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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박 전 대통령이 추진했다고, 박 대표도 해야하나?"

[오마이뉴스 2004-06-20 20:10]

[오마이뉴스 최경준 기자]청와대가 20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임시행정수도 건설을 통해 신행정수도 이전의 역사성을 내세우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압박하자, 한나라당은 "당시 수도이전과 지금 수도이전은 내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이 '박정희 전 대통령도 행정수도를 옮기려고 했는데, 왜 박근혜 대표가 반대하느냐'고 했다"며 "그러나 청와대 발표나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자의적으로 편집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전 대변인은 지난 7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 관련 내용 전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박근혜 대표도 "그 당시 아버지께서는 '임시수도'라는 말을 쓰셨지, '행정수도'라는 말은 안 쓰셨다"며 "그것도 통일이 될 때까지만의 임시수도였고, (박 전 대통령은) 이 문제를 가지고, 4∼5년 동안이나 검토만 하다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고 전 대변인이 전했다.

전 대변인은 또 "박 전 대통령은 분명히 통일 이전까지만 쓸 임시수도라고 했는데, 그것은 중요한 문제"라며 "통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정권이 통일에 대한 대비 없이 행정수도를 옮기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대변인은 사견임을 전제로 "박 전 대통령이 추진했으니 박근혜 대표도 해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인간적으로는 (박 전 대통령의) 딸이지만 박 대표는 지금 야당 대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 대변인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이 박근혜 대표를 겨냥 "고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추진했던 행정수도 이전은 정당한 것이고, 참여정부가 하고자 하는 신행정수도 건설은 잘못된 것인지 답하라"고 압박한 것에 대해 "정치인 박정희와 정치인 박근혜는 별개의 인물"이라며 "대꾸할 가치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또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임시수도 이전을 추진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야당이 반대했다"며 "그때는 왜 반대하고, 지금 와서 한나라당을 비판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전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도 10∼15년 이후에나 임시수도 이전이 가능하다며 4∼5년 동안 연구만 하다가 돌아가셨다"면서 "그러나 지금 노무현 정권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데도 급하게 천도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용수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박 전 대통령은 1971년 대선에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제시하고 이후 8년간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수도이전은 실현가능성이 없자 79년 과천에 정부종합청사를 세워 일부 행정기능을 옮기는 것으로 공약 이행을 끝냈다"고 말했다.

배 수석부대변인은 "행정수도를 옮기는 일이 이처럼 어려운 것인데도 현 정부는 마치 돌아가신 박 전 대통령이 살아서 지금도 행정수도 이전에 '올인'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전형적인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최경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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