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뇌물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한다. 한명숙의 마지막 대응이 주목된다. 그런데 지난 두번의 출석 통보에 한명숙은 "인생을 걸고 맞서겠다"느니 "빨리 공권력을 집행하라"고 오히려 으름장을 놓은 당돌한 모습을 보엿다.


전직 촐리까지 지내신 분이 이렇게 공권력을 모시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이러한 내배째라는 식의 대응은 우리 국민들에게 아주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그렇게 자신있다면 검찰소환에 당당히 응하여 사실관계를 밝혀라이다.

지난 스토리를 잠시 살펴보면 "인사청탁 대가로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를 건넸다."라고 대한통운 곽 전 사장이 증언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었고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은 수사절차상 그 진위를 확인코자 한 전 총리를 소환했지만 한 전 총리 측은 '피의사실 공표'라며 검찰과 정면으로 맞서고 있어 그 기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한 전 총리는 인터뷰에서 "단 1원도 받지 않았다, 그런 삶을 살지 않았다. 내 인생 전부를 걸고 맞서 싸우겠다."라며 정치탄압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과연 검찰이 한 전 총리 측이 주장대로 정치 탄압을 기획한 것일까? 
 

그럴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검찰은 14일 오전 9시까지 2차 소환을 통보하며 "한 전 총리에게 출석을 요구한 것은 수사과정에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 소명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한 전 총리가 출석하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한총리가 검찰 소환에 불응한다고 한다고 해도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이 한 전 총리를 부르는 이유는, 구속하고자는 게 아니라 의혹이 제기된 만큼 확인을 해보자는 것이고 이것은 의혹을 받는 측에 유리한 조처인데 무슨 정치탄압이란 말인가! 검찰의 소환은 '위법성 조각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검찰의 적법한 수사 과정의 하나다.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무고죄로 곽 전 사장을 고소해버리면 그만인데 왜 검찰에 맞서며 이렇게 소란을 피우는지 이해가 불가다.

"모든 인생을 걸고 맞서 싸우겠다."라면서도 고작 한다는 게 소환 불응이고 언론플레이를 통한 여론전이니 방향이 틀렸다. 지금은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하면 먹혔던 구시대가 아니다. 검찰은 철저히 중립을 지키고 있고, 한 전 총리 측에는 막강한 민변과 문재인 변호사,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좌 편향 언론이 버티고 있고, 법원엔 '우리 법 연구회'가 있어 기획수사나 조작이 불가능한데 무슨 정치탄압이란 말인가! 공성진 의원과 현경병 의원은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고자 현 의원은 당당하게 검찰에 나가 수사를 받았고 공성진 의원은 이번 주에 조사에 응한다고 했다. 이렇듯 의혹에 따른 조사는 여야가 따로 없으니 검찰은 공정한 것이다.

제기된 의혹이 틀렸고 억울하다면 공성진 의원이나 현경병 의원처럼 당당하게 조사에 응해 해명하는 자세로 임하면 된다. 언론이 떠들어 일시적으로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더라도 수사에서 모든 의혹을 없애버리고 명예를 회복하면 폭발적인 여론을 얻을 수 있으니 정치인으로서 불리하지만은 않다. 국무총리는 대한민국 공권력의 수장이다. 공권력 수장까지 지낸 한 전 총리라면 법치확립 차원에서라도 마땅히 소환에 응해야 함에도 '영장을 가지고 오라!'라는 둥 여론전이나 펼치고 있으니 모양새는 꼴사납고 의심은 증폭되고 있다.
 

아니 할 말로 한 전 총리 측의 방어 논리대로 '정치 탄압'이라면 오히려 기회가 아닌가? 사실 그대로 중도 우파 정부와 대척점에 있는 노무현 정부 사람들로선 이명박 정부를 공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는데 왜 밖에서 소란만 피우고 있는가 말이다. 1차 소환에 불응하며 여론을 환기시켰으면 2차 소환에선 '그래, 반격을 받아봐라'라며 당당히 출두해서 의혹을 없애고 온 언론을 동원해 정치탄압을 이겨냈다고 선포하면 될 일이 아닌가 말이다. 한 전 총리 측의 논리대로 정치 탄압이 맞았다면, 의혹을 없애버리면 현 정권에 타격을 줄 수 있는데 왜 당당하고 떳떳하게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는가 말이다. 그러니 의심을 받는 게 아닌가!
 

한 전 총리 측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음을 알아야 한다. 검찰을 '피의사실 공표죄'로 고소한 상태이고 최초 보도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걸었으니 이것은 어물쩍 넘어가거나 타협이 있을 수 없는 어느 한 쪽은 분명히 다쳐야 끝이 나는 구도란 얘기다. 검찰을 패퇴시키든, 한 전 총리 측이 패퇴하던 오직 진검승부만이 있을 뿐이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면 한 전 총리는 마땅히 싸워야 할 것이다. 여론전 백날 해봤자 믿어주지 않는다. 오로지 출두해 곽 전 사장의 발언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방법만이 이기는 길이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은 검찰의 소환에 응해야 하니 더는 검찰 출두를 미뤄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