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한국갤럽 여론조사] "수정안으로 피해 우려" 대구 69% 서울 20%
충청권 3개 지역과 4개 주요 대도시를 상대로 실시한 이번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대구와 광주에서 세종시가 수정안대로 추진될 경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역차별'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정부가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대로 추진될 경우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손해 볼 수 있다'는 응답이 대구에서 69.1%로 가장 높았다. 대구에서는 세종시에 추진 중인 사업과 중복될 것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정부가 세종시에 대한 땅값과 세제 등의 인센티브 방안을 발표한 직후 김범일 대구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세종시에 우리가 추진 중인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중복되는 기능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구상공회의소도 성명서를 통해 "대구·경북에서 추진 중인 사업과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삼성 헬스케어의료산업과 삼성의 바이오시밀러 등 대기업의 바이오 관련 산업은 추후에도 세종시 입주를 배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구에 이어 상대적 불이익에 대한 우려가 큰 곳은 광주였다. 광주에선 세종시 수정안 추진으로 '손해 볼 수 있다'란 의견이 53%로 과반수였다. 박광태 광주시장도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세종시의 발전 방안은 광주·전남혁신도시 조성과 광주 연구·개발 특구 육성, 신·재생 에너지 산업 등 지역 역점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산에서도 세종시 수정 추진으로 인해 '손해 볼 수 있다'（46.3%）, '손해 보지 않을 것'（45.6%） 등으로 비슷해, 불안감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서울에서는 세종시 수정 추진으로 인해 '손해 보지 않을 것'（71.7%）이 '손해 볼 수 있다'（20.6%）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세종시가 들어설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에선 평균적으로 '손해 보지 않을 것'（66.9%）, '손해 볼 수 있다'（22.6%）였다. 충청권 3개 지역 모두 반응은 비슷했다.
갤럽의 허진재 이사는 "충청권은 세종시 수정에 대한 반대가 모두 과반수로 높지만 수정 추진으로 인한 피해도 별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충청 지역민들은 정치권에서 세종시 수정 여부를 놓고 거센 논란이 벌어지는 것으로 보면서 혼란이 큰 것 같다"고 했다.
조선일보 홍영림 기자 201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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