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의 주변 인물 특정
계좌에서 250억원대 거액이 발견돼 검찰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경남 통영시 장평지구
공유수면 매립사업
허가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조사하던 중 “자금
관리인 계좌에서 거액이 오가다가 2008년 5월 이후 정체됐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계좌의 ‘명멸(明滅)’이 노 전 정권과 궤를 같이한 외양부터 심상찮은 이번 ‘괴(怪)
자금’ 사건은 건평씨의 ‘제4 권력형 비리’ 의혹의 얼개를 갖춰가고 있다.
괴자금의 실재(實在)가 확인됐을 뿐, 실체(實體)는 연막 속이다. 검찰이 금주부터 실소유주와 용처를 확인할 계획이라면서 “빙산의 일각, 자금흐름 추적에만 열흘 이상 걸릴 것”이라는 상황에서 ‘자금관리인’으로 지목돼온 박영재 경남 김해 진영읍 번영회장은 “사실이라면 내 목을 따겠다”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일축했다.
수사가 초입(初入)에 들어서기도 전에 검찰이 의혹의 윤곽을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건평씨의 선행 비리 3건, 즉 2003년
대우건설 인사청탁과 이듬해 이래의
세종증권 매각과정 개입 및 기소일 택일(擇日)을 앞둔 매립관련 비리 사건도, 또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논란과 딸 정연씨의
미국 아파트 구입자금 의혹에 이르기까지 예외없이 ‘늑장 수사’를 비판받아온 전례와는 달리 괴자금 의혹에 대해서는 졸속(拙速)일만큼 서두른 기색이 역력하다. 더욱이 23일 노 전 대통령의 투신 3주기와 맞물려 여야가 20일 ‘봉하대군 새 의혹’(새누리당), ‘영일대군(이명박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 방어용’(민주통합당)이라는 냉소적 비유를 앞세우기까지 검찰이 먼저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가볍지 않다.
또 파이시티 비리와 관련해 이 대통령의 최측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의 구속기소와 괴자금 확인 시점이 겹친 사실이 우연의 일치라기에는 개운찮은 것도 사실이다.
괴자금 사건은 이렇듯 검찰이 수사 본격화 이전에 정치 논란을 자초했다. 당해 사건은 물론, 노 전 대통령 일가의 의혹 전반에서 일말의 가·감(加減)없이 정도(正道)로 수사해야 할
책임이 더 무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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