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운동을 주도한다고 자처하는 사람이 우익운동을 해치고 있다. 최근 친구한테서 얘기를 듣고 한겨레 21이 보도한 서정갑 인터뷰를 뒤늦게 읽어본 소감, 그래서 때늦었지만 한마디 한다.
우선 “<한겨레21> 같은 곳과 인터뷰를 해야 보수 꼴통 소리를 듣지 않을 거 아니냐”고 며 반갑게 취재진을 맞았다는 말문부터 틀렸다. 보수꼴통은 없다. 친북좌파들의 비방이다. 이 정도 인식은 기본이다. 이런 비방을 복창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하다니 기본조차 안돼 있다.
인터뷰는 반핵반김 국민협의회 운영위원회 사무인계를 둘러싼 대립이 주제다. 이것 역시 서씨의 주장은 정상이 아니다.
전임 서정갑 운영위원장은 새로 선임된 운영위원장에게 사무를 인계해야 한다. 서 전임 운영위원장은 연임을 획책하다 안 되니까 운영위원장 권한대행을 일방적으로 만들어내고 권한대행에게 사무를 인계했다고 말하고 있다. 국민협의회는 운영위원장 권한대행을 선출하거나 지명한 일이 없다. 그러니 사무인계는 안 한 것이다.
사실 사무인계는 중요한 일이다. 특히 서정갑 이름으로 된 국민협의회 계좌의 폐기를 촉구하고 확인해야한다. 국민협의회를 돕는 성금이 계속 서정갑 명의의 계좌에 입금되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이다.
서정갑씨는 신문광고에서 “애국운동의 중심체인 국민행동본부를 믿고 단결하고 행동하자! 애국은 지갑과 손발로써만 표현된다. 마음으로 하는 애국은 가짜이다.”라고 했다. 그만치 성금 보내주기를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서씨의 모금광고에 문제들이 있다.
국민행동본부는 서씨의 단체다. 그런데 국민행동본부의 모금운동을 하면서 대령연합회 회장이라는 직함을 함께 내걸고 있다. 이건 대령연합회의 이름을 도용한 행위로 지탄받을 수도 있다. 그뿐 아니다. 비상국민회의라는 이름으로 8.15집회를 하던 때도 이 모임이 정식으로 광고를 내기 한발 앞서 서정갑씨가 광고를 내고 서정갑 명의의 계좌를 병기했다. 결코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절망한 건 구사한 언어들이다.
서정갑씨는 사무인계를 촉구한 광고를 “김정일 좌파 수구 꼴통들도 이런 비겁한 음해성 전법은 쓰지 않는다.”고 했다. 사무인계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행동은 비겁한 음해가 아니다. 더욱이 김정일이 하는 짓의 어떤 것이 음해성 전법은 아니라는 것인지 우익을 자처하는 사람으로선 끌어댈 비유가 아니다.
인터뷰에 다른 두 사람이 등장한다. 그 중 한 사람은 사무인계 요구를 “돈 좀 주세요, 저쪽에 주지 말고 라는 얘기다. 국민협의회로 장사 한번 하겠다는 것”이라고 하자 다른 한사람은 “양아치 수준”이라고 맞장구쳤다.
두 사람은 욕설 그리고 특정단체와 특정인을 음해하는 발언을 도맡았다. 서정갑씨가 하고 싶은 말을 대변하기 위해 인터뷰 자리에 동석한 흔적이 엿보였다.
정말 놀라운 것은 품위의 문제였다. 인터뷰의 어느 대목에서도 고급장교를 지낸 이가 지니는 어느 수준의 품위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은 없었고 비방으로 시종했다.
서씨는 이 나라 원로들의 시국선언도 비방했다. 그 비방이 이해찬 총리와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비방을 字句 하나 바꾸지 않고 복창한 내용이어서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9원30일 이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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