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625입니다.
있어서는 안 될 전쟁이었죠.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이었다고 보는 이도 있습니다.
그런 시각도 전혀 뚱딴지같은 것은 아닙니다.
역사적 맥락을 훑어 본다면야 2차 대전이 끝나고
전쟁을 일으킨 국가인 일본이
독일처럼 동서로 또는 남북으로 분단되어야 마땅했을 터인데
엉뚱하게 우리가 분단되고 말았다는 데서부터 비극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거야말로 강대국의 이해 관계에 우리가 휘둘린 결과지요.
남한에는 이승만 정권이 들어섰고 북한에는 김일성 정권이 들어섰습니다.
남한에는 미국이 북한에는 소련이 영향력을 발휘한 것도 아는 바대로고요.
당연히 남한은 자유민주 자본주의 사회가
북한은 공산 사회주의주의 사회가 되어 간 것이고요. .
물론 이승만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집권하였더라도
남한의 경우 그 주체가 공산주의자이기는 어려웠던 것이 당시 상황입니다.
결국 남북한은 강대국의 이해로 분단되고,
이념 대립으로 분단이 심화되었으며,
한국전쟁으로 그 불행한 갈등의 정점을 맞게 됩니다.
전쟁의 원인으로 어느 한 가지만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국제 이해 관계, 냉전의 파동, 미국 내 보수 자본가 그룹의 이해 등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그러나 분명한 한 가지는
한국전쟁의 가장 큰 책임은 김일성 정권이 져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남침을 유도했다느니 하는 말도 있는데 이 무슨 해괴한 논리입니까 ?
전쟁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비인간적인 상황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여야 하고 그것도 더 많이 죽일수록 영웅으로 대접받는
비정상적이고 비인간적인 상황입니다.
종교의 이름으로도,
이념의 이름으로도,
통일이니 조국이니 하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전쟁은 정당화 될 수 없고 일으켜서도 안 됩니다.
(자기 정당 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그런데 남측과 미국이 유도해서 이 끔직한 전쟁을 일으켰다고요 ?
어불성설입니다.
유도한다는 것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라도
유도해서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은 무슨 끔찍한 발상입니까 ?
한국전쟁은
김일성 정권의 권력적 욕망과 대남 적화 통일의 정치적 지향,
스탈인의 권력적, 정치적 이념적 욕망,
그리고 미소 양 강대국의 이해 대립이 빚어낸 합작품입니다.
민족대통일의 기회 운운하면서
김일성정권이 저지른 한국전쟁을 두둔하는 이들도 있는데
김일성이 그간 보여준 권력 행위를 보면
그런 판단이 한참 어리석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인민들을 억압하고 살상했는지를요.
그리고 설사 통일이라는 훌륭한 과업 수행을 위해서라도
그것이 수많은 민중들의 죽음과 행복 파탄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
좀 더 돌아가는 길을 택했어야죠.
통일을 위한 불가피한 희생을 말하기에는
그 피와 눈물이 너무 넘치고 넘칩니다.
김일성의 뜻대로 대남 적화 통일이 이루어졌다면
지금 우리네 삶의 질은 어떨까요 ?
물론 노동당원을 위시한 권력자 및 주변 그룹은 어지간히 살겠지요.
그러나
대다수 민중들의 삶이야
지금 북한 동포들의 실상과 다를 바 없겠지요.
우리 자식들 중 누군가는 꽃제비로 압록강을 넘어가 이리저리 채이며 살다가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르고,
함경도 어디쯤에서 어려운 직업 노동에 시달리며
가난에 절은 인생을 살고 있기 십상이겠지요.
하여간,
내 가슴에 권력자의 배지를 달고 다녀야 하고,
내 집안에 권력자의 사진을 걸어 놓아야 하고....
생각만 해도 갑갑합니다.
누구는 박정희 시대를 이야기하며 피장파장 아니냐는데,
매우 심각한 정도의 차이를 외면한 지적입니다.
자기 자신의 길고 긴 독재정치에 이어,
공화국이란 명칭을 쓰는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는
자식에게의 권력 이양,
즉 권력 세습이 3대 째 버젓이 자행되는 걸 두고도
그런 비교를 한다면
그건 한쪽은 지나치게 돋운 것이고
한쪽은 지나치게 깎아서 억지로 맞대놓는 것이지요.
나는 우리가 공산 치하에서 살지 않고 있는 것을
개인적으로나 민족적으로 퍽 다행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625를 맞아, 한국전쟁에서 스러져간 숱한 영혼에 대해,
깊은 애도와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조국과 자유 수호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넋에 대해
추모와 경의의 마음을 표합니다.
내 조국은 어디까지나 '대한민국'입니다.
이제 남북화해를 바라고 평화적이고 단계적인 통일을 지향하는 요즈음,
전쟁 책임론을 수면 위로 올려서 통일에 걸림돌이 되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전쟁 책임론을 묻어 둘 수는 없습니다.
그건 민족 앞에, 역사 앞에 죄를 짓는 것입니다.
당분간 수면 아래 두되 결코 망각하지는 맙시다. 그리고...........
615 공동 선언의 정신을 지키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오면서
북한을 향해 화해의 손을 내밀고 또 내밀었건만
그 손에 침을 뱉고 칼을 꽂은 북한 집권 세력에 대해서는
좀 더 단호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서해 교전도 그런 것 중 하나입니다.
(사실 한국전쟁 이래로 죽 이어져온 북한의 도발과 만행이야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아닙니까 ?
북파 공작원도 있기야하지만 설마 이것마저도 수평 비교할 정도라고 보는
사람은 없겠지요.
1․21 청와대 기습 사건을 필두로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끔찍했던 아웅산 테러사건, 수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KAL기 격추사건,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만행과 도발이 자행되어 왔습니다.)
남북한 동포들이 만나 얼싸안고 백두에서 한라까지 하나 된 마음을 이어
통일 염원, 평화 갈망의 한 목소리를 내는 한 켠에서
북한의 집권 세력,
북한의 수구꼴통들은
반통일적이고 반민족적인 작태를 부렸습니다.
이런 것에는 정부든 시민 단체든
분명하고도 결의에 찬 목소리로 경고를 해야 옳습니다.
그런데 간혹 편향된 시각을 가진 집단에서
북한의 수구꼴통들과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으니
이게 무슨 해괴한 일입니까 ?
사실 통일도 통일이지만
지금 당장 북한의 인민들이 처한 어려움과 고통도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중요하고도 다급한 일입니다.
진정으로 북한이 민주화되고
그래서 김정일 독재 정권이 물러가고,
자유투표를 실시하여 민주정권이 수립되고,
그리하여 평화적인 통일 방안을
발전적으로 남과 북이 함께 모색해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
정부 차원에서야 직접 나서기 곤란하다지만
이럴 때 시민 단체의 입체적 개입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
머리에 빨간 띠 두르고 두 주먹 불끈 쥐고 외쳐 봅시다.
북한 독재 정권 물러가라 !
민중들을 파탄난 삶으로 몰고 간 북한 수구 꼴통들은 물러가라 !
북한에서도 민주주의의 꽃이여 활짝 피어라 !
그런데...... 엉뚱하게도
북한의 기득권층,
북한의 수구꼴통들과 동일한 주파수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는 것은
무슨 일입니까 ?
이런 반민주적이고 반민족적이며 반통일적인 작태가 어디 있습니까 ?
진정으로 우리 겨레가 하나 되는 아름다운 통일의 그 날을 희망한다면,
이런 따위의 편향된 시각부터 고쳐야 합니다.
이제 625를 맞이하여 호국 영령들에 대한 묵념의 기분으로 글을 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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