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83/ ‘두 겨레신문’은 어떨는지?(수정판)
한겨레신문 편집국장님
3월 중순부터 우익계열 신문들은 거의 다 뮤지컬 ‘요덕 스토리’ 관련 보도를 했습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종이신문과 인터넷신문을 합쳐서 20여건의 기사로 전체 국민에게 보도함으로써 매스컴의 기본의무를 철저히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은 3월 24일자 인터넷신문에만 단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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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표-YS, '요덕 스토리’ 나란히 관람---
이란 제하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그나마 연합통신에서 제공한 기사를 전재한 것입니다.
* 제목에 ‘요덕’을 넣은 기준임.
“남북한은 한겨레의 나라”라는 것이 이 신문의 기본색채이거늘!
3월 22일자 11면에 외국인 근로자로 한국에 와서 사는 몽골인들의 자녀가 많아서 한 학급을 만든 시화초등학교 이야기는 보도했으면서도!
한나라당 소속 두 정치인인 이명박씨와 최연희씨에게 구정물을 끼얹는 기사는 꾸준히 냈으면서도!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사형제에 사형선고를’이란 기획 시리즈 기사를 지면을 아끼지 않고 4회나 실었으면서도!
서울 동숭동 대학로의 어떤 소극장에서 ‘거울공주’라는 뮤지컬을 제작할 것이라는 예고성 기사는 실었으면서도!
그러나 잔인한 동족학대와 일제시대의 몇 백 배의 동족학살을 자행하는 김정일 정권의 야만적 독재는 들추기 싫어서 ‘요덕 스토리’ 관련 기사를 싣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결국 한겨레신문이 북한동포들을 ‘한 겨레’로 존중하지 않고 오로지 김정일만 옹위(擁衛)하는 비겁한 신문임을 입증하는 사실이라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찌 이럴 수 있습니까?
한겨레신문은 언제까지 저토록 두꺼운 위선의 탈바가지를 뒤집어쓰고 버틸 수 있을까요?
한겨레신문은 1988년 5월 15일자 창간 기념호에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된 기사들을 실었습니다. * 세 문인의 기고문 제목만 열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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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겨레의 소리 한겨레신문이여 그대 영원하라(고은)
사람을 거룩하게 드높이라(김지하)
죽음과 싸워 이긴 부활의 계절/꽃소식은 철조망 이기고 금수강산에 퍼져(황석영) ---
쓴웃음이 샘솟듯 나오는군요.
한겨레신문이 온 겨레의 신문으로 영원히 발전하면 한반도의 북반부의 대다수 인간들이 짐승처럼 짓밟혀 거의 다 죽을 터인데도?
한겨레신문은 북한동포의 생명을 거룩하게 높이는 작업을 일부러 기피하고 있는데도?
북한동포들에겐 북한 땅 전체가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포로수용소, 또는 감옥, 아니면 21세기형 인간지옥인데도?
지난 3월에 주주총회가 있었으니, 약 1년쯤 후의 어는 날 주주총회 때에는
한겨레신문 이름을
‘두 겨레신문’으로 바꾸는 문제를 검토해 보는 것이 어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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