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생활 유통 회사들도 크게 늘었다. 올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를 만족시킨 기업들의 인기 비결은 뭘까.

최근 한국인터넷소통협회가 홈페이지와 블로그와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의 운영 실적을 토대로 1000개 기업의 소통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유통 분야에서 온라인 소통 능력이 뛰어난 기업은 한국도미노피자(전체 3위), 삼성에버랜드(4위), 빙그레(8위), 한국야쿠르트(9위)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통 채널별로 살펴보면 식음료 업계와 유통 업계는 트위터보다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소비자와의 소통 창구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로그의 경우 도미노피자가 조사 대상인 1000개 기업 가운데 가장 잘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한국야쿠르트가 2위를, 빙그레는 전체 5위, 삼성에버랜드는 8위를 차지했다.

식음료와 유통 분야 회사들은 소셜미디어 가운데 트위터보다는 페이스북을 더 잘 활용했다. 페이스북을 활용한 소통 활동에선 빙그레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한국야쿠르트가 그 뒤를 차지했다.

실제로 한국도미노피자의 경우 블로그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입소문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펼쳤다. ‘도미노 쇼킹커머스’라는 소셜커머스 방식을 도입해 신제품 중 맛보고 싶은 피자에 줄을 서면 할인 쿠폰을 주고 인원에 따라 할인율이 늘어나는 마케팅 방식을 도입했다. 도미노 피자 모델을 찍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응모하는 이벤트 역시 입소문을 타며 관심을 모았다. 스마트폰 환경과 소비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적절히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높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빙그레도 인터넷 사용자에게 인기를 끄는 동영상 콘텐츠를 적극 활용했다. 빙그레는 홈페이지와 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를 연계해 CF제작 뒷얘기를 담은 메이킹 필름을 비롯해 임직원이 제작한 동영상을 확산시켰다. 올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를 끈 ‘빙그레의 아카페라’ 광고 영상은 조회수만 5만6000건에 이른다.

삼성에버랜드는 9월 테마 파크의 퍼레이드를 세계 최초로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한 것이 화제가 됐다. 맹인 안내견의 훈련 과정을 사진과 글로 소개한 ‘좌충우돌 안내견 성장기’와 희귀동물을 동영상과 함께 소개하는 ‘온라인 동물원’도 블로거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이외에도 빠르게 확산되는 트위터의 특성을 활용해 주말 극심한 혼잡을 겪는 에버랜드 주변의 교통 상황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롯데백화점은 생활 유통 분야 기업들 가운데 모바일을 이용한 소통 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에 올랐다. 롯데백화점은 ‘내 손안의 백화점’을 백화점 반경 1㎞ 이내에 들어오면 영업점 소개와 현재 진행 중인 할인 이벤트, 주차장 위치, 매장내 고객의 위치를 ‘증강현실’로 실시간 보여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CJ오쇼핑은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고객과 소통을 가장 잘 한 회사에 꼽혔다. CJ오쇼핑은 ‘역발상 마케팅’이 소비자들과 통했다. 기존 홈쇼핑에선 보기 힘든 농촌 살리기 직거래 사이트 ‘오마트’를 열고 공식 블로그 ‘농장24시’를 통해 농사를 짓는 농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해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생활 유통 회사들은 몇몇 회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소비자와의 소통 활동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개 분석 대상 기업 가운데 이들 6개 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 70위권 밖에 밀려났다. 특히 쇼핑몰 분야의 경우 인터넷 비즈니스는 강화한 반면 소셜미디어와의 연계 활동은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상근부회장은 “생활 유통 분야의 기업 상당수가 소비자 불만에 대해 무대응의 원칙을 고수하며 고객의 목소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것을 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과거 문제가 생기면 웹사이트의 게시판을 폐쇄하던 관행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석은 2004년 50개 대기업이 공동 개발한 ‘인터넷고객만족지수’와 2008년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환경에서 소통 활동을 평가하는 ‘소셜소통지수’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조사에는 전국의 성인남녀 4000명과 전문가 86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