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ndboy1
조회수 : 76 추천수 : 3 등록일 : 2003.10.10 19:55:38
놈현이 재신임을 묻겠다고 함으로써 정국은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산적한 국정현안을 앞에 두고 이런 초강수를 든 것은 저로서도 의외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흥분은 가라앉히고 사태를 좀 더 진지하게 직시해야 될 것 같군요..
그래서, 가장 궁금할 수 밖에 없는 문제,,<재신임안 제안의 저의>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지하듯, 놈현은 고단수의 정치꾼입니다.. 호락호락하지 않죠.. 다 죽어가다가 분수처럼 터져나오는 기세로 결국 대권을 거머쥐는 과정만으로도 지겹게 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리 보나 저리 보나 그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음을 뻔히 알면서 왜 <재신임>이란 걸 들고 나왔을까요?
여기서, 그의 담화문과 기자문답의 텍스트 분석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먼저 재신임에 대하여 그는 이미 연막을 치고 있습니다.
"국민투표는 안보문제에 걸려서 안된다."
처음부터 국민투표는 제쳐 놓고 시작하는 만큼,, 그에게 가장불리한, "불신임"이라는 결과 산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법은 이미 논외로 하고 있는거죠..
여기에서 하나의 의도가 보입니다.. <재신임은 묻되 불신임당하긴 싫다..>
이것으로 인해 이미 그가 면밀한 정치적 꼼수를 두기 시작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재신임을 묻는 가장 명쾌하고 명백한 방법이 국민투표말고 무엇이 있을까요?
그럼에도 결코 납득할 수 없는 소위 "안보문제"에 걸린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만큼,,
그리고, 재신임을 묻는 방법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하자고 한 발 뒤로 빠지는 만큼,,
정말 재신임을 물을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를 추론하게 됩니다..
"공론화과정"-- 이것은 결코 좋은 제안이라고 볼 수 없죠.. 이것은 지루하고 치열한 공방전이 될 개연성이 높고, 그런만큼 많은 시간을 잡아먹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재신임에 대한 의지가 있다기 보다는, 오랜 공방전을 통해 사분오열된 정치판과 국민의 여론을 담박에 교통정리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요?
사실, 보수우익진영에는 잘 안 알려져 있지만,, 지금 노사모를 비롯한 놈현 진영은 사분오열된 상태입니다.
노사모가 깨져나가면서, 인터넷 정치담론의 장도 서프라이즈, 진보누리 등의 골수친노진영과 동프라이즈, 남프라이즈 등의 반노로 돌아선 (주로 호남 및 민주계) 진영, 그리고, 중간의 오리무중인 여러 진영들로 나누어지고
대체로 활동의 열의도 느슨해지고 거품도 빠지는 중이라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물론, 오프라인에서는 분당의 과정을 통해 그들의 분화와 퇴락의 과정을 보셨겠지요..
여기서 하나의 힌트를 드리자면,, 지난 대선에서 정몽준의 급작스런 철회가 가져온 친노진영의 급격한 결속력을 떠올려 보십시오..
비록 지금은 침체된 무리들이지만,, 그들의 수장,, 그들의 존립근거이자 명분, 그리고 그들의 기둥인 놈현이 최대의 정치적 위기앞에 놓이게 된다면, 그들의 결속력은 불처럼 살아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전쟁이 일어난것처럼 전열을 가다듬는 겁니다..
앞서 말한,, <공론화과정>이 바로 이들에게 전쟁터인 겁니다..
그리고 이 전쟁에 임하여 친노진영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일어나는 겁니다...
사실, 재신임은 하게 될수도있고, 흐지부지 백지화시켜버릴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얻는 놈현의 전리품은 무척 큰 것입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작금의 실태를 바라봅시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이라크파병안에 대해 놈현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하지만, 놈현의 지지층은 결코 이걸 원치 않습니다.. 죽어도 반대죠..
하지만,, 앞서의 추론처럼.. 놈현이 무너지는 걸 원치 않는다면, 이들은 결국 놈현이 파병을 결정하더라도 (그것이 대세겠지요) 끝까지 반대할 수 있을까요?
이넘들은 사실 지난 대선부터 봐왔듯이. 놈현이 수시로 말을 바꾸고 그들을 실망시키는 행위를 해도 여전히 충성을 변치않는 골수들입니다..
만약 이런 추리가 옳다면,, 놈현이 지지세력을 놓치고 말 여러 정책의 실행이 불가피한 현 국정상황에서 우파도 만족시키며 지지세력도 잃지않게 된다면, 놈현은 꿩먹고 알먹는 겁니다..
쉽게 말해 송두율을 구속하고 이라크 파병을 한다면, 보수우익은 그런대로 만족하고 냄비처럼 어제의 불만을 금방 잊게 될 것이고,
친노골수들은 불만스럽더라도 놈현을 지키기 위해 참고 지나간다면,,,
결국, 대다수의 국민에게 그런대로 흡족한 듯 두리뭉수리 현안들을 처리하는게 되고,
바로 이런 끝에 가서,, 행여라도, 안해도 그만인 재신임을 가부에 붙이게 된다면,,,
놈현은 그땐 결코 불리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막말로 총투표중 51%만 획득해도 신임 통과 아니겠습니까?
이건 총유권자중 대충치고 30%만 되도 가능한 수치입니다..
그럼 이 즈음의 정치지형은 어떻게 될까요?
지금처럼 놈현에 대한 압도적인 국민적불만은 온데간데 없고, 결국 그들 호칭대로 소위 <개혁진보>대<수구꼴통> 이라는 양대세력의 균점 상태가 될수도 있는 겁니다..
말하자면, 내년총선에서 소수당으로 전락하고 말수도 있는 신당세력이 친노진영의 발악(과거 대선에서 보여주었던 황당하기 그지없는 발악) 에 힘입어 무시할 수 없는 신흥세력으로 떠오르면 비록 원내 다수당이 아니더라도 과거 자민련같은 꼴통 소수당 하나 꼬셔서 연정을 펼칠 수도 있는 겁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하나의 결론을 이끌어 낼수 있습니다..
재신임 방법을 둘러싼 길고긴 공론화의 과정은 피하는 겁니다..
그리고 가장 확실한 국민투표를 조기에 실시하는 거죠..
짧은 추리력으로 두서없이 길게 써내린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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