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은 강경대응에 적극 나섰다. 이 사무총장은 “사기꾼 김경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의해 대통령 선거가 좌지우지되고 국민 판단을 흐리게 하는 불행한 일이 일어날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며 “우리 당에서는 일차적으로 모든 법률적 대응준비는 완벽하게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사실상 한나라당은 ‘김경준발 전시체제’에 돌입했고, 이미 당과 선대위는 법률적, 정치적 대응을 위해 전시작전을 방불케 하는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한나라당이 내놓은 대응 전략을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정치공작설’을 활용한 방패이다. 이것은 지난 2002년 대선 때처럼 여권이 판세 역전을 위해 ‘김대업 사건’을 일으켰던 것처럼 이번에도 ‘제2의 김대업’ 작전을 펴고 있다는 주장이다.
즉, 그때보다도 더 고차원적인 범죄자인 김경준을 통해 방송과 언론을 활용하려는 여권의 공작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둘째는 검찰에 대한 강력한 압박이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12일과 13일 잇따라 “조금만 잘못돼도 민란 수준의 저항이 있을 것”이라며 “지난 1997년 DJ비자금 의혹에 대해 특정지역에서 민란수준의 국민적 저항이 있을 것을 보고 걱정한 정부가 전격적으로 수사를 대통령선거 이후로 미루는 것을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은 검찰에게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에둘러 BBK 수사 연기도 압박하고 나선 셈이다.
특히 한나라당에서는 'BBK 특별상황실’까지 마련해 검찰 수사에 대해 실시간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맞물려 당 지도부와 법률전문가들이 중심이 된 기본 대응 전략도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략팀에는 법무부장관 출신의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 안상수 원내대표,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 등이 참여해 지난 12일 밤 시내 모체에 모여 심야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 참석자들은 법무부 인수팀에 의한 김 씨의 귀국 절차가 자칫 ‘이벤트’로 흐르거나 김 씨의 일방적 진술이 언론에 그대로 보도될 경우 검찰 수사가 형평성을 잃을 경우 대비해 강력 대응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14일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한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은 “대선을 앞두고 김 씨가 이 후보를 상처 내고, 낙마 시켜 주기만 하면 대선 뒤에 특별사면을 통해 풀어주겠다는 여권의 거래설이 있다”면서 “김 씨와 여권 사이에 그런 협상이 있었으니깐 들어오는 거 아니냐”며 김 씨의 갑작스러운 귀국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김 씨를 호송하기 위한 팀들이 어제 LA공항으로 출국한 가운데, 각 언론사들은 마치 기다렸다 듯이 김 씨의 가족들과의 인터뷰를 소개하면서 “김 씨는 이명박과 끝까지 싸울 것이다”, “BBK의 진짜 주인 이명박 이다” 등의 언론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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