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촛불시위 참석자들이 취재기자를 폭행하고 카메라 메모리카드를 강탈해 가는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제는 시위현장 취재기자들이 목숨을 걸어야 할 판이다.
 
야당(민주당에선 천박의 대명사 천정배가 참석-차기식 主)을 비롯해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농총(전국농민회총연맹), 한대련(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등 좌파성향 단체들의 대규모 촛불집회가 29일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 최저임금 인상, 반값등록금 등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불법 도로점거 행진에 이어 취재 중이던 KBS 여기자를 폭행하고, 이를 사진 촬영하던 본지 기자의 카메라 메모리칩을 강탈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 경위는 이렇다. 

KBS는 이날 집회를 현장 근거리에서 취재 중이었다. 그런데 취재에 불만을 가진 시위대 일부가 카메라맨의 촬영을 방해하며 몸으로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그러자 취재를 하던 여기자가 이를 말리며 항의하다 더 큰 봉변을 당하고 말았다.
 
시위대 중 한 명이 미상의 도구로 KBS 여기자의 뒤통수를 내리쳤고, 여기자는 뇌진탕을 일으키며 바닥에 쓰러졌다. 눈에는 초점이 없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위대의 폭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쓰러진 여기자를 둘러싸고 온갖 욕설을 퍼부었고, 이를 말리던 오디오맨도 누군가가 휘두른 우산에 맞아 눈 밑이 크게 찢어지는 상해를 입었다.
 
이렇게 세 명의 취재진 모두가 폭행을 당하는 상태로 한참을 시위대에 둘러싸여 공포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 과정을 사진촬영 중이던 본 기자도 봉변을 피할 수 없었다. 시위대는 기자에게 “사진을 모두 지우라”고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며 자리를 피하자 수십 명이 길을 막아섰다. 폭행 위협을 받은 기자는 사진을 찍은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피하려 했으나, 시위대에 둘러싸였고 여기저기서 폭언과 폭행을 해왔다. 이 후 시위대 사이에선 “메모리카드를 빼앗으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상황은 점점 험악해졌고, 기자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이러다가 큰 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모리카드를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돌려받지 못했다. 현재 기자는 시위대가 몸으로 밀치는 과정에서 무릎이 꺾이는 등 부상을 입어 병원치료 중에 있다.
 
KBS는 30일 오전 이 내용을 방송으로 보도하며 회사 차원에서 이들을 고발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폭행당한 여기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뒤통수를 맞아 쓰러졌고 병원으로 후송된 뒤 ‘일시적 뇌진탕’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서도 이번 사건을 간과하지 않고 폭력을 행사한 주체를 찾아내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나섰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일부 언론이 왜곡보도를 통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 주간지 인터넷판은 30일자 기사에서 KBS 여기자가 스스로 미끄러져 넘어졌다고 보도하며 “여기자가 폭행을 당했다는 부분은 현장의 진실과도 다른 왜곡보도”라고 주장했다. 시위대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대변하는 전형적인 보도행태다.
 
그래서 본 기자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 기자 역시 피해자이고,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게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행히도 현장 곳곳에는 CCTV가 설치돼 있고, 목격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다면 범인을 잡기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또한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는 불법 폭력시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폭행 및 강탈 주범을 발본색원해 처벌토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폭행협박 및 메모리카드 강탈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기로 했다. [뉴스파인더 박남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