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1일 세종시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기존의 행정 부처를 옮기는 것을 대폭 수정, 자족 기능을 강화하는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조성하는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세종시 발전방안과 관련, 정부는 자체적으로 예상되는 질문을 미리 선정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배포했다. 그 내용을 통해 세종시에 대한 정부 입장을 명확히 알아본다.
　질문 1> 원형지 공급은 대기업에 헐값으로 매각하는 것이 아닌가?

　“헐값 매각이 아닌 제값 받기다. 원형지 매각은 기업이 토지 조성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결코 헐값 매각이 아니다. 세종시 원형지 매각가격에 절토·성토·세부도로 등 토지 조성 비용을 포함할 경우 인근 산단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세종시 원형지는 평당 36~45만 원에 더해 기업 자체개발비 평당 약 38만 원, 이를 합할 경우 평당 74~83만 원으로 인근 산단 분양가에 비해 결코 싸지 않다. 인근 산단 평당 분양가는 오송단지가 50만 원이며 대덕테크노 단지는 98만 원이다. 2004년 12월 제정된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의 경우 토지 수용부터 분양까지 모든 개발권을 기업에 부여하고 있다.”　

　질문2> 난개발에 대한 우려는?

　“원형지를 제공받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토지이용계획·건축계획 등을 세울 때 행정도시 건설청의 승인을 받도록 해 도시전체 개발 방향에 부합하도록 할 것이다. 매입 토지에 대해 상당 기간 전매를 제한하고, 주목적용도 외의 개발을 금지하는 법조항을 신설해 투기를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현재 세종시의 공원녹지 비율은 기업 도시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자족 용지를 20% 수준으로 높인다고 해도 쾌적성을 담보할 수 있다. 녹지비율은 세종시 50.4%, 원주기업도시 34.3%, 충주기업도시 41.1% 수준이다.”　

　질문3> LH공사의 재정 부실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LH공사가 투입한 14조 원은 토지 매각 대금으로 모두 회수되며, 적자가 나지 않도록 설계한다. 재정 등으로 보전해 줄 필요가 없으며, 불필요한 기우에 불과하다. 오히려 원안대로 하면 미분양으로 재정 파탄의 우려가 있다. 매각 가능 가용지를 자족용지 6.7%에서 20.7%로 확대하며, 사업기간은 2030에서 2020년으로 10년 단축하는 등 사업성을 보완한다. 기업·대학 등 조기 유치로 주거지·상업 용지의 매각가치를 극대화한다. 기존 택지개발 사업지구와 달리 기업을 가장 먼저 유치해 땅을 팔고, 그 다음 주택용지를 매각한 후에, 마지막으로 상업용지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질문4> 무리한 대학·기업 지원이 국민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이 아닌가?

　“세종시 발전방안으로 국가재정 부담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다. 국가재정 지원 총액 12조 원은 당초 행복도시 개발비 상한 8조5000억 원과 과학비즈니스벨트를 2010년부터 15년간 조성하는 비용 3조5000억 원이다. 특히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세종시의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함에 따라 기반 조성 비용을 절감해 연구개발(R&D) 투자에 역량 집중이 가능하다. 대학 유치를 위한 재정지원 소요는 당초 계획상 중앙행정기관(9부 2처 2청) 청사 건립비로 책정된 1조6000억 원을 활용해 충당 가능하다. 기업의 경우 세종시 입주를 이유로 한 별도 재정지원은 없다. 모두 새로운 투자이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과 생산증대 효과로 세수기반 자체가 늘어, 세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질문5> 세종시가 블랙홀이 돼 다른 지역에 대한 역차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모두 새로운 투자다. 다른 지방에 입주할 것을 빼앗아 온 것이 전혀 없다. 결코 수도권 팔 비틀기도, 다른 지역산업 가로채기도 아니다. 입주 기업에 주는 세제 혜택도 기업도시 수준과 혁신도시에도 똑같이 적용할 예정이다. 기업을 추가 유치할 수 있는 용지도 따로 남아 있지 않다. 세종시는 블랙홀이 아니라 충청권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견인할 화이트홀이 될 것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조성의 파급 효과가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다. 인근 대전·오송·오창 등에 기능지구(C벨트), 인천·원주·광주·대구·부산 등 전국 주요 거점에 분소(site-lab 설치·K벨트)를 연계해 전국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포항에 포스코가 들어서고 울산에 현대자동차가 들어오고 광주에 기아자동차가 들어왔다고 해서 다른 지역이 피해를 입은 것 아니다.”　

　질문6> 세종시에는 정부가 입주 기업까지 알선하면서 혁신도시는 지지부진한데?

　“혁신도시를 지역 성장거점으로 육성시킨다는 정부 의지는 확고하다. 자족성 보완을 위해 지자체 중심의 발전방안을 2009년 6월 수립했다. 조성비 절감, 유상공급 면적 확대 등을 통해 용지 공급 가격을 14.3%나 내렸다. 주거용지 축소와 녹지율 조정 등을 통해 클러스터 용지를 38%나 확대했다. 이전 대상 157개 공공기관 중 117개 기관의 이전 계획이 승인을 마쳤다. 11개 기관의 이전계획 승인 절차도 현재 진행 중이다. 나머지 공공기관 선진화에 따른 통폐합 기관 13개와 세종시 이전기관 15개 등에 대한 이전계획도 빠른 시일 안에 승인할 예정이다. 16개 출연연구기관(국토연은 이전계획 기승인)은 1·11 발표한 세종시 발전방향에서 세종시로 이전키로 결정했다. 1월 중 이전계획 지역위 심의에 착수한다. 올해 1분기 중 이전계획이 승인된 기관은 부지매입을 마치고 청사 설계에 착수토록 하는 등 혁신도시 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까지 한전(광주·전남), 가스공사(대구), 지적공사(전북), 관광공사(강원) 등 18개 기관이 부지매입 계약을 마쳤다. 올해부터는 분기별로 이전 공공기관의 추진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세종시 입주기업에 주는 세제 혜택과 원형지 개발방식은 혁신도시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질문7> 기업 손목 비틀기나 관치경제가 아닌가?

　“이 시대에 관치경제 의혹은 정말로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기업에는 생존이 달린 문제다. 기업의 세종시 입주는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우수한 정주여건과 인센티브에 따라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삼성·롯데는 과학비즈니스벨트와 연계성을 고려해 신수종산업·연구개발(R&D) 센터 등에 대한 입지 지역으로 세종시를 선호한다. 한화와 웅진은 연고기업으로서 애초부터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질문8> 기업들은 정권이 바뀌면 땅 팔아 이익을 챙기고 떠날 것이다.

　“기업들은 20~30년 앞을 내다보고 결정한다. 삼성의 경우 수원이 허허벌판인 상황에서 삼성반도체 입주를 결정했다. 포항 포스코와 울산 현대자동차, 거제 조선산업 등도 처음 투자한 곳에서 성장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입주를 결정하고 계획대로 추진한다. 모두 공신력 있고 명망 있는 기업들로 믿어도 될 것이다. 오히려 부처는 통일되면 독일처럼 다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질문9> 정부 수정안대로 되면 인구 50만 자족도시가 될 수 있나?

　“세종시 원안은 전체 면적 중 일자리가 들어갈 수 있는 자족 용지가 6.7%에 불과했다. 따라서 인센티브도 부족하고 최대 17만 명 정도만 들어갈 수 있었다. 확정된 고용인구는 공무원 1만 명 등 1만7000명 정도였다. 하지만 수정안은 자족용지를 3배 늘리고 맞춤형 부지공급,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를 줘 일자리 25만 개, 인구 50만 명 달성도 가능하다. 수정안대로 50만 인구가 들어갈 경우 해당지역이 발전돼 실질적인 균형발전이 가능하고 수도권 과밀도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질문10> 기존 광역경제권 선도산업과 연구개발(R&D) 특구 등과 서로 중복되는 것이 아닌가?

　“모든 산업은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기능별로 특화 분화된다. 예를 들어 로봇산업은 의료기 로봇, 생활용 로봇, 로봇 본체 등으로 다양화돼 전국 각지에 입지가 가능하다. 세종시는 기초·원천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다른 지역 특화산업은 응용기술과 사업화에 중점을 두고 있어 중복에 따른 비효율보다는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지금 정부의 광역경제권 선도산업과 연구개발(R&D) 특구 등은 계획대로 차질없이 지원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