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이회창 출마, 한나라당에겐 '꽃놀이패'
글쓴이 관찰자 작성일 2007/10/23 22:12 조회 487 추천 28
최근 정치권이 '이회창 출마설'로 발칵 뒤집힌 모양입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회창 출마가 보수 진영을 분열시킴으로써 '대세론'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는 눈치며, 범여권 입장에서는 이것이 현재의 1강1중3약 구도를 깰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내심 기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들만의 착각입니다. '이회창 출마'는 한나라당에게는 무조건 '플러스'이고, 범여권에게는 무조건 '마이너스'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한나라당은 경계하고, 범여권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이회창이 출마한다면 이것은 '이명박과의 후보단일화' 혹은 '이명박 낙마'를 염두에 둔 포석입니다. 이미 한나라당 후보가 이명박으로 확정되었는데 왠 '후보단일화'이고, 왠 '낙마'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현재 대선 정국의 흐름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범여권은 지지율 올라갈 일만 남았고, 이명박은 지지율 떨어질 일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정치평론가들이 '이명박 우세'를 점치면서도 이명박의 현재 지지율(50~55%)은 하향 조정될 수 밖에 없고, 범여권 대표주자인 정동영의 현재 지지율(15~20%)는 상향 조정될 수 밖에 없다는데에는 전혀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 1달여 남은 기간 동안 정동영의 상승세가 이명박의 하락세를 따라잡기에는 다소 버겁지 않겠냐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명박의 지지율이 조정국면을 거치더라도 45% 선에서 멈추고, 정동영 또한 '후보단일화' 성공으로 상승세를 타더라도 35%를 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여론조사 지지율 수치이고, 이것이 실제 대통령선거에서 득표율로 환산되면 대략 53%대 43%가 되지 않겠냐는 것이 한나라당 내부의 분석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현재의 구도가 그대로 12월 19일까지 이어진다는 전제 하에서 입니다. 만일 이같은 구도를 깰 '불가항력적 사건'이 터지거나, 보수가 분열되는 시나리오가 나오게 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바로 이같은 흐름 속에서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 김경준이 귀국을 앞두고 있고, '이회창 출마설'이 측근들과 지지자들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얼핏 보면 범여권에게 '꽃놀이패'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반대입니다. 이것은 한나라당에게 '꽃놀이패'이고, 범여권에게 '악몽의 시나리오'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통합신당의 정봉주가 '이회창이 출마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한 모양인데 정치적 감각 정말 '제로'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한나라당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명박이 범여권과 검찰이 연이어 터뜨리는 '검증 폭탄'을 맞고 지지율이 끊임없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12월 19일을 맞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정치평론가들이 이명박의 지지율이 45% 수준까지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략 지금보다 많게는 10%에서 적게는 5%가 떨어진다는 이야기인데, 그렇게 이명박으로부터 이탈해가는 5~10%가 과연 어디로 가겠습니까? 아마도 이들은 대통령선거 투표일 직전까지 상당수 '부동표'라는 형태로 남아있게 될 것입니다.
바로 이 부동층이야말로 '후보단일화 이벤트'를 통해 지지율을 35% 수준가지 끌어올린 정동영에게는 '희망'이 됩니다. 그리고 이 '부동층'은 한나라당 지지자에게는 지난 1997년과 2002년 선거에 이어 또한번의 '공포'로서 다가올 것입니다. 그렇다면 '희망'을 느끼는 쪽과 '공포'를 느끼는 쪽 중 어느 쪽의 결집력과 자신감이 더 높을까요? 그래서 한나라당에게는 이것이 '악몽의 시나리오'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모드로 가면 정권교체 확률은 '제로'가 됩니다. 그리고 이같은 시나리오로 한나라당이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것은 '로또복권 당첨'과 비슷한 수준의 요행을 기대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이같은 구도를 깰 수 있는 절호의 카드가 바로 '이회창 출마'입니다. 이회창으로의 '후보교체' 혹은 이명박-이회창의 '후보단일화 이벤트'야말로 현재의 대선구도를 180도 바꿔놓게 됩니다. 그렇게되면 한나라당이 '수비'에 치중하고, 범여권이 '공격'에 치중하는 현재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어 한나라당이 도리어 '맹공'을 퍼붓고, 범여권은 한나라당의 카운터펀치로 인해 그로키 상태에 몰릴 수 밖에 없는 '수세'로 몰리게 됩니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김경준이 들어와서 제 아무리 '폭탄 선언'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회창이라는 또 한명의 선수가 링 위에 올라가있으면 곧바로 후보교체 혹은 후보단일화를 통해 수비 국면을 손쉽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이벤트'에 완전히 재를 뿌릴 수도 있게 됩니다.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정동영-이인제-문국현의 단일화 쇼와 이명박-이회창의 단일화 쇼 중 어느 쪽이 국민적 시선을 더 많이 끌겠습니까? 특히, BBK 주가조작 피의자로 이명박이 검찰에 소환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이명박을 제명한 가운데 이회창을 입당시켜 박근혜-이회창 후보단일화 쇼를 벌인다면 과연 범여권의 단일화 쇼가 흥행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회창 출마'는 한나라당의 입장에서 볼 때 무조건 '꽃놀이패'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을 막겠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되겠습니까?
범여권에는 현재 정동영 이외에도 이인제, 문국현, 장성민, 장기표, 정근모, 이수성 등 후보들이 난립해있습니다. 그러나, 친노 어용신문은 물론, 범여권 대표선수로 확정된 정동영까지 그 누구도 이들 후보를 욕하거나 폄하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나중에 후보가 단일화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에서는 '이회창 출마'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나중에 후보가 단일화될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한쪽은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면서 끊임없이 변화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데 다른 한쪽은 "무조건 이대로~"만 외치면서 스스로를 막다른 골목으로 가둬놓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것들을 떠나서 '게임의 구도'가 이토록 극명하게 갈리면 승패는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를 오직 조선일보와 한나라당만 모르고 있습니다. 정말 딱한 노릇입니다. 그래서 또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회창 출마가 '꽃놀이패'인 이유는 또 있습니다. 현재의 구도대로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면 범여권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건 '1%의 행운'이 작용하여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되건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반드시 분열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명박이 패배할 경우 그 책임을 물으려는 친박세력과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당권을 거머쥐는데에 성공한 친이세력이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건 한판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으며, 그 결과는 누가 당의 헤게모니를 잡든간에 무조건 분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쪽은 '헤게모니'를 쥐고 있고, 다른 한쪽은 '명분'을 쥐고 있는데 이들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한나라당과 또 하나의 보수신당으로 갈라서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경우에도 한나라당의 분열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미 대통령이라는 가장 강력한 헤게모니를 장악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하는 '대의'와 이명박 세력이 가급적 많이 금뱃지를 달아야하는 '소의' 중 어느 쪽을 선택하겠습니까? 당연히 후자입니다. 그러다보니 친박세력들 중 박근혜를 제외하고 공천을 움켜쥘 사람은 거의 없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필연적으로 분열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시각을 바꾸어서 범여권 쪽을 살펴보면 범여권은 '후보 단일화'에만 성공할 수 있다면 이번 대선에서 정권을 잡건 말건 내년 총선에서 원내 제1당에 올라설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만일 대선에서 승리한 여세를 몰아 총선을 치루게 된다면 통합여당의 면모를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두 쪽으로 갈라진 보수정당들과 경쟁하게 됩니다. 또한, 대선에서 패배한 경우에도 막판까지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등 최선을 다한 모습이 국민들 뇌리 속에 각인되게 되면 거대 여당에 대한 '견제심리 발동'으로 인해 총선에서 원내 제1당에 올라설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더욱이, 민주당 분당, 재보선 및 지방선거 참패, 대통령 레임덕, 범여권 통합, 후보 단일화 등 수많은 이벤트 속에서 너무도 뼈저린 역사적 교훈을 얻은 범여권은 대통령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단일 대오를 유지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그러나, 만일 한나라당이 '이회창 출마' 카드를 제대로 활용하여 이번 대선을 치룰 경우 상황은 180도 달라지게 됩니다. 한나라당이 이명박을 아웃시키고 이회창을 새로운 후보로 선출하여 대통령선거에 임할 경우 박근혜는 '이회창 대통령' 탄생을 위해 온 몸을 던져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다니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회창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는 실질적으로 당권을 장악하여 또다시 총선 현장을 누비고 다니면서 '불패 신화'를 재현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회창 출마'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이회창 신당'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섣불리 친박 세력들을 쫓아낼 수가 없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나라당의 분열을 막을 수 있는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박근혜계를 핍박하여 이들 중 상당수가 '이회창 신당'으로 옮겨가는 경우에도 '이회창+박근혜 신당'은 그 시너지 효과로 인해 원내 제1당을 차지하게 되고 이명박계 중심의 잔류 한나라당 의석까지 합치면 범보수정당이 여유있게 과반수를 넘어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업그레이드된 통합' 형태로 다시 뭉쳐질 수 있게 됩니다.
이제 결론이 다 나왔습니다. '이회창 카드'를 잘 활용하면 대선에서도 사실상 '100% 승리' 구도가 형성되고 내년 총선에서도 '100% 승리' 구도가 형성되게 됩니다. 이것이야말로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정말 '꽃놀이패' 아닙니까? 저는 오히려 이회창이 소심하고 이기적이어서 본인 스스로 출마를 포기하지는 않을까 걱적이 됩니다. 지금은 출마하겠다는 이회창을 막거나 욕할 때가 아닙니다. 도리어 한나라당 지도부와 지지자들이 이회창 자택 앞에서 집단으로 농성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이회창 출마를 이끌어내야만 하는 시점입니다. 그와같은 상황에서 이회창이 '구국의 결단'으로 나오겠다면 박수를 쳐야 마땅한 것이지 손가락질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이회창 카드'는 박근혜 뿐아니라 강재섭에게도 엄청난 '운신의 폭'을 제공하게 됩니다. 현재의 구도대로 대선이 치러지면 이명박이 승리하건 패배하건 강재섭은 무조건 날라가게 됩니다. 패배하게 되면 이재오 등 이명박계가 자신들에게 쏟아질 비난의 화살을 모면하기 위해 강재섭을 '희생양'으로 만들어 토사구팽하게 될 것이며, 승리하게 되면 이재오가 당권 장악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제일 먼저 강재섭에게 칼을 겨누게 될 것입니다. 그와같은 상황에서 '이회창 출마'가 이루어지게 되면 강재섭은 통째로 잃어버렸던 이명박과 이명박계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회복하여 당내 헤게모니의 한 축을 확실하게 장악하게 됩니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토사구팽 당하더라도 '이회창 신당'에 합류함으로써 또한번의 '화려한 변신'에 성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버킹검'입니다. 이회창 출마는 한나라당, 이회창, 박근혜, 강재섭에게 무조건 '꽃놀이패'이고, 오직 이명박, 이재오, 박형준 등 손에 꼽는 사람들에게만 '악몽'이 될 것입니다. 이회창 출마는 대다수의 이명박계 정치인들에게도 '꽃놀이패'입니다. 이회창 대통령 하에서 박근혜가 당권을 거머쥐게 되면 박근혜의 인물 됨됨이로 볼 때에 극소수의 이명박계만 날리고 상당수에 대해서는 공천과 기득권을 인정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회창+박근혜 시너지 효과로 원내 과반수 정당 혹은 원내 제1당이 될 것이기 때문에 '금뱃지' 숫자가 절대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을 위해 똑같이 큰 공을 세웠더라도 논공행상에서 밀려 토사구팽 당할 경우를 생각한다면 '이회창+박근혜 신당'이라는 대안이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훨씬 유리하게 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의 한나라당 아이큐(IQ)로 볼 때 '이회창 출마'가 꽃놀이패라는 것을 인식할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합니다. 그러다보니 대선과 총선에서 동시에 승리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보다는 대선과 총선 전패를 막는 '구사일생 시나리오'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패' 보다는 단 하나라도 건지는 것이 낫다는 사실입니다. 박근혜와 이회창이라는 두개의 꽃놀이패를 들고 있으면서도 이명박이라는 '꼼수패'에 가려져 단 한번도 까보지 못하고 패배한다면 이것만큼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박근혜 하나만 제대로 활용해도 대선과 총선을 모두 이길 수 있고, 이회창 하나만 제대로 활용해도 양대선거 동시석권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한나라당은 둘 다 손에 쥐고도 전패할 수밖에 없는 구도로 몰리고 있습니다. 참으로 바보같은 사람들이고, 참으로 딱한 일입니다. 그래서 범여권 쪽에서 한나라당을 '불임정당'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들이 쥐고있는 '꽃놀이패'를 활용해보지도 못하고 패배를 밥먹듯이 하고 있으니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웃기겠습니까?
한나라당,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아이큐(IQ)를 획기적으로 높여야 할 때입니다.
P.S. '무궁화사랑'님이 하도 글을 안 쓰시길래 그 아쉬움과 허전함을 달래보기 위해 '스타일'을 베꼈습니다. 이래도 글 안 쓰신다면 쓰실 때까지 이 스타일 계속 고집하겠습니다. 관찰자가 관찰자 스타일을 회복할 수 있도록 '무궁화사랑'님의 크신 사랑과 배려를 기대합니다. 님이 너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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