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우원을 식모로 둔 자를 국회의원으로 뽑은 경상도를 보면 김대중의 작대기만 꼽아도 국회의원이 되는 전라도와 하등 다를 게 없다. 그러나, 그건 이미 지난 일이니 그만 두자.   문제는 노무현 묘에 큰 절을 한 김태호는 결국 노무현의 표를 먹고 당선됐단 사실이다. 노무현의 표를 먹었으면 그 값어치를 꼭 해야 할 것이다. 김태호는 지난 총리 청문회에서 봤듯이 원래 그런 인간이다. 지조란게 없다. 자기 철학이란 게 없다. 자기 성공에 보탬이 된다면 노무현이 아니라 만수대에 가서도 절을 할 인간이란 뜻이다.   그런데 그런 인간이 경상도 김해 국회의원이 되니 좋냐?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를 정도로 수치심이 몰려 온다. 대체 니들이 말하는 보수는 뭐고, 그 동안 노무현을 비판한 이유는 뭐냐? 왜 그 동안 그렇게 힘들게 노무현과 싸워 왔는지 어안이 벙벙하다. 니들이 정말 보수냐?   저런 인간이 언제 보수를 배반하고 손학규처럼 '난 원래 진보였다'고 할지 뻔하지 않는가. 자기 유리한대로 이념을 팔고 다닐 정치 장사꾼이 아니더냐. 한나라당에서 출세의 기회를 얻지 못하면 언제든지 적의 손을 잡고 무릎을 꿇을 인간이 바로 김태호 같은 자들이란 뜻이다.   난 김태호를 보면서 한가지 의아스럽다. 김태호 뒤에는 과연 무엇이 있기에 저렇게 호사스럽게 캐리어를 포장해 갈 수 있을까 궁금하다. 김태호가 무슨 왕의 혈통이라도 되는 것이냐? 대체 김태호 뒤에는 무엇이 있나. 정말 궁금하다.   다른 정치인들은 밑바닥부터 무릎으로 땅을 쓸며 다니고 지역민에 봉사하고 자기 철학을 가다듬고 불의에 투쟁하고 오로지 자기 인생을 정치에 투신한 뒤에도 공천을 받을까 말까 한데 김태호는 무슨 사주팔자가 그리 왕후장상의 씨처럼 좋아서 저렇게 온갖 잡음을 물리치고 국민 세금으로 가사 도우미를 쓰고 공무 차량을 개인용도로 쓰고 박연차에 관한 소문이 흉흉해 총리 인준 청문회에서 거부당한 인간이 몇개월도 안 되서 아무 노력도 없이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지 의아스럽다.   좋은 정치인이란 진보와 보수냐 하는 이념의 차이로 갈리는 게 아니라 지조와 철학으로 갈려야 한다. 보수는 진보 정치인을 반대하지만 진보 정치인은 그 나름대로 진보 대중 사이에서 사랑을 받고, 보수 정치인은 보수 대중 속에서 키워진다. 그런데 국민이 가장 피해야 할 정치인이란 바로 진보와 보수를 넘나드는 철학없는 철새, 국민 세금을 사적으로 쓰는 세금 도둑, 개인 출세에 환장한 정치병 환자, 즉 사이비를 경계해야만 하는 것이다.   보수를 썩게 만드는 건 결국 썩은 보수 정치인이고 진보를 썩게 만드는 것 역시 사이비 진보 정치인이다. 보수가 스스로 그들을 대표할 정치인을 잘못 선택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스스로 짊어지게 되는 것이다. 떡잎부터 알아 본다고 했는데 김태호라. 저런 자를 뽑아 놓는 당신들이 참으로 수치스럽다. 이게 경상도 당신들의 정치 수준이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