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이 2일 오후 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 씨에 대한 병역 논란 관련 긴급브리핑에서 서울시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5.9.2/뉴스1 / (서울=뉴스1) 변지은 인턴기자 ⓒ News1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의 아들 주신 씨의 병역기피 의혹을 왜곡 보도한 MBC 취재기자와 사장 등을 형사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포털 댓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주신 씨의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관용 없이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미 검찰과 법원이 여러차례 '병역법 위반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지만 공중파 방송까지 이를 문제삼고, 최근 1000여명으로 구성된 '박주신 병역법 위반 고발시민모임'이 박 씨를 다시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 검찰이 공안2부에 사건을 배당해 수사에 착수하자 시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석 시 정무부시장은 2일 시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심사숙고 끝에 어제 MBC가 방송한 주신 씨의 병역기피의혹 논란을 의도적인 허위왜곡 보도로 규정하고 박원순 시장의 명의로 기자와 사회부장, 보도본부장, 사장 등을 허위사실 적시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부시장은 "MBC 보도는 공영방송이기를 포기한 의도적인 허위 왜곡 보도"라며 "허위사실 유포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들의 왜곡된 주장을 여과 없이 편파적으로 방송했다"고 비난했다.

임 부시장은 "이번 사안은 2012년 2월22일 주신씨가 세브란스병원에서 MRI 공개검증을 통해 4급 보충역(공익근무) 판정 당시 제출한 MRI와 동일 인물임이 입증되어 명백히 종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4년 징병검사에서 2급(현역) 판정을 받은 주신 씨는 2011년 8월29일 공군에 입소했다. 하지만 허벅지 통증으로 닷새만인 9월2일 귀가 조치됐고, 그해 12월 자생한방병원에서 엑스레이와 MRI를 촬영하고, 병무청 재검을 받아 4급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

강용석 전 국회의원, 한석주 신촌세브란스 전문의 등은 2012년 1월 "자생병원 MRI는 바꿔치기한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고, 주신 씨는 그해 2월22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적으로 MRI를 촬영, 동일인의 MRI라는 결론이 나와 강 전 의원이 사퇴하고 한 교수가 공개사과를 했다.

또한 서울중앙지검은 2013년 5월 주신 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그간 찍은 MRI는 모두 주신 씨의 것이고, 4급 보충역 판정 또한 정당하다며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일부 네티즌들이 박 시장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병역비리'를 주장하며 댓글을 달자 지난해 4월 서울중앙지법이 "'병역비리' 표현은 허위사실로 박 시장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며 유포를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승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 등이 집요하게 문제를 계속 제기하자 박 시장 캠프에서 이들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고, 선거가 끝난 뒤 취하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이 양승오 씨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죄'로 기소해 현재 1심이 진행중이고, 올해 7월 울산지법이 그 중 한명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으로 유죄 판결했다.

이처럼 그간 검찰과 법원의 결정으로 병역기피 의혹은 말끔히 해소됐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임 부시장은 "그럼에도 MBC는 '자생병원 MRI는 20대가 아닌 40대 남성의 것이라고 단언한다'는 피고인 양승오씨의 허위 주장을 그대로 방송했다"며 "이 부분은 검찰이 피고인을 허위사실 유포로 기소하게 만든 핵심적인 허위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BC 기자 등을 허위사실 적시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형사고발하고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도 청구할 것"이라며 "언론중재위원회에는 정정보도를 청구하겠다. 사전에 해당기자에게 사실을 알렸음에도 편파 왜곡보도를 한 것은 악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임 부시장은 또한 "일부 포털사이트와 SNS, 인터넷매체 등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세력에 대해서도 관용없이 법적인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알렸다.

MBC는 전날 뉴스에서 그간 검찰과 법원의 판단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박 시장의 아들, 주신 씨의 병역 기피 의혹 논란이 커질 태세"라며 "시민단체가 주신 씨를 고발하고 나서 검찰 수사가 착수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