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농성이 77일간의 전투 끝에 풀렸다. 쌍용자동차의 조치에도 기분이 상하고 정부의 조치에도 기분이 상한다.

                                                 쌍용자동차의 기분 나쁜 조치

쌍용자동차는 잃을 것을 다 잃고 난 다음에 협상이라는 것을 통해 77일간의 농성을 끝냈다. 협상의 주 골격은 정리해고 대상자 중 48%에 대해 구제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을 망하게 해놓고 경찰과 사측 직원들에게 살인무기를 날리고 농성 중 빨갱이 이념을 교육받은 자들에게 이런 혜택을 준다면 회사의 운명을 위해 스스로 자진 사퇴를 한 사람은 무엇이란 말인가? 악질 노조원들이 1년 뒤에 복귀하면 노노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다.

폭력 파업을 벌인 노조원들에 대해서는 모진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이것이 사회정의다. 그런데 회사는 이와는 정 반대로 악질행위에 상을 주었다. 전국의 노동자들은 앞으로 회사 방침에 순응하는 것보다는 폭력노조와 동행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점거농성 기간에 ‘외부세력과 핵심노조간부들만 출입이 허용된 사무실’에서 ‘미군철수’라는 현판과 ‘쌍용차 공동투쟁본부 군사위원회’라고 적힌 자료가 나왔다 한다. 경찰은 좌경 이념서적 수십 권을 현장에서 압수했다 한다. 심지어 군대조직을 모방한 제식훈련과 사격훈련이 실시됐다 한다. 노조원들은 불법 무기를 ‘전투물품’으로 불렀고 ‘1전선 배치’ ‘2전선 배치’ 같은 군사용어식 표현을 사용했다. 반기업 반자본의 자체교육과 외부강사 특강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한다. 외부 불순세력과 손잡은 ‘이념의 전투’였던 것이다.

                                                    정부의 기분 나쁜 조치

정부는 쌍용자동차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기업이 위태롭게 되고, 대량실업이 발생하고, 지역경제가 파탄 나도록 방치해왔다. 그래놓고 쌍용자동차 농성이 풀리는 바로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평택시를 사상 최초의 ‘고용개발촉진지역’(고용특구)로 지정했다. 8월 13일부터 2010년 8월12일까지 1년간 고용개발촉진지역으로 지정키로 한 것이다. 쌍용차 및 쌍용차 협력업체의 장기간 가동중단으로 평택지역의 전반적인 고용사정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고용특구로 지정되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률이 기존 66~75%에서 90%로 높아지고, 1인당 최고 한도액도 1일 4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된다. 실직근로자의 재취업을 돕기 위한 전직지원장려금은 대기업의 경우 기존 66%에서 90%로 지급률이 올라간다. 1인당 최고 한도액도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인상지원한다. 지정지역으로 사업을 이전하거나 신.증설하는 사업주가 해당 지역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한 근로자를 채용하면 임금의 절반(대규모 기업은 3분의1)을 1년간 지원받는다. 노동부는 평택시가 추가로 특별지원을 요청한 사업비 1,278억원은 향후 총리실 주관으로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의 기분 나쁜 말

쌍용자동차에 대해 대통령이 8월 10일,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쌍용자동차 사태가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돼 다행이기는 하지만 해외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해 국가적 손실이 컸다. 선진국 가운데 폭력적인 노사문화가 일상화된 나라는 한곳도 없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는 한참 부족한 말이다. 대통령은 쌍용자동차의 불법 폭력 노조가 벌인 폭력행위를 정의의 개념이나 국가질서 파괴의 개념에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대외 이미지 차원에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이런 불법행위를 멀리서 지켜만 보았다. 그리고 기업에 3천억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하고 수십만의 일자리가 단번에 날아가게 되는 상황이 코앞에 닥치자 부랴부랴 책임을 면하려고 국민세금을 아깝지 않은 심정으로 쏟아 붓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대통령과 그 주변에서 애국심을 읽은 적이 없다고 말들을 한다. 쌍용자동차 문제에 무임승차를 하더니 국민세금을 퍼넣어 고용특구를 설치한다? 여기에서도 애국심은 보이지 않았다.              

2009.8.11.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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