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盧대통령, 교육현실을 거꾸로 읽고 있다
[문화일보 2006-08-09 14:05]
노무현 대통령은 8일 교육인적자원부를 방문해 “교육부가 중심 을 잡고 이만큼 끌고왔기 때문에 교육정책이 대과없이 가고 있다 ”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인식은 교육 현실을 거꾸로 읽 는 잘못임을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빗나간 교육정책으 로 공교육 불신이 심화하는 등 갈수록 황폐화하는 교육실상에 대 한 국민일반의 시각과는 괴리가 커도 너무 크다.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가 퇴임한 그 이튿날 노 대통령이 교육부 직원들을 위로·격려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하지만, 교육부총리 인사 실패에 대한 자성과 자책을 앞세우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 러나 그러긴커녕 “교육부가 참 잘해왔다. 초·중등학교에서 창 조적 교육, 건강한 시민교육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현실과는 거리 가 먼 극찬으로 일관했다. “이렇게 칭찬받은 적은 처음”이라는 교육부 직원들의 소회를 전해듣는 것조차 민망하다.
시대착오적 평등주의 교육정책의 고수로 인한 학력의 하향 평준 화, 공교육의 부실로 인해 여전히 높은 사교육 의존도, 신입생 선발권을 포함한 자율성 규제로 발목이 잡힌 대학 발전, 전교조 등 이념이 편향된 운동권 단체에 휘둘려 일탈하기 일쑤인 교원평 가·성과급 등 각종 제도 등에 대해 교육 수요자들의 지탄이 얼 마나 심한지는 교육 당국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노 대통령이 “2 002년의 대학입시제도 개정 때도 많은 비판이 있었지만 진일보했 다”면서 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 또한 진일보라고 한 대 목도 마찬가지다. 내신·수능·논술 등 3가지 평가를 골고루 잘 받아야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에 2008학년도 대입제 도는 ‘죽음의 트라이앵글’로 불려온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 이다.
노 대통령부터 교육부 업무를 일일이 챙기기에 앞서 교육의 현실 을 읽는 안목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그같은 인식교정 없이는 차 기 교육정책 수장의 인사도 실패의 연장이기 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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