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인공기 소각 유감' 발언과 관련,
한 보수단체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항의의 표시로
인공기를 두 차례에 걸쳐 불태우다 모두 11만원의 범칙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인공기 소각'에 대해 맞아 떨어지는 처벌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인공기 소각 행위와 관련해 경찰이 내린 첫 처벌이어서 앞으로 적용 여부가 주목된다.
20일 오후 2시께 이준호(33) 민주참여네티즌연대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의 인공기 소각 유감 발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인공기를 불태우다
청와대 경비대에 붙잡혀 인근 통의파출소로 연행됐다.
경찰은 이 대표에게 경범죄 처벌법 중 불안감 조성죄를 적용해 5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했다.
이 대표는 21일에도 오후 2시께 청와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며 인공기를 두 개를 들고 와
하나는 찢고 하나는 불태우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압수했다.
경찰은 "이틀 연달아 동일인물이 같은 방법으로 시위를 하려 했고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범죄예방 의무가 있어 인공기를 압수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시 통의파출소로 연행됐고 이번에는 도로에 뛰어들어 교통흐름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도로교통법 위반죄가 적용돼 범칙금 1만원을 부과받았다.
그러나 이 대표는 경찰의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날 오후 4시20분께 광화문 앞에서
결국 인공기를 불태워 경범죄 처벌법중 불안감 조성죄가 적용돼 다시 5만원의 범칙금을 부과받았다.
이 대표는 일련의 인공기 소각 시위로 모두 11만원의 범칙금을 부과받은 것.
경찰은 "이씨가 잇따른 인공기 소각 행위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지만 마땅한 적용법률이 없다"며
"일단 도로교통법 위반이나 경범죄를 적용해 처벌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미 대사관에 걸려있는 성조기를 태웠다면 이는 형법상 외국의 국기,
국장의 모독죄로도 처벌이 가능하지만
공용이 아니라 자체적으로만든 인공기나 성조기를 태울 경우 모독죄를 적용할 수 없다.
게다가 북한은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에 해당되기 때문에
인공기를 불태우더라도 `외국 국기모독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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