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준 까닭없이 뒤떨어졌을까"
우리 대학이 세계적 수준에 이르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가까운 장래에 그렇게 되기도 어렵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뉴스위크가 이를 재확인시켜주었다. 21일자 최신호에서 뉴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100대 글로벌대학에 우리나라의 대학은 단 한곳도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 반해 일본의 경우는 5곳이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긴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 우리가 오늘로 예순 한 돌의 광복절을 맞았거니와 근대교육의 역사도 아직은 일천하다. 교육은 국가 백년대계라고 하지 않는가. 이야말로 오랜 기간의 연구와 실천이 차곡차곡 쌓여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불과 30여년의 축약적 산업화 및 경제성장으로는 바랄 바가 못 된다고 하겠다.
그래서 실망할 필요는 없지만,그러나 부끄러워할 줄은 알아야 한다. 특히 정부 당국이 각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은 대학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가야 할 때지 관권을 배경으로 사사건건 간섭하며 군림하려할 때가 아님을 새롭게 깨달을 일이다. 대학이 아니면 도대체 어떤 집단이나 조직에 자율을 허용할 수 있다고 여기는가.
이와 함께 전 교육부총리의 논문 관련 논란이 보여준 것처럼 교육자로서의 윤리성,학자로서의 학문적 도덕성을 가벼이 여기는 풍토가 근절되지 않는 한 학문의 진정한 발전은 백년하청임을 정부와 학계는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또 정부 스스로 대학을 지도한다는 관료적 오만과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한 대학이 일정한 수준을 뛰어넘기는 불가능하다는 점도 잊지 말 일이다.
우리는 경제체제를 관주도형에서 민간주도형으로 전환하고 나서야 비로소 세계적 경제강국의 말석에나마 확실하게 들어설 수 있었다. 요람에서 키우면 언제까지나 어린아이에 머물고 만다. 틀 속에 가둬 키우면 틀에만 맞춰져 자립을 할 수 없게 된다. 정부와 대학,그리고 교수들의 소명의식을 기대한다.
[국민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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