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 교사를 교단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이 교원단체들의 반발로 파행을 겪고 있
다. 교원단체들이 부적격 기준에 반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에 따라 다음달부터 실시하려던 일정이 차질을 빚을 공산이 커졌다.
교원단체들이 분명하고 공정한 기준을 요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를 빌미로 부적격 교사 퇴출제도의 도입 자체가 무산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기준이 모호하고 미흡하면 명확하고 공정하게 바꾸면 그만이다. 그러나 교원단체들
이 내심 제도 도입에 협력할 의사가 없다면 기준을 몇 가지 고치는 것으로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교원단체들은 당초에 무능 교사의 퇴출을 포함한 종합적인 교원평가제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이 같은 교원단체들의 반발에 밀려 대안으로 나온 것이 부적격 교사의
퇴출제도다. 비리와 범법을 저질렀거나 정신적.신체적 질환이 있는 교사들만이라
도 교단에 설 수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진작에 했어야 할 일이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최소한의 조치다. 이런 점에서 교원단체들은 오히려 유능하고 성
실한 대다수 교사들의 권위와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부적격 교사들의 퇴출
에 앞장서야 한다. 이 판에 상습적이고 심각한 폭력을 행사하는 교사를 부적격 대
상에서 빼야 한다거나 중대 비리나 범법 행위자마저 교단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교원단체들의 주장은 지나치다.
우리는 무고한 교사가 무분별한 민원이나 괘씸죄로 엉뚱하게 퇴출돼서는 안 된다
고 생각한다. 이는 합리적인 기준과 공정한 구제절차를 마련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
다. 교원단체들이 온정주의에서 벗어나 진정한 교권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만 있다
면 부적격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교원단체들은 차제에 무능한 교사를 솎아내는 전면적인 교원평가제의 도입에도 적
극 협력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이미 무능 교사의 재교육과 퇴출제도를 시행 중이
다. 교사의 능력을 평가해 확실한 상벌을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교육과 교사들이
살 길이다.
171314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