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국회의원들은 지식도 없고 데모나 했던 인간들"
[오마이뉴스 최병렬 기자]
▲ 이날 강연 주제는 '화해와 통합을 이루는 생명가치'이다
ⓒ2004 최병렬
지난 21일 오후 4시 안양시청 강당에서 열린 안양시 주최(사단법인 한국자치개발연구원 주관) 제17회 안양목요포럼에서 강사로 초빙된 박홍 신부(전 서강대 총장·현 이사장)가 현 정부의 정책과 386세대에 대해 욕설을 하며 비난을 퍼부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박홍 신부의 발언은 이 날 강연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실명으로 안양시청 홈페이지에 발언내용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시민들이 올린 박홍 신부의 발언에 따르면 먼저 386세대에 대해서는 "오늘의 민주주의를 위해 과거 80년대 군사독재에 항거하고 몸으로 싸웠던 학생들, 소위 386세대들, 특히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은 지식도 별로 없고 데모나 했던 인간들로 지금은 목에 힘이나 주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이로 인해 현 국정을 바라볼 때마다 아찔함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박홍 신부는 또 현재 추진하는 사립학교개혁안에 대해서 "개 똥대가리 같은 법안이다.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에게 물어보니 그들조차도 잘 모르고 있다. 교육부장관은 정부의 눈치를 봐야하는 샌드위치 입장이더라. 쥐뿔도 모르는 놈들이 이랬다저랬다 한다"고 격렬하게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목요포럼의 주제는 '화해와 통합을 이루는 생명가치'로 300여명이 관중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나 강연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안양시 총무과에서 "박홍 신부에게 사전 동의를 얻으라"고 하며 영상 촬영과 녹취를 금지시켜 강의 시작 전부터 민감한 분위기였다.
안양에서 활동하는 사회단체 운동가인 이승수씨는 이날 강연을 청취한 후 "박 총장의 주사파니, 공산주의니 하는 발언은 예상했지만 온갖 육두문자를 써가며, 농담이나 해대는 저질스런 강연에 환호하는 분위기는 그냥 코미디로 여기기엔 심상치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씨는 "'*빠지게', '*팔년'이니 하는 무식한 발언에 열광하며 환호하는 시민들은 무엇인가?"하고 개탄했다.
▲ 안양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의 비난과 항의 글들
ⓒ2004 최병렬
강연회에서 박 총장에게 질의를 했다는 김석준씨는 '안양시의 목요포럼을 고발한다'는 글에서 "저는 올해 43세의 가장입니다"하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날 강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질문하는 과정에서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분위기에 심한 자괴감마저 들었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김씨는 이날 박 신부에게 인천공항의 출국세 문제에 이어 사립학교개혁법에 대해 질문하자 "때려치워라! 뭐하는 놈이야?"하며 욕설이 난무하고 질문을 막는 등 가히 시장판을 방불케 해 신분의 위협까지 느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김씨는 안양시에 당일 참여한 청중들의 참석 경로, 목요 포럼을 하게 된 경위와 예산집행과정, 강사 선정과정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신변의 위협감마저 느끼게끔 안일하게 대처한 시장과 담당 공무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법적소송도 불사할 것임을 밝혔다.
이밖에도 박 전 총장은 "변화되지 않은 사람이 대통령되면 나라 조진다", "한국은 저질 자본주의와 저질공산주의가 만든 나라", "과거청산 좋지만 복수는 복수를 낳고, 그 복수를 외치면 제 부모 죽이는 꼴 된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안양시의회 이상인 의원은 22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욕설로 범벅된 강연을 세금을 들여 시민교양강좌라고 열었냐"고 비난했다. 공무원노조 안양시지부도 "녹화된 페이프를 입수해 이를 분석한 뒤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양시 관계자는 "목요포럼은 사단법인 한국자치개발연구원에 외부 용역을 주고 운영하기 때문에 강사 선정에는 간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오는 11월 18일 초청강사 역시 극우단체인 자유시민연대 남주홍 상임대표로 알려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안양시가 주최하는 안양목요포럼은 시민세금(1800만원 책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그동안 초청 강사 대부분 시장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선택되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병렬 기자
136244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