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을 차마 잊을 수가 없다. 본래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세간에서 회자(膾炙)되지만
이렇게 참담하고 허무하고 안타까운 잔인했던 4월은 처음인 것 같다. 한 사람의 직업윤리의식
결핍과 무책임한 가치관으로 대형해난사고를 일으켜 생때같은 3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가게 한
어이없는 재난은 어쩌면 부끄러운 우리 시대의 자화상인 것 같다.

생각만해도 분하고 원통하며 안타까운 인재였기 때문이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은 도대체 왜
그랬을까.

어떻게 청순하고 해맑은 그 꽃다운 나이의 학생들을 선실에 남겨두고 자기들만 살기위해 빠져
나갈 생각을 했을까. 자기들 아이였어도 그랬을까. 이들이 최소한의 직업윤리의식과 책임감이
 있었다면 어쩔수 없는 재난은 당했어도 그렇게 많은 인명피해는 없었을 것이 아닌가.

선장과 선원들이 일부러 승객들을 사지로 몰지는 않했을 것이나 그저 승객들은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만 살아야겠다는 무책임한 가치관 때문이다. 이번 세월호 대형참사가 보여준 직업윤리의식
의 결핍과 무책임한 가치관은 비단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에게만 국한된게 아니다.

우선 정치권을 비롯한 우리사회 전반에 걸처 도덕적 윤리의식이 희박하고 무책임한 가치관이
 팽배하여 “나부터 살고 보자”는 이기주의(利己主義)가 현재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
이다. 대형참사가 있을 때 마다 우리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무엇을 규제하고
강화한다는 소리만 요란하다. 아무리 법을 고처 규제를 하고 강화 한들 도덕적해이가 사회를
지배하는 한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덕적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고취시키는 가치관의 교육과 정치권이
솔선수범하여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행하는 것 뿐이다. 산업화와 성장도 좋고 민주화와 민주주의
도 좋지만 우리가 배우고 잊지말아야 할 것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의식
이다. 아무튼 사람이 사람값을 못하면 짐승만도 못한 것 아닌가. 약자를 도울줄 알고 남을
 배려할줄 알아야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다 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자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