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자유게시판 > [당선무효] 충격 휩싸인 靑 “올것이 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29일 오전 문재인 민정수석으로부터 검찰 수사결과의 주요 골자를 보고받은 뒤, 오후에 다시 세세한 부분에 대해 추가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대통령은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는 검찰 수사결과 거의 모든 의혹의 정점에 노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관여돼 있다는 사실에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문희상 대통령 비서실장 및 수석 등 고위 관계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드러내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출범 이후 최대 위기”라는 절박한 현실인식이 깔려 있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인사들은 “할 말이 없다” “유구무언”이라며 입을 닫았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냐”고 반문하는 인사도 있었다.

청와대는 노대통령이 비록 시차는 있지만 금품수수 현장에 합석했고, 지방선거 잔금 유용을 지시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 대통령의 직접 연루사실에 대한 파장이 심상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도덕성, 청렴성, 정치개혁을 내세운 참여정부의 상징성이 크게 퇴색될 것이란 점 때문이다.

노대통령이 오래전에 전모를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란 관측도 점차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지난 10월 노대통령이 “눈앞이 캄캄했다”며 재신임 카드를 빼든 것은 바로 이를 염두에 둔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태영 대변인은 용인 땅 매매를 놓고 노대통령의 말바꾸기가 지적되자 “대통령은 ‘호의적 거래’ 수준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방어했다.

윤대변인은 당초 이날 오후 1시30분 검찰 수사결과 발표 직후 청와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여러 단계의 내부 논의를 거쳐 오후 5시가 돼서야 정리된 입장을 내놓았다.

노대통령의 향후 결심은 수차례 언명된 바 있어 쉽게 예견이 가능한 상태다. 노대통령은 “측근비리·대선자금 검찰 수사가 끝나고 특검까지 마무리되면 국민들에게 진상을 소상히 밝히고, 어떤 방법으로든 재신임을 물을 것”이라고 되풀이해서 밝혀왔다.

노대통령의 연루 사실은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내년 1~2월 열린우리당 입당, 2차 개각, 재신임 등 예견되는 정치 승부수들이 기대만큼 효과를 발휘할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이제는 노대통령의 ‘정치개혁’이 예전보다는 훨씬 순도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래용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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