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 곳곳에 들어서는 한국 ‘교육 難民村’
[조선일보 2007-01-08 23:11]
중앙대 장치순 교수 팀은 오는 2011년 우리 국민이 해외 留學유학과 硏修연수에 쓰게 될 돈이 103억달러(약 9조6000억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2000년 10억달러에서 11년 만에 10배가 되는 것이다. 올해 해외 유학·연수 비용은 45억7000만달러(약 4조3000억원)로 추정했다.
해외 유학과 연수가 선진국의 앞선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고급 인적자원을 키우는 일이라면 걱정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2005년의 早期조기 유학생 수는 해외파견 부모를 따라간 경우까지 합치면 3만5000명이다. 그중에 중국에 간 경우가 6300명, 동남아가 4000명이었다. 대한민국 학부모와 학생이 대한민국 GDP의 5분의 1, 10분의 1밖에 안 되는 나라의 교육이 우리보다 낫다며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녀 數수가 감소하고 소득이 늘면 학부모가 요구하는 교육의 質질과 水準수준은 더 다양해지고 더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공교육은 고급화되는 교육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따라가기는커녕 어떻게 하면 모든 교육을 평준화의 틀 안에 우겨넣을까만 궁리 중이다. 外高외고들이 입시에서 어려운 문제를 출제했다거나 유학반을 운영했다는 이유로 단속에 나선 것이 그 例예다. 우수한 아이들을 뽑아 잘 가르쳐 선진국 우수 대학에 진학시키겠다는 노력을 무슨 범죄라도 되는 양 ‘일제 團束단속’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학부모들은 교육 과정과 교육 환경이 나은 곳을 찾아가게 마련이다. 교육당국의 본분은 그런 좋은 학교를 더 많이 만드는 일이다. 그게 여의치 않으면 동남아가 하는 것처럼 선진국의 좋은 학교를 들여와 교육계에 刺戟자극이라도 줘야 한다. 여러 해 전부터 싱가포르의 미국系계·영국系계 중·고교에는 한국 학생들이 몰리고 있고 태국의 국제학교 107곳, 중국 베이징의 국제학교 30군데에도 한국 학생들이 밀려가고 있다.
정부는 미국·영국·캐나다는 물론이고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태국·홍콩 등 각국의 변두리 거리에 한국인 어머니와 자녀로 이뤄진 ‘교육 難民村난민촌’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 이 현실을 언제까지 모른 체하고 있을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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