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엔 공인정신 안 보여
  
사회에는 두 가지 부류의 정신이 존재한다. 하나는 공인정신이고 다른 하나는 샐러리맨 정신이다. 샐러리맨정신을 가진 사람은 설사 대통령이 됐다 해도 자기와 집안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공인정신을 가진 사람은 비록 미화원을 한다 해도 이웃과 사회를 생각한다. 공인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사회현상을 과학적으로 보는 습관이 길러지지만 샐러리맨 정신을 가진 사람은 자기 이익과 돈 벌고 출세하는 생각만 하기 때문에 사회를 보는 눈이 왜곡되거나 척박하다.

출세하여 법적으로 공인신분을 가졌다 해서 공인정신을 가진 것이 아니다. 공적신분과 공인정신은 전적으로 별개다. 샐러리맨정신을 가지고 수십 년을 살아온 사람이 갑자기 지방자치단체 장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이 된다 해서 하루아침에 공인정신이 생길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공인정신과 샐러리맨 정신은 생리 즉 DNA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볼 때 지난 1년 반 동안 MB를 바라본 필자는 MB가 샐러리맨정신을 가지고 살아오다가 출세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국민원로회의라는 자문기구는 무엇에 쓰려고 만들었나?

촛불시위에 대한 그의 대응, 용산폭력, 제2롯데월드, 대운하, 4대강정비사업, 경인운하사업 등을 보면 공인정신이라는 것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 ‘노무현 국민장’이 있다. 큰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국가원로들로부터 자문을 받았어야 했다. MB는 2009.3.12. ‘대통령자문국민원로회’를 출범시켰다. 그런데도 그는 이 원로회의를 열지 않고 무엇에 쫓기듯 혼자서 국민장을 결정했다. “전직대통령에 해당하는 최고의 예우를 다하라” 그러면 국민원로회의라는 자문기구는 왜 만들었는가? 그의 경솔하기 이를 데 없는 독선적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국가를 개인회사 운영하듯 하는 것이다.

지탄받아야 할 전직 대통령의 자살에 국민장을 선사하다니, 대한민국이, 한 사람이 주므르는 엿장사 판인가?

청렴결백해야 할 공무원의 총사령관인 대통령이 가족들을 호강시키기 위해 파렴치한 비리를 저질러 온 사회로부터 손가락질과 조소를 받고 법적 절차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순간 도피처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첫째 그의 말대로 국제적으로 창피한 일이고, 둘째 베르테르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사회적 악행으로 평가되는 일이고, 셋째 사회교육상 사회로부터 분리되어야 할 부끄러운 일로 규정됐어야 했다. 아마도 대통령 자문기구인 원로회의를 열었다면 이런 결론을 쉽게 냈을 것이다. 이에 더해 그는 그가 잘하는 종교지도자들을 모셔다가 자문을 받았어야 했다. 그런데 무엇이 무서워 강박관념에 걸린 사람처럼 시간에 쫓기듯 서둘러 이런 경박한 조치를 내렸는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국에 가서도 경솔, 청와대 와서도 경솔

취임하자마자 서둘러 미국부터 건너가 파안대소하고 돌아와 “30개월 이상의 소에 대한 살코기, 내장, 뼈 모두 수입하기로 했다. 싸고 좋은 미국 쇠고기 먹기 싫으면 그만 두라지”  촛불시위가 이어지자 그는 뒷동산으로 올라가 눈물을 흘리며 아침이슬을 불렀다며 17세 소녀나 했음직한 감상을 보였다. 여기에서부터 좌익들은 “옳다, 저 사람 별거 아니로구나” 생각했을 것이고 우리 우익들은 경악을 했다. 억지로라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마음들을 접고 될대로 되라는 냉소적 입장으로 돌변했다.

보신 계산하느라 출근하는 시민들을 화염병 융단폭격으로부터 구출한 사명감 있는 경찰청장을 내보내다니!

아침 출근시간에 화염병으로 융단폭격 당할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목숨 바쳐 용산폭력을 새벽에 기습적으로 진압한 경찰청장을 내치는 것은 절대로 공인정신을 가진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이는 자기 일신을 위해 주판을 놓은 것이다.

             친분 있는 재벌 위해 국가의 명예를 내던지고 최고의 전투비행장까지 폐쇄하다니!

제2롯데월드는 지금이라도 막아야 할 사안이다. 국가안보를 그와 친분이 있는 그룹회장을 위해 희생시키는 것은 국가자존심에 관한 문제다. 더구나 전쟁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수도권 방어와 비상착륙을 위한 최적의 위치에 있는 전투비행장 기능을 통째로 소멸시킨다는 것은 선진국이라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쳐야 할 독재적 처사라고 생각한다.

                                        만화 같은 논리로 2-3조의 경인운하 파다니!

경인운하는 폭 80m, 길이 18km의 수로다. 5,000톤짜리 여객선과 4,000톤짜리 컨테이너 화물선을 서울에서부터 곧장 중국으로 운항시킨다고 한다. 운하를 오가는 배는 물의 깊이 때문에라도 밑바닥이 바지선처럼 넓적해야 한다. 반면 높은 파도를 가르며 서해를 건너야 하는 배는 밑이 칼처럼 뾰족해야 한다. 18km의 운하를 타고 바다로 나간 바지선이 600km의 서해를 건너려면 중간에서 전복되고 말 것이다. 개념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더구나 인천에서 중국 사이를 왕복하는 여객선은 현재 3-5만 톤이다. 이렇게 배가 커도 멀미를 한다. 이 세상에 어느 바보가 제 목숨 버릴 각오를 하면서 18km의 운하 한번 타보려고 한강으로부터 시간도 오래 걸리고 위험하기 이를 데 없는 쪽배를 타고 중국을 가려 하겠는가?

                                4대강 토목 사업은 대형 건설업체들에 베푸는 돈 잔치

4대강을 살리려면 지천들부터 정화해야 한다. 지천을 정화시키려면 오폐수를 없애야 한다. 정화사업부터 벌이는 것이 강을 살리는 순서인 것이다. 그런데 그는 대규모 토목사업부터 벌여 지천에는 눈을 감고, 정화를 통한 수질개선이라는 녹색사업에도 눈을 감고 오직 토목회사를 투입하겠다한다. 벌써부터 지역의 소규모 사업체들은 토목사업에 끼어들지 못하고 대기업끼리만 잔치를 한다는 불만들이 노출되고 있다. 결국 토목사업을 통해 업체들은 큰돈을 멀고 퇴장하겠지만 남는 것은 수질의 악화와 생태계와 자연의 파괴뿐일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이런 것들로 인해 그는 좌익세력은 물론 그를 도와준 보수우익들로부터도 지탄을 받는다.        

                                         기껏 도와준 우익들의 뺨까지 때리다니!

그는 그를 도와주는 우익들을 아주 업신여긴다. 송두율보다 더 무서운 황석영을 외국에 국빈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통일프로젝트를 맡긴다는 뉴스를 본 우익들은 엄청난 배신감은 물로 MB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제는 오만 정 다 떨어졌다!

북한도 MB를 손쉬운 상대라고 생각하고, 영악한 좌익세력들도 그를 손쉬운 상대라고 내려다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애국인사들은 당연히 MB를 도와야 할 마음을 가져야 하건만 이제는 오만 정이 다 떨어졌다고들 한다.

어째서 그는 그를 도와주려고 애태우며 노력하는 보수우익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그를 끌어내리려 하는 좌익세력에 아부하는 것일까? 참으로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빨갱이들이 죽창들고 쫙 깔려 있는 이 나라에서 이런 사람을 지도자로 모시고 살라 하니 참으로 불안하고 오금이 저린다.        


2009.6.5.  지만원
http://systemclu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