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 일기.
노가다꾼들이 다 그렇지만
나도 내가 노가다꾼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십여년 전,하던 일이 잘 안 되어 때려치우고
앞으로는 뭐 다른 걸 해서 벌어 먹고 살아야겠는데
배운게 있나,기술이 있나, 그렇다고 가게 하나 차릴 돈이 있나
아무리 생각 해도 노가다밖에는 할 게 없더라구요.
전화번호부에서 인력사무실을 찿아 전화를 했더니
아침 6시 10분까지 나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부랴부랴 안전화와 작업복을 준비 해 입고 다음 날 아침 인력사무실앞까지 가기는 했지만
들어가지는 못했습니다.
왜 그렇게 부끄럽고 창피한지
도저히 문을 열고 들어설 용기가 안 나더라구요.
그렇게 인력사무실 근처를 빙빙 돌다가 할 수 없이 그냥 돌아왔는데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또 못들어가고, 또 사무실 근처만 빙빙 돌다가, 또 그냥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삼일째에는 이를 악물고 들어가는데 성공 했고
그렇게 시작된 노가다가 벌써 십 한 이삼 년이 되었습니다.
< 개잡부 >
노가다에는 조적(벽돌 쌓는 사람), 미장, 철근, 목수, 타이루 등 고급인력이 있고
그들을 "기공"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그들의 뒷일을 보아주는 사람을 데모도라고 하는데
잡부는 이렇게 기공의 뒷치닥거리를 해주면서
삽질도 하고,질통도 지고, 때로는 양돈장이나 양계장에가서 똥도 지우고
오만 잡일을 다 합니다.
일당이 제일 적은데다가 일은 힘들고 또 일을 마쳤을 때
작업복 행색이 제일 누추해지는 것 또한 잡부입니다.
노가다꾼들은 거지나 노숙자 다음으로
자신들의 사회적 지위가 제일 낮다고 지레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막일 하는 사람들이 거나하게 한잔 하고 신세타령을 하면서
자기 자신을 스스로 비하해서 부를때 쓰는 이름이 "개잡부"입니다.
내가 그 오리지날 개잡부입니다.
< 과거에 사는 사람들 >
" 노가다 하실분 같지 않은데, 어쩌다가 노가다를 하시게 됐어요?"
노가다꾼들이 제일 좋아하는 말입니다.
그걸 어떻게 알게 됐냐하면
처음 노가다를 시작했을 때 일도 물론 힘들었지만
고참노가다꾼들과 어울리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아직 얼굴이나 옷차림등에서 노가다물이 들지 않은 초짜들을
고참 노가다꾼들은 자기들 그룹에 쉽게 끼워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고참들에게 막걸리도 자주 사고,
인사도 깍듯하게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대폿집에서 막걸리를 한 잔 하면서
마주앉은 사람에게 내가 그 말을 했습니다.
"노가다 하실분 같지 않은데,어쩌다가 노가다를 하시게 됐어요?"
그랬더니 이사람 얼굴에서 단박에 화색이 돌면서
그 다음부터는 나를 아주 친밀하게 대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노가다꾼들이 이 말을 좋아하는구나,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다음부터는 아부차원에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이 말을 마구 써 먹었습니다.
" 노가다 하실분 같지 않은데,어떡하다 노가다를 하시게 됐어요?"
이렇게 물었을 때 나는 사람들이 나처럼
" 배운것도 없고,기술도 없고,가진것도 없으니 어떡해요.
먹고는 살아야겠고,할 수 없이 노가다라도 할 수밖에."
이렇게 말할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내가 " 노가다 하실분 같지 않은데...." 라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우선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으며 우수에 젖은 표정을 짓습니다.
그러다가 " 사실...내가 왕년에는..." 하면서 엄청난 이야기들을 쏱아놓는데
그중 제일 흔한 부류는
벌어놓은 돈도 많고,번듯한 집도 있고,
몇층짜리 빌딩도 하나 있어서 임대료도 나오고
자식들이 다 성공해서 생활비도 넉넉히 주지만
집에서 놀기가 하도 심심해서,운동삼아, 그리고
담배값이나 벌려고 나온다는 사람들이었고, 두번째로 많은 부류는
과거에 사업을 제법 크게 해서 연 매출액이 수십억이었는데
IMF 때문에,혹은 믿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서
오늘 요렇게 되었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중에 서울에서 혼자 내려와 여인숙 달방에 기거하며 노가다를 하던
정씨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자기가 곧 자기 아버지의 큰 사업체를 물려받아 경영을 해야하는데
그러기 전에 밑바닦 생활을 체험해서 인생 공부를 하기 위해
노가다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자기가 노가다 하는 것을 알면 집안이 발칵 뒤집어질거라며
걱정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부평에 있는 대우자동차의 인사과장으로 있었다는 박씨는
자기가 부평에 살 때는 가족과 함께 외식 한 번을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식당만 가면 대우직원들이 알아보고 달려와서 90도로 절을 하고 밥값을 내주는 바람에
외식을 한번 하려면 저 동인천이나 부천쪽으로 멀리 가야했고
연말연시나 명절때엔 들어오는 선물 더미로 방 한칸이 모자랐다는 것이었습니다.
바지만 입고 나오는 여가수 이선△의 애인이었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선△ 가 가수데뷔하기 전, 어느 술집에서 우연히 그녀를 알게 되었고
술김에 여관으로 데리고가서 한번 해 줬더니
그 다음날부터는 오빠,오빠하면서 죽자하고 쫓아다니는 바람에
그녀를 떼어버리느라고 큰 고생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삼성물산 여성복 디자인실의 팀장으로 일했었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60 이 넘은 사람이었는데,그는 일년의 반 이상을
이태리,뉴욕,런던,파리,홍콩등지에 나가서 살았고
늘씬하고 쭉쭉빵빵한 젊은 모델들을 수도 없이 따먹어봤지만
모델들의 보지 맛이 뚱뚱하고 나이 많은 ○○호프집 김마담 보지맛만 못하다면서
" 젊고 늘씬하다고 보지맛도 다 좋은게 아니야.
보지는 역시 경험 많고 발랑까진 물오른 요부들 보지맛이 최고야."
하며 너스레를 떨곤 하였습니다.
나는,지금,그들의 말이 다 뻥이라는 게 아닙니다.
나는 그들의 그 화려하기 짝이 없는 과거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편 재미있기도 했지만 왠지모르게 씁쓸했습니다.
그들은, 노가다꾼이라는 지금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아직 화려했던 과거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의 표정에서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고
그렇게 힘들여 번 돈을 아끼고 절약하고 모아서
식구들과 어떻게든 살아볼 생각은 않고
생기는대로 먹고 마시며 하루살이의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습니다.)
과거에 대통령이었으면 뭘합니까? 지금 일당 몇만 원짜리 노가다꾼인걸.
화려했던 자신의 과거를 한바탕 늘어놓고 돌아서는 그들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면서
개잡부의 비애를 함께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사람 죽이는 칭찬 >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요즘 신문에 한참 나오는 책 광고문입니다.
자식에게도 그렇고,부부간에도 그렇고,회사의 부하직원에게도 그렇고
아홉가지 잘못보다는 한가지 잘하는 것을 들어 칭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요즘 칭찬이 대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하지만,나는 이 칭찬 때문에
하마터면 똥을 쌀뻔할 정도로 고생을 한 적이 있습니다.
꽤 여러해 전,인력사무실을 통해서 어느 현장에 일을 갔습니다.
산 밑에 커다란 창고를 여러 채 짓는, 제법 큰 현장이었습니다.
오전에 일을 하고 있는데 젊은 현장소장이 다가오더니
내 옆에서 일을하고 있던 사람에게 짜증을 내며
" 아저씨! 이런 일 처음 해봐요? 일을 그렇게 하면 어떡해요.
저 위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 주셔야할 것 아녜요!"
하더니 느닷없이 옆에 있던 나를 가리키면서
" 이 아저씨 봐요.얼마나 일 잘해요.말 안 해도 알아서 척척 잘 하고
농땡이 안 치고, 꼼꼼하게 일 잘 하시잖아요.
일은 이 아저씨처럼 해야 돼요!"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소장이 그렇게 말하자 주변에서 일하고 있던 30 여 명의 인부들의 60 여개의 눈이
일제히 나에게와서 박혔습니다.
나는 너무도 의아했고,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아니,이제 일하러 온 지 한 시간이나 될까말까 한데
그동안 무슨 일을 얼마나 했다고 나처럼 일을 해야한다는 겁니까?
그리고,솔직히 말해서, 농땡이라면 나도 남못지 않은 사람이고
어느 현장을 가든지 남보다 더 잘하는 것도 없는데,그런 나보고 일을 잘 한다?
거 참,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런데,아니나다를까,현장소장이 나를 칭찬한 건
내가 일을 잘했기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 곧 밝혀졌습니다.
오전 9시 30분,새참시간이 되어 쭈그리고 앉아 빵을 먹고 있는데
현장소장이 내옆에 다가와 앉더니 존경스런 미소를 지으며
" 아저씨, 머리 기르신지 얼마나 됐어요?" 하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 한참 됐어요." 했더니
" 저도 총각때 아저씨처럼 머리를 길렀었습니다." 하면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이 사람도 총각때 머리를 나처럼 길게 길렀고
자기가 볼 때 그 머리가 그렇게 마음에들고 멋있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자기의 그 긴 머리를 자신의 보물 제1호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여자가 생겨 결혼 날짜를 잡았는데
식구들이 머리를 깍으라며 온통 난리를 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엄마,아버지가
" 야,이놈아! 너 그 머리를 해가지고 결혼하려고 했냐? 당장 깍어!"
하시며 야단이셨고 형님,동생에 장인 장모 처남 처제들까지 나서서
머리를 깍으라며 협박을 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미장원에가서 머리를 깍는데
두 눈에서 눈물이 글썽, 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그러면서 하는 말이
" 마누라가 들으면 서운해할지 모르겠지만
머리를 깍을줄 알았으면 저는 결혼을 안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면서
아직도 그 긴 머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소장은 내 긴 머리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지
내가 일을 잘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무식한짓이 어디 있습니까!
30 여 명되는 인부들 앞에서 나를 그렇게 말 해 놨으니
농땡이를 칠 수가 있나,오줌이 마려워도 마음대로 오줌을 누러갈 수가 있나,
옆에서는 소장이 흐믓한 표정으로 나만 바라보고 있으니
남들은 두 장씩 들어나르는 보루꾸를 넉 장씩 들어 나르고
남들은 한 개씩 어깨에 메고 나르는 삼승각이나 6M 짜리 쇠파이프를
나는 두 개씩 져 나르면서 참 고생이 말도 못했습니다.
또 한가지 희안한 건, 우리끼리 일할때는 웬만큼 힘들어도 숨이 안 차는데
옆에서 소장이 보고 있으니까 긴장이 되서 그런지 별 것 아닌일에도 숨이 차는 겁니다.
숨이 차는데도 숨이 안 차는척 하려니까 숨이 더 차고......
하여튼 그날 나는 소장의 칭찬 한 마디에
모범적으로 일하려다가 하마터면 똥을 쌀뻔 했고
막말로 오줌누고 자지 털 새도 없이 참 죽도록 일을 했습니다.
일이 끝나고 승합차에오르는 나에게 다가와서 소장이
" 아저씨,우리 현장, 앞으로 3,4 개월 계속 할거거든요?
아저씨는 다른현장에 가시지말고 계속 좀 나와주세요." 했고
나는 입으로는 " 예.알겠습니다." 했지만 속으로는
" 야, 이 자식아! 내가 미쳤냐?
며칠 일하다가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갈 일 있냐? 낼부터 안나온다,자식아!"
그러고는 다음날부터는 두번 다시 가지 않았고,
그 쪽에대고는 오줌도 누지 않았습니다.
칭찬?
아!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칩니다.
< 재수 좋은 날과, 재수 없는 날 >
1) 재수 좋은 날.
현장이...골프장이라고 치고.
한 20명 되는 인부들을 홀과 홀사이에 잔디 밭,혹은 숲속에 한두 명씩 떨어뜨려놓고
강부장이 무슨 일인가를 지시한 뒤 떠난다.
우선 폭신폭신한 잔디밭에 앉아 담배를 한 대 피워 물고
골프치는 사람들을 구경 한다.
참 알 수가 읎네.
암만 봐도 빗지락으로 마당 쓰는 것허고 하나도 다를 게 읎는거이 골픈디
워째서 저 사람들은 지 집 마당이나 쓸 일이지
저렇코롬 많은 돈을 내뻔져감서 저 짓을 허까이?...
보지구녕에 자지 쑤셔넣데끼
홀컵 구녕에 공 집어넣는것도 고로코롬 재미가 삼삼헌가?
하여튼지 구녕이라면 환장들을 해가지고......
골프구경이 재미가 없고
어제 짬뽕으로 마신 술때문에 온 몸이 나른하다.
에라 모르겠다,하고 양손을 깍지껴 머리 밑에 받치며 드러눕는다.
골프장 잔디밭이 내 집 침대보다 더 편한 것 같다.
파란 하늘에 피어오른 하얀 뭉게구름.
하늘에는 바람이 더 세게 분다는데
어째서 구름의 모양은 변하지를 않을까?
하지만,잠깐만 눈을 감았다떠도 구름의 모양이 변해 있는 것을 보면
분명 구름의 모양은 쉴새 없이 변하고 있다는 얘긴데
어째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변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그 변하는 과정을 기어이 보고 싶어 눈을 부릅 뜨고 뚫어져라 구름을 쳐다본다.
하지만,아무리 봐도 구름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게 변하지 않던 구름이 잠깐 한눈을 팔다가 올려다보면 또 변해 있으니
이런 씨부럴,저놈의 구름이 시방 나하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하고 놀자는 건가?
구름 구경도 시들해지고
이리 뒹굴,저리 뒹굴.......
누워 있는 게 어째 더 불편한 것 같다.
그래서 양 손을 불알 밑에 쑤셔박으며 일어나 앉는다.
아,따분해.
뭐 하지?
일이나 할까?
그래.심심한데 일이나 하자,하며 연장을 집어들고 막 일을 시작하는데
강부장이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다.
내 앞을 지나며 강부장은
" 흠...열심히 하고 있구먼." 하는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사라진다.
재수 좋은 날이다.
2) 재수 없는 날.
역시, 현장은 골프장.
무슨 바람이 불은걸까.
느닷없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며 솟아오르는 이 착한 마음.
사람은 왜 사는걸까.
인생의 주제는 과연 무엇일까.
사람이 사는 이유와 인생의 주제는......
그래.
맞아.
톨스토이 말대로
그건......
사랑이야.
받는 게 아니라 주는 것.
호강이 아니라 선택한 고통......
그런 의미에서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시원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비할때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수도자의 기도보다
소녀의 기도보다 더 성스러운 게 노동이라고 하지 않던가.
나의 노동의 의미는 몇만 원 일당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이마에서 흘러 떨어지는 굵은 땀방울에 있고
거칠게 몰아쉬는 나의 숨결에 있고
그 땀과 거친 숨결을 연료삼아 힘차게 도는
내 혈관속의 피에 있다.
그렇다.
인생의 참 의미는, 고통과 희생을 바탕으로 한
사랑이었다.
아! 깨달음에 대한 이 감동,이 환희......
삽을 들고 일어선다.
삽을 움켜 쥔 내 손아귀의 힘이 삽자루를 금방이라도 부러뜨릴것만 같다.
그래.열심히 일하는 거야.
나의 동포들이 도시에서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도록
나는 노동 현장에서 피땀 흘려 그들을 받쳐줘야 한다.
왜냐하면
그게 사랑이니까.
북한의 형제들은 천리마 운동을 하면서 천 삽 뜨고 허리펴기를 한다지?
그들보다 잘먹고 조금이라도 잘사는 내가 그들보다 못할 수는 없지.
토굴속에서 용맹정진하는 수도승처럼
적의 고지를 향해 돌격하는 국군 용사처럼
쉴새 없이,맹렬하게 일을 한다.
숨이 턱에 차오르고
피가 거꾸로 솟아 나의 머리가 온통 뜨겁지만
나는 이 삽질로 나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고 싶고
이 삽질을 통해 인류에 대한 나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다.
그렇게...얼마나 지났을까.
숨이 차고 머리가 뜨겁다 못해 눈 앞이 흐려져 온다.
그때서야 나는 삽을 놓고 풀밭에 앉아 땀을 닦으며 담배를 한 대 피워문다
열심히 일한끝에 피우는거라 그런지 담배 맛이 달다.
그 때, 강부장이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와 내 앞에 멎더니
" 이봐요,양씨!일도 좀 하면서 놀아야지,
그렇게 앉아서 담배만 피우고 있으면 일은 언제 해요?에이..."
하고 인상을 찌푸리며 사라진다.
!!!!!!!!!!!!!!!!!!!!!!!!!!!!!!!!!!!!!!!!!!!!!!!!!!!!!!!!!!!!!
니기미 씨부랄,재수 존나게 없네.
고통? 희생? 인류에 대한 사랑? 참나......
안 하던 짓 하면 결과가 꼭 요렇게 좃 같다니까!
아,재수 읎어!
< 옷걸이가 다르니...>
여러해 전,음성인지 괴산인지
아무튼 충주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동료 대여섯명과 함께 일을 간 적이 있다.
준공을 코 앞에 둔, 규모가 제법 큰 공장신축현장에 청소를 하는 일이었다.
낮에 한참 빗자루질을 하고 있을 때
공장 사장이 회사 중역들을 여러 명 대동하고 시찰을 나왔는데
그때 아주 묘한 현상이 벌어졌다.
고급 승용차 뒷좌석에서 사장이 내리는데
회사 중역들은 모두 넥타이에 양복차림이었던데 비해
사장은 반팔 티셔츠 차림이었다.
그런데,사장이 입은 티셔츠가
우리 동료 노가다꾼 한 사람이 입고 있는 티셔츠와 꼭 같았다.
가슴에 붙은 브랜드명과 색상,디자인 등, 어느 것 하나 다른 게 없었다.
사장과 같은 옷을 입은 우리 동료는 60 이 넘은 늙수그레한 사람이었고
허리가 구부정 하고 이빨도 몇개 빠져 있는
한 눈에 봐도 누추한 사람이었다.
사장은 외출복으로 입고 온 옷을 늙은 노가다꾼이 작업복으로 입고 있으니...
그 모습을 발견한 사장과 중역들은 대번에 낯빛이 달라졌고
어색하고,묘하고, 신기해하기는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사장은 곧 다른 건물을 둘러보기 위해 자리를 떴고
우리는 소리를 죽여가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 형님, 이 옷,얼마주고 샀어요?" 하고 물었더니
산 게 아니고,자기 아내가 어느 큰 식당에 주방 일을 하러 나가는데
그 식당 사모님이 입은지 얼마 안 되는 새옷이니 맞는 게 있으면 입으라며
한 보따리 싸주기에 그 중 하나를 작업복으로 입고 나왔다는 것이었다.
그런데,노가다꾼이 입고 있을 땐 별스러운 게 없이 그냥 작업복인데
사장이 입고 있는 걸 보면 엄청 비싸고 고급스러워보이니......
역시 옷걸이가 좋고볼 일이다.
< 방귀 소리에?...! >
인연도 참 가지가지입니다.
남여가 만나는 과정과 상황이 아주 특이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제까지 내가 만나 온 부부들 중
만남의 상황이 아주 별난 사례 몇가지를 소개 하겠습니다.
사례 1.
어떤 아가씨는 운전 미숙으로
정차해 있던 앞 차를 들이 받았다가 그 차 주인 총각과 결혼을 했습니다.
사례 2.
이 아가씨의 악취미 하나는, 하품하는 사람 입 속에 손가락 집어 넣기였습니다.
자기 엄마나 아빠,혹은 오빠 언니 동생 친구 할 것 없이
누군가 자기 앞에서 하품만 하면 자동적으로 손가락을 집어 넣어 골려주는
고약한 취미를 가지고 있던 말괄량이 아가씨였습니다.
어느 날,이 아가씨가 무슨 볼일 때문에 전철을 탔습니다.
앉을 자리가 없어서 천장에 매달린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데
앞에 앉아 있던 남자가 하품을 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아가씨는 자기도 모르게 그 사람 입 속에 손가락을 집어 넣었고
그 사람이 마침 총각이라 그렇게 인연이 되어서 결혼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례 3.
이 여성이 아가씨였던 시절이었고
보슬비가 내리고 있던 어느 가을 날이었습니다.
이 아가씨가 한 커피숍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남자가 한 사람 들어오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남자는 깃을 세운 바바리코트를 입고 있었고
머리에는 빗방울이 마치 작은 은구슬처럼 반짝반짝 맺혀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남자가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담배를 한 대 피워 물고는
허공을 향해 담배 연기를 훅 뿜어내는데
그 모습이 이 아가씨 눈에 그렇게 멋있고 매력적으로 보이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아가씨가 큰 용기를 내어 그 남자 앞에 가서
"저기...혹시...기다리시는분이 있으세요?" 하고 물었고 그 남자는
" 아니요.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들렸습니다."
" 그럼...잠시 합석 해도 될까요?"
이렇게 해서 부부의 연을 맺은 사람도 있습니다.
사례 4.
여자가, 그것도 아가씨가
여러사람 앞에서, 그것도 총각들 앞에서,
더군다나 밥먹는 자리에서 방귀를 뀌었다고 하면 어떨 것 같습니까?
대부분의 사람은 당연히 정나미가 떨어져야 정상 아닙니까?
그런데,처녀의 방귀 소리에 매력을 느껴서 결혼을 했다는 사람을 만난적이 있습니다.
노가다 일을 나가면 하루 세 끼니를 먹고 들어옵니다.
오전 새참, 점심, 오후 새참.
그렇게 먹고 난 뒤엔 한참씩 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떤 노가다꾼 한 사람이 그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그 사람이 총각 시절에 교회를 다녔었는데
교회 남녀 청년들끼리 친목회를 만들어서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자기 집에서 저녁을 내기로 했습니다.
이 사람도 자기 차례가 되어서 청년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아가씨 한 사람이 부엌으로 뭔가를 가지러가기 위해 일어나다가
방귀를 뽀옹! 하고 뀌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일부러 뀐게 아니고 실수였고,
이 아가씨는 얼굴을 붏히며 어쩔줄을 몰라 했습니다.
그런데,이 사람은 그 아가씨의 방귀 소리를 듣자
갑자기 성욕이 불끈 솟아오르면서
그 아가씨가 막무가내로 좋아지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희안한 건, 그녀의 방귀 소리를 듣기 전엔
그 아가씨가 여자로 보이지도 않았고, 이성적인 감정이 전혀 없었는데
순전히 그 방귀 소리 한 방에 그렇게 뿅 가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아,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해석 해야 좋을지...
혹시, 이 글을 읽는분들 중에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을 전공하신분이 계시면
해설을 좀 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 남자의 힘의 원천은? >
올 2010년 여름은 참으로 무더웠습니다.
그 찜통같은 무더위를 뚫고 나는 한 달에 27일 28일씩 일을 했습니다.
어느 날,하수도 관을 교체하기 위해
어느 골목에서 땅을 파는 작업을하고 있었습니다.
땀은 비오듯 흐르고,목은 타고,참 죽을 맛이었습니다.
그 때,바로 옆에 있는 식당 종업원 아주머니가
시원한 쥬스를 한 잔 내다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차고 맛있는 쥬스가 목을 타고 넘어갈때의 느낌은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그렇게 짜릿 했습니다.
그런데,그 아주머니의 호의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얼마 후,아주머니는 꽝꽝 얼린 차디찬 물수건을 갖다주셨고
그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목에 대니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주머니의 친절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오후 3시쯤,주방 창문을 열고 내다보며 아주머니는
" 아저씨,새참 시간 됐죠?" 라고 묻길래 그렇다고 하니까
" 제가 요기할 것좀 드릴게요." 하더니 잠시 후
쟁반에 시루떡과 냉커피를 내와서는 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시루떡을 썰고 티스푼으로 냉커피잔을 젓는데,바로 그 순간
양쪽 허벅지 사이로 아주머니의 그 곳,
하얀 팬티와 통통하게 부풀어오른 아주머니의 그 곳이
내 눈에 정면으로 들여다 보였습니다!
내 가슴에서는 대번에 쾅~~~!!! 하는 폭발음과 함께
머리 끝서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좌악 끼쳤고
무안했던 나는 벌떡 일어나 먼산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게 도데체 얼마만에 보는 여자의 "그 곳" 인가!!!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건,
아주머니의 그 곳을 보자 내몸에 난데 없이 힘이 뻗치기 시작하는데
아무리 삽질을 해도 지치지를 않고
한 달 내내 쉬지 않고 일하면서 누적된 피로가
단번에 싸악 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별 수 없이
남자는 여자 때문에 살고
여자를 위해서 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하루였습니다.
< "할 수 있다." 와 "할 수 없다." 의 차이 >
『가희』
예쁘고 앳된 아가씨의 이름같지만 회사 이름입니다.
한 10년 전,노가다를 막 시작하던 무렵이라 아무 것도 모르던 초짜 시절
인력 사무실 사장이 가희라는 회사로 일을 보내면서
" 정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3층짜리 창고가 하나 있고
그 창고 앞에 루핑(두꺼운 방수용 비닐)이 쌓여 있으니
그 루핑을 3층 옥상으로 올려놓고 기다리면
한 10시쯤 오야지가 올 것이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오토바이를 달려 그 회사엘 갔더니
사장 말대로 3층 창고와,
그 앞에 시커먼 루핑 두루말이가 한 30개 쯤 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어이 없는 게
한 눈에 봐도 이 루핑두루말이는 남자 혼자서는 도저히 들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니,달랑 사람 하나를 불러 놓고 이 무거운 걸 옥상으로 올려라?그것도 3층까지?
이 오야지가 정신이 나갔구먼.
그래도 시도는 한번 해 보려고 루핑두루말이의 한쪽 끝을 들려고 해 보았지만
내 짐작대로 루핑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그냥 앉아서 오야지를 기다리고 있는데,한 10분쯤 지났을까?
회사 정문으로 남자 두 사람이 들어서는데
그 옷차림과 얼굴이 한 눈에 보기에도 노련한 노가다꾼이었습니다.
그들이 내쪽으로 다가오며
"여기 가희 맞죠?" 하길레 그렇다고 하니까
"여기가 맞네."하며 루핑 두루마리 위에 걸터 앉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여기 일 오신거냐고 물으니 그렇다고하면서
자기들은 다른 인력사무실에서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속으로,그럼 그렇지,이렇게 무거운 걸 혼자 옮기라고한다면 그 놈이 미친놈이지.
내가 그들에게,오야지는 10시쯤 올테니 루핑을 옥상으로 올려 놓고 기다리라고 했다니까
두 사람이 꾸물꾸물 일어나더니 루핑두루말이를 번쩍들어 어깨에 둘러메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어렵지 않게
나는, 엇! 저게 저렇게 둘러멜 수있는거야? 하면서 속으로 적지않이 놀랐습니다.
그리고,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긴 했지만 나도 그 루핑을 간신히나마 둘러멜 수 있었습니다.
그 두 사람이 열몇개씩을 나르고, 나는 여섯갠가 일곱개를 날랐습니다.
일을 마치고 앉아 있는데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상대방." 뭐라고 뭐라고...."
노가다." 예 지금 와 있는데요.벌써 아까 와서 루핑 다 올려놨어요."
상대방." 뭐라고 뭐라고..."
노가다." 가희요."
상대방." 뭐라고 뭐라고..."
노가다." 예에! 가희가 아니라구요? 그럼 어디에요?"
상대방." 뭐라고 뭐라고....."
노가다." 가희 옆에 연초(담뱃닢)저장고요?
알겠습니다.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 이 두 사람은 지금 일터를 잘못 찾아 온 것이었습니다.
가희 옆에 연초저장고로 오라는 말을 가희로 오라는 것으로 잘못 알아들은 것이었습니다.
전화를 끝더니 이 사람이 험악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면서
" 에이, 씨부랄! 아침부터 개 좆 됐네,니기미..."
하면서 사라졌는데,아니,왜 나한테 화를 내는 겁니까?내가 무슨 죄를 졌다고?
나는,자기들이 와서 여기가 가희 맞느냐,고 했을때 맞다고 한 것 뿐인데.
허,참. 별 이상한 사람들 다보겠네.
(그런데,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니,화를 낼 만도 하더라구요.ㅎㅎㅎㅎㅎ)
어쨌거나 그 사람들 덕분에 나는 큰 위기를 모면한셈입니다.
생각해보세요.
루핑은 그대로 쌓아둔 채 낮 10시에 오야지를 맞는 광경을!
어쨌거나 그 일로인해 나는 "할 수 있다" 와 "할 수 없다"의 차이가
얼마나 큰 것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고 ,
그리고, 그 두 사람이 마음속으로 참 고마웠습니다.
전화번호를 알았다면 내가 그냥 넘어가지는 않았을텐데.
분명 술을 한 잔 샀을텐데.
< 노가다의 사회적 지위 >
충주에는 다른 도시에서 원정을 온 노가다꾼이 의외로 많습니다.
내가 아는 사람만 해도
서울에서 온 사람,춘천에서 온 사람,강릉에서 온 사람,경북 영주,포항,부산,문경 등
출신지도 참 다양합니다.
이들이 충주까지 원정을 와서 일을 하는 이유는
자기네 도시에는 일거리가 없고,충주에는 일거리가 많아서가 아닙니다.
그 이유는 꼭 한 가지.
"자기네 도시에서 일하다가 아는 사람 만나면 쪽팔려서" 입니다.
그렇게 원정을 오면 여인숙 달방이나 원룸을 얻어 사는데
그 비용이 대략 20만 원 정도이고
점심은 일나가서 먹는다 해도 저녁밥과,
비가와서 노는 날은 끼니를 자비로 해결해야하는데
모두 합하면 적게 잡아서 약 40만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40만 원이면 5일 일당입니다.
그러니까,자기네 집에서 먹고 자면서, 자기네 도시로 일을 다니면 안 들여도 될 돈을
순전히 자존심 하나 때문에 그런 출혈을 감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충주에 사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을 하긴 하되,남이 쉽게 알아볼 수 없도록 모자를 깊숙히 눌러 쓰기도 하고
한 여름에도 마스크를 하고 일을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시외 외딴곳이 아니면 아예 일을 가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언젠가 이런 일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동료 몇명과 시내 도로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근처에 있는 여자중학교에서 수업을 끝낸 아이들이 몰려 나왔습니다.
그 아이들을 유심히 살피던 동료 한 사람이 손가락으로 아이들쪽을 가리키며
"저기 쟤가 우리 둘째딸이야." 하더니 "아무개야!" 하고 자기 딸을 불렀습니다.
그런데,아빠를 발견한 그 아이는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더니
머리를 푹 숙이고는 반대쪽으로 달아나버리고 마는 것이었습니다.
나도 그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병원에 한 열 달 입원해 있으면서 야쿠르트 아줌마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친하다거나 특별한 관계가 전혀 아니라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빼지 않고 매일 얼굴을 보니
만날때마다 그저 눈인사나 하고,가끔 농담이나 한두마디씩 건네는 정도였습니다.
퇴원을 하고 한 일년 쉬다가 노가다를 나가서 일을 하는데
저쪽에서 그 야쿠르트 아줌마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나는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넸는데,어!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그 아줌마는 굉장히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아, 예..." 하고는
서둘러 내 앞을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며칠 후,일을 하다가 그 아줌마를 또 만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고개를 푹 숙인체 나를 향해 거부반응을 마구 쏘아대며
내 앞을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때서야 나는
아,사람들이 노가다꾼과 알고지내는 것을 부끄러워 하는구나,하는 것을 알게 됐고
그 후부터는 아는 사람들을 만나도 내가 먼저 아는체를 하지 않습니다.
노가다꾼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가지고 온 설문지의 부모 직업란에
예외 없이 "건축업"이라고 써 넣습니다.
현대건설 회장 직업도 건축업,노가다꾼 직업도 건축업.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노가다꾼들이 자기 직업에 대해 그렇게까지 부끄럽고 창피하게 여기는 것은
노가다꾼 본인의 자격지심입니까,아니면 사람들이 정말 그렇게 보기 때문입니까?
이런 것 같기도 하고,저런 것 같기도 하고....
곰곰 생각해봐도 나는 아직 그 답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내 자신이 기특한 것은
나는 이제까지 내가 노가다라는 사실에 부끄럽다거나 불만을 가져본적이 없고
일을 하다가 대한민국의 누구를 만나도
설사 옛 첫사랑을 만난다해도 심경의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건 당신이 철이 들어서가 아니라,낯짝이 원체 두껍고 뻔뻔해서 그런거야!"
누가 이렇게 말한다면 사실 할 말은 없습니다.
수업을 마친 여중생 딸이 하굣길에서 벽돌을 져나르는 자기 아빠를 발견하고
"아빠아~!" 하며 달려와 팔에 매달리는
아,우리 사회가 하루 빨리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1일 8시간 노동"에 반대한다.>
노가다판에도 "1일 8시간 노동"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나는 분명히 반대합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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