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교원평가제 백지화 안 될 일이다
[세계일보 2005-06-21 18:57]
교원평가제 도입이 한국교총과 전교조, 한교조 등 교원단체들의 반발에 밀려 사실상 백지화됐다. 당초 ‘5월 시범운영, 2007년 전면 실시’ 방침을 밝혔던 교육부는 ‘학부모·학생에 의한 평가 철회, 9월 시범운영’으로 물러섰다가 한달 만에 아예 백기를 든 것이다.
교육부와 교원 3단체는 교원평가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정부·교직 단체·학부모 단체가 참여하는 ‘특별 협의회’를 구성하고, 협의회에서 합의되지 않은 부분은 계속 논의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평가제 도입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 80% 안팎이 찬성한 사안이다. 공교육 내실화와 교원의 전문성 향상이라는 도입 취지에 대다수 국민이 공감한 것이다. 가진 자원이라곤 사람밖에 없는 우리가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인재 양성 외에는 달리 답이 없는 까닭에 교육현장 근무자이자 첫째 책임자인 교원들의 수준 향상은 절대적인 조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62세 정년과 연금 보장’이라는 보호막에서 안주하는 현 교직 사회 풍토로는 국가의 앞날을 기약할 수 없기에 경쟁과 자극을 통해 질을 높이자는 평가제 도입에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교직이나 공무원 사회 등 일부를 제외하면 경쟁과 평가 없는 조직을 찾아보기 어렵다. 사실 경쟁 없이는 발전도 없다. 교직 사회라고 이 원리에서 예외일 순 없다. 그런 면에서 평가제 반대는 교원들의 집단이기주의에 불과할 뿐이다. 인재 양성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감안하면 오히려 일반 직장보다 더 엄격한 잣대로 평가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교육부는 나약한 모습만 보일 게 아니라 당초 방침대로 학부모·학생도 참여하는 평가제가 이른 시일 내 도입되도록 해야 다. 국민이 뒤를 받쳐주고 있지 않은가. 교원단체들 또한 현실 안주는 결국 교직 사회의 정체와 퇴보를 자초하는 일임을 깨닫고 이제라도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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