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원 '중국집에 61명 거주' 논란

최보윤 기자

통합진보당의 당대표를 비롯한 당직 선거(25일~30일)를 앞두고 ‘유령당원’ 주장이 23일 또 다시 제기됐다. 선거인명부엔 올라 있으면서도 주소나 연락처가 불분명한 정체불명의 ‘수상한 당원’ 160여 명이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통합진보당 경기도당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송재영 군포시당위원장이 선거인 명부 주소지를 확인하던 중 발견했다. 동일한 주소에 다섯명에서 많게는 61명이 집단 거주하는 것으로 돼 있고, 특히 61명이나 집단 거주하는 곳으로 등록된 경기 성남구 수정구 중동의 주소지는 중국집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 경선 당시 유령 당원을 동원해 부정경선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옛 당권파 측이 당 대표 선출에서도 같은 부정을 되풀이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송재영 선거본부 측이 확인한 선거인 명부 주소지에는 △성남시 중원구 중동 2XXX번지에 61명 △경기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4XXX번지에 31명 △성남시 중원구 금광1동 6XX번지에 31명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 2동 3XXX번지에 17명 △성남시 중원구 중동 7XX번지에 8명 △성남시 중원구 중동 8XX번지에 8명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1XX번지에 5명 등이 거주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31명의 주소지 중 한 곳은 어린이 도서관이었고, 17명의 동일한 주소지로 나타난 곳은 한 작은 가게였다.

이번 대표 경선에 나선 송 후보 측에 따르면 160여명의 유령 당원은 모두 성남시에서 발견됐다. 성남시는 옛 당권파의 중심세력인 경기동부연합의 근거지 중 하나다. 이들 중 일부에게 거주지를 확인해본 결과 실제로는 그곳에 살지도 않으면서 주변 권유에 따라 옮기거나, 권유했던 사람의 주소에 함께 기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진보당 경선에선 당 대표와 최고위원, 각 시·도당 위원장을 함께 뽑는다. 선거인단이 당 대표, 최고위원, 시·도당 위원장 선출에 모두 투표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이처럼 선거인단의 주소지가 실제 거주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바뀌어 있다면 부정 선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송 후보의 선거대책본부 측은 “이들이 오래전부터 특정 정파가 관리해 온 당권자로 의혹을 사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선거 논란은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진보당 중앙선관위는 송 위원장의 이의 제기에 따라 실사를 거쳐 각각 주소지당 인원을 재조정한 선거인단 자료를 다시 배포하고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