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 비리 척결과 경쟁력 강화
사학 비리가 또 드러났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재단 자금을 유용하고 학생 편입학과 교사 채용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등 전횡을 일삼은 사학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도내 모 학원 이사장은 공금을 횡령했다가 적발되자 변제하기도 했다. 사학의 도덕불감증을 실증하는 사례들이다. 비리 수법도 다양해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이쯤 되면 사학이 `비리의 온상'이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일대 수술을 가해야 한다.
사학이 이 지경이 되도록 지도·감독기관은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사학이 경영자 일가의 사유물처럼 운영되고 불투명한 회계처리로 구조적 비리가 계속돼 왔는데도 제대로 눈을 뜨지 못한 교육부와 도교육청은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형식적 감사로 불법적인 사학 운영을 방치해 온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사학의 경쟁력은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 감사원이 외부감사 확대를 검토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다. 사학도 반성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사학의 비리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허탈감과 좌절감을 안겨 줄 수 있는 범죄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번 적발을 자정노력을 통해 투명성과 공적 책임성을 높이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개정 사학법을 합리화하는 방편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렇잖아도 사학법 재개정 문제로 여·야가 심각하게 대립하는 형국이 아닌가. 일부 사학에서 비리가 적발됐으나 사회적 공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사학이 더 많다. 모든 사학을 `잠재적 비리집단'으로 몰아가서는 곤란하다. 개정 사학법은 사학의 자율성과 건학이념을 희석·왜곡시킬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비리는 척결하되 경쟁력을 높이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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