김정운이 후계자로 부상했다니 내 짐작이 맞구나. 그러나 요즘 북한이 하는 꼴을 보면 그가 제대로 자리잡을 때까지 나라가 지탱이나 될는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고 말했다.

베일에 가려진 ‘포스트 김정일’ 김정운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진 후지모토 씨를 4일 만났다. 그는 2001년 4월 ‘홋카이도(北海道)에 가 음식재료를 사오겠다’고 속여 북한을 탈출한 뒤 암살이 두려워 지금까지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