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統 關聯資料 // 陸英修, 朴志晩<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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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1월 1일자 서울신문 10면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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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 단독회견/
아내로, 엄마로/
청와대 3년/
살림솜씨서 옷차림까지/
알뜰히 공부하며 봉사/
바쁜 일과 끝나면 저녁엔 가족들 모여/
지만군 그림책엔 아빠 솜씨도/
양지회와 사회활동 - 모두 함께 잘 살 때까지 부지런한 살림을/
즐겨 입는 한복 차림/
자녀 교육은 스스로
기뻤던 일 슬펐던 일 ---
등등의
크고 작은 제목이 얹혀진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070314 + 070315
/拏頭 全 泰樹 ***
* 사진 설명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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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군을 달래는 육여사/
‘퍼스트레이디에서 한 어머니로 돌아가는 순간의 육여사.
사무보고를 받고 있을 때 심심한 듯한 아들 지만군이 들어왔다.
“이번 토요일에도 학교 동무들을 많이 데려다 놀자, 응?”
<자기가 앉았던 의자에> 아들을 대신 앉히고 달래는 모습(위 사진)
본사 金炯德 기자와 단독 회견하는 육여사(오른쪽 사진)---
* 이하, 기사 본문 *
볕바른 북악산 품에 안긴 겨울 청와대는 새해맞이의 희망에 부풀어 명쾌한 분위기였다. 나라살림의 여러 가지 면에서 중요한 키포인트가 된 1967년. 또 한 해의 도약을 다짐하는 퍼스트레이디 육영수 여사는 세모의 바쁜 일정을 쪼개내 가진 기좌와의 단독회견을 통해서 지난 3년간의 굵은 발자취를 돌아보며 새 의욕에 찬 신년설계를 들려주었다.
노력엔 한이 없군요
꽃분홍색 응접세트와 커튼이 연미색 벽지와 양탄자에 어울려 밝은 꿈의 신방의 연상시키는 부인접견실. 창으로 밀려드는 하오의 햇살이 부신 듯, 한쪽 커튼을 내리고 앉는 육여사의 백색공단 한복차림이 퍽 청순하고 건강해 보였다.
― 지난 3년간 청와대 생활을 돌아다볼 때 마음에 남는 일은?
“알을 하느라곤 했지만 마음에 흡족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노력엔 한이 없다는 것을 갈수록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그만큼 책임도 무거워지고.”
― 그 동안 크게 변한 것이 있다면?
“마음의 변화는 없는데 내 얼굴에 주름살이 자꾸 생겨 걱정이라 할까?”
환하게 웃으며 가볍게 뺨을 누르는 자그마한 손 무명지에 청자빛 비취가 곱다.
즐거운 공부시간
― 최근의 일과는?
“부득이한 공식행사 이외에는 상오 중은 나의 교양시간으로 정해있어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서 아침 두 시간 동안 전문강사를 초빙해다 공부하는 게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다음 시간은 청자에 관한 강의에요. 신문학에 관한 것도 한 4개월 들었답니다. 물론 전문적은 못되고 그저 신문에 관한 상식, 어디에 실리면 비중이 큰 것이라든지 그 정도는 알게 됐지요….”
이것은 기자에게의 조크.
― 그 중에 가장 흥미 있던 과목은?
“사학(史學)이었어요. 어느 나라에 가나 가장 어려운 건 한국을 말하게 될 경우가 아네요?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철저한 성격이라 자신은 괴롭지만, 한국에 관해서 어느 자리에서나 자신 있게 말하고 싶었어요. 어떤 전공을 하게 되면 단연 사학을 택하게 될 거예요.”
아빠의 피리소리도
― 하오의 시간은 어떻게 보내시는지?
“하오엔 주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저녁식사 때부터 잠잘 때까지는 가족끼리 보내는 편이죠.”
이 때의 가족의 단란한 분위기는 일반 가정과 별다를 게 없고 오히려 정무(政務)에 빼앗긴 가족들과의 시간 보충을 위해 더욱 친밀한 시간이 된다는 것.
텔레비전 보기를 즐기시는 박대통령의 단골 프로는 ‘컴뱃(combat)’, ‘도망자’, 스포츠 중계 등 …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지만(志晩)군 곁에서 때로는 옛날 교직자 시절의 솜씨를 보여 아드님 스케치북에 아빠의 그림이 몇장씩 끼는 게 보통이라고.
이 시간의 육여사 자신은 신문 읽기로 시간이 소비된다.
“신문을 안 보면 세상 물정에 어두워지거든요. 또 여러 가지 힌트도 얻게 되고… 정말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밤 9시 30분, 지만군이 잠들고 두 따님이 공부방으로 건너간 다음 호젓한 시간엔 박대통령께서 곧잘 피리를 즐기고 그 처량한 음색에 젖어들면서 육여사는 일기를 쓴다고 했다.
‘말하고 싶으면서도 다하지 못한 말을 적으며 혼자 마음을 푸는 거니까 일기라기보다는 호소장이지요.“
언젠가는 공개할 마음이 있는지 묻자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거듭 다짐을 한다.
즐겨 입는 한복차림
―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옷차림에 대하여….
“여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는 것이 옷차림이지만 공적(公的)인 입장에서 더욱 신경이 쓰입니다. 반드시 좋은 비싼 천이 아니라도 빛깔과 무늬로 어떤 자리에서나 어울릴 수 있는 것이 한복의 장점이 아니겠어요? 더구나 모든 게 감춰지니까 신경도 덜 쓰이고. 다만 때와 장소에 따라 옷을 가려 입는 관습이 일번에게 아쉬울 때가 많아요. 번쩍이는 양단옷을 거리에까지 입고 다니는 건 한국에서나 있는 일 아니에요?”
옷의 바른 입음새에 대해 강조를 했다.
자녀교육은 스스로
― 이번에 경기(京畿)여중에 합격한 槿英양(둘째따님)의 어머니로서 중학입시방법에 대한 소견은?
“금년 같이 과외공부를 안 해도 들어갈 수 있는 교과서 중심 출제가 얼마나 좋아요? 가정교사란 어떤 부족한 한두 과목 보충지도나 해 주는 데 그쳐야지 전적으로 맡기면 항상 자기실력보다 남의 실력에 얹혀 지내는 것밖에 더 되겠어요? 의뢰심만 생기고. 나부터 실천하겠다는 고집으로 종내 우리 아이에겐 가정교사를 두지 않았답니다.”
기뻤던 일 슬펐던 일
― 국제무대에서의 감격적인 회고는?
“서독 방문 때 우리 광부들과 만났을 때 지금 생각하면 쑥스러울 정도로 눈물이 쏟아지던 일, 비행기 멀미를 몹시 해서 정신이 아찔아찔하다가도 비행장의 환영객들 앞에 나설 때만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대통령 뒤에 따라나서던 일 등 혼자만의 감회도 깊고 ….”
― 지난 3년간 가장 어려웠던 일은?
“국민들과 뜻하지 않은 마찰이 생겼을 때지요. 가령 재작년의 6.3데모 같은 …. 이런 건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서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었다는 게 큰 원인이라고 봐요. 대화가 없으면 오해가 생기는 거죠. 나는 늘 대통령께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대통령 스피치는 너무 어려워서 일반 국민들에게 전달이 잘 안 된다구요. 정부가 조금만 친절하게,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 그 후 학생들을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아주 수줍어들 하더군요.”
순진한 만큼 오해의 파문은 큰 것을 절감했다는 표정.
양지회(陽地會)와 사회활동
― 그 동안 힘써 온 양지회 사업과 주부의 여가선용에 대해서….
“부지런한 엄마 밑에선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법입니다. 우리 나라 형편이 남자들에게만 가정경제를 미루고 앉아 있을 수 없는 실정 아니에요? 살림을 알뜰히 하는 만큼 남는 시간을 또 알뜰하게 이용하면 그만큼 생활은 나아질 거예요. 일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일거리가 문제라는 사람도 있더군요. 그러나 일거리는 부지런한 사람에겐 얼마든지 있어요. 또 반드시 무얼 배워서 부업을 한다는 것보다도 자기 주변에서부터 머리를 써서 활용해 가는 것도 중요해요. 시골집은 대개 울타리를 싸리로 해 놓았는데 이왕이면 과일나무를 이용하면 좋지 않겠어요? 감나무나 대추나무는 아무데나 잘 되는 건데 좀 심으라고 일러주면 접을 붙여야 한다고 핑계를 대요. 감씨를 심어서 나는 고염나무에 접붙이는 게 무어 힘들겠어요? 요는 마음이 문제지요. 나는 거기까지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도 좀 크면 각자 집안에서의 일거리를 나눠 주고 주부는 남편을 도와 가계부의 수지균형을 위해 함게 노력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것이 바로 국가경제를 돕는 길도 되고….”
“양지회가 성공적으로 움직여가는 것도 잘 사는 사람일수록 시간과 경제력을 남에게 도움 주는 방향으로 쓰자는 뜻으로 합쳤기 때문이지요.”
제주도에선 아이를 낳으면 귤나무 하나 심어 이 다음의 학비 예산을 세운다고 실례를 들어가며 이 대목에선 특히 능변이 되었다.
― 그 동안 알게 모르게 도와 준 불우한 어린이들 이야기….
“양지회에서 지금 하고 있는 모범 학생 장학금 이외에 개인 자격으로 오랜 인연을 지속하면서 돌보는 아이들이 몇 명 있으나 공개하기는 거북해요. 그와 비슷한 환경의 불우 소년이 너무 많은데….”
― 올해는 2차 5개년 계획 시작의 해. 여성계에선 어떤 뒷받침이 필요할까요?
“재작년보다 작년은 현저한 여성계 발전이 있었다고 봅니다. 사회 명랑화 사업이나 봉사사업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서로 이웃을 돕자는 정신이 자라간 것이 사실이에요.”
“전국에 여성회관도 계속 세워져서 이번 몸으로 5개소가 완성되는 셈이죠. 지난 해 다져 놓은 발판에 경험을 교훈 삼아 더욱 활발히 각 부문에서 힘쓴다면 보람 있는 열매가 맺어지리라 믿습니다.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사실 미안하고 마음 아픈 일이지만 사치를 줄이고 절약해서 다 같이 잘 살게 될 때까지 노력해 주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가정 경제난만 해소되면 다 되는 일 아닙니까?”
우리는 아직 허리띠를 졸라매고 절제해서 살아야 잘 사는 나라를 따라갈 수 있다고 생활인으로서의 근면함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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