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국회 활극’ 무죄판결 공감할 수 없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의 ‘국회 폭력’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한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단독 재판부의 14일 판결은 국회가 치외법권(治外法權)이고 국회의원은 무소불위(無所不爲)라는 말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우리 시각이다. 강 대표는 지난해 1월5일 국회의 미디어관련법 처리 과정에서 농성하던 민노당 당직자들에 대한 강제해산에 항의하며 사무총장실에 들어가 기물을 파손한 혐의 등으로 1월29일 검찰에 의해 기소됐고 12월24일 결심공판 구형도 징역형 1년6월이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강 대표의 세 줄기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국회경위 폭행 혐의는 신체적 위해(危害) 의도가 없었고, 공무방해 혐의는 정당 대표로서의 항의 차원이었으며 공용물건 파괴 혐의에 고의성 없는 과실이라고 불벌(不罰)한 것이다.
우리는 강 대표가 기소된 직후 그가 국회 폭력으로 재판에 회부된 첫 의원인 점과 함께 경찰의 출석요구 3차례, 검찰의 출석요구 또한 3차례 거부한 점을 주목하면서 이후 입법부 일각의 불법 혐의를 사법부가 어떻게 단죄하는지 지켜봐왔다. 당시 강 대표의 ‘공중부양 활극’은 대한민국 의정(議政)을 세계적 코미디로 전락시켰으며, 그도 1주일 만인 12일 “제 행동이 지나쳤다는 국민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고개숙였었다. 피고인 본인은 잘못을 시인했는데도 별 일 아니니 괘념치 말라는 식이 ‘강기갑 재판의 진실’이라면 법이 설자리는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1심 결론에 공감할 수 없는 우리의 판단이다.
검찰은 항소의사를 밝혔다. 우리는 당일 검찰 발표문이 “국민이 다 보았는데 어떻게 무죄인가? 국회의원이나 국회 내에서는 폭행이나 손괴의 개념, 의도가 다를 수 있는가? 이것이 무죄이면 무엇을 폭행이나 손괴, 방해 행위로 처벌할 수 있는가?”라는 ‘상식의 반문’으로 시작하고 있음을 유의하며, 1심 밖 국민의 시각도 다를 리 없다고 믿는다. 상급심은 상식을 배반한 1심을 취소하고 법이 무엇인지를 다시 선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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