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장 한가한 공항..

양양공항은 2002년 개항 이후 484억원의 누적적자에 2007년에만 128억원의 적자를 냈다. 국제공항에 정기노선은 하나도 없고 가끔 들르는 전세기뿐이며, 설상가상으로 김해-양양을 운항하던 대한항공이 유가상승으로 서비스를 중단해 ‘유령공항’이 되고 말았다.

1320억원을 들여 건설한 울진공항은 취항하려는 항공사가 없어 개항조차 못하고 있다. 당초 2003년 개항할 예정이었으나 2005년, 다시 2008년 말로 개항이 연기되어 왔다. 울진공항은 계획을 세울 때부터 이용자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이런 지적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했다. 지역구 챙기기에 눈이 먼 몰지각한 정치인들의 행태가 빚어낸 막대한 혈세 낭비다.

엎질러진 물이다. 이제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과제이다. 저가항공사 정비공항이나 군(軍) 대체공항으로 사용하자는 의견, 항공스포츠와 비행교육 등 항공레포츠 공항으로 활용하자는 의견, 민간조종사를 양성하는 비행훈련원으로 사용하자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나는 좀더 다른 용도를 제안하려 한다. 해외로 눈을 돌려 전 세계 항공기의 정비보수 전용공항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현대미포수리조선소가 전 세계 선박을 수리해주고 많은 돈을 벌어들이듯, 항공기 정비보수 전문회사를 설립해 양양과 울진공항을 정비보수 전용공항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항공기를 정비보수하려면 공항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정비보수사업은 부가가치도 높고 외화수입, 고용효과, 기술향상 등 기대효과가 매우 높다. 우리의 기술력에 마케팅만 보강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항공기 정비기술은 최고수준이다. 비록 비행기를 만들어 팔지는 못해도 고치고 개조하는 기술은 뛰어나다. 한국의 국가브랜드와 기술력 등을 볼 때 블루오션 사업이 될 수도 있다. 일본은 가격이 비싸고 중국은 기술이 부족해 우리에게 적합한 사업이다.

항공기는 정기적인 정비보수를 요하고,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그 수요가 적지 않다. 양양과 울진에 터를 잡고 전 세계 항공사를 상대로 본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면 애물단지가 보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