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해 전 북한군총정치국장에 관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동당내부문건이 입수돼 진의가 주목되고 있다.
탈북군인들의 모임인 ‘북한인민해방전선’이 입수해 최근 국내의 한 연구소에 제공한 노동당 내부문서에는 최룡해가 좌천되기 전 자신의 측근에게 한 이야기가 ‘동향자료’라는 타이틀로 작성돼 있으며 최룡해의 발언 중 “그(장성택)가 왜 앉아서 당하기만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 것이 문제가 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입수된 자료는 <2014년 1월 29일, 사택(자택)에서 36번과 한 발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으며 분량은 A4용지 1.5페이지 정도로 그다지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하지만 김정은 주변에서 맴돌고 있는 당·정·군 고위층의 불안 심리와 권력다툼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어 관심을 끈다.
자료에는 [당일 최룡해는 ‘지난해 중국을 방문해서 그쪽으로부터 신뢰를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일이 더 꼬이는 것 같다. 중국과 거리가 멀어지면 책임은 고스란히 나에게 온다. 결국 장위원장(장성택 추정)과 같은 꼴을 당한다’고 말 함]으로 적혀져 있다.
또한 [동석자 36번, ‘불안해하는 건 사실이다. 인사이동이 너무 잦고 모든 걸 장위원장과 연관시키는 분위기여서 사람들이 할 말을 못하고 사는게 사실이다’고 말함]으로 되어 있어 동석자 가운데 한사람이거나 유일한 동석자였던 인물이 장성택 계열의 일원임을 암시하고 있다.
자료에는 또 ‘이번기회(?)에 조금 물러나 있는게 나한테 좋을 듯하다. 밀려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면 지금이 적기이다’는 최룡해 발언과 ‘이럴 때 일수록 신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걸음 물러서면 백 걸음 물러서게 된다’는 (36번)이야기가 적시되어 있어 현재까지 북한에서 장성택처형의 여파가 진형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여기까지의 발언은 크게 문제될 것 없어 보이며 생각하기에 따라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이른바 원로들의 사담처럼 보여 지기도 한다. 하지만 ‘자료’ 의 마감부분에 적혀져있는 ‘문제성 발언’과 그에 대한 분석은 ‘말 한마디 잘못해서 목숨까지 잃게 되는 북한사회의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료의 끝부분엔 이런 내용이 적혀있다. [대화 후반부 최룡해는 ‘그가 왜 앉아서 당하기만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함. 이는 001번 동지의 지시 관철에 대한 로골적인 불만으로 보여 지며 이는 ‘나라면 당하지 않는다’는 속마음의 발현으로 풀이할 수 있음]
‘북민전’에 이 같은 자료를 전해준 평양통신원은 “최근 김정은의 지시에 의해 국가보위부와 당 조직지도부 쪽에서 경쟁적으로 간부들에 대한 동향파악에 나서고 있다”며 “과거에는 보위부가 당일꾼들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었지만 지금은 당일꾼이고 행정일꾼이고 가리지 않고 조직부와 보위부의 감시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그는 “최룡해는 이미 자신이 장성택과 같은 처지에 놓일 것을 알고 있은 것 같다”고 전제한 뒤 “이런 저런 보고가 김정은에게 물밀듯이 들어갔을 것이고 ‘최룡해 감금설, 건강악화에 따른 직위해제’ 등 소문과 소문을 낳으며 최룡해를 흔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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