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나한 ''반쪽'' 교원평가제
공교육의 당면과제인 수준 높은 교사 확보를 통한 교육의 질 향상이란 당위성에서 교원평가제도 시행은 불가피하다.
이런 측면에서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가 최근 확정한 ‘교원 양성 및 연수·승진·임용 제도 개선안’은 이런 기대 수준과는 동떨어지는 내용이어서 실망스럽다.
개선안은 교원평가에서 교장·교감과 동료 교사만 평가에 참여토록 하고 학부모와 학생은 배제하고 있다.
형식만 다를 뿐 교장·교감은 종전에도 교원을 평가하는 자리이니 더 말할게 없고, 동료 교사 평가는 교감 승진 시기에 가까이 있는 특정인 밀기 등 ‘서로 봐주기식 평가’가 불 보듯 뻔한데도 교원 사회의 반발을 의식해 ‘눈가리고 아웅’식의 안을 채택해 버린 것이다.
입시 부정과 학교폭력 등 공교육의 끝없는 추락은 ‘자격 미달 교사’의 퇴출을 늦출 여유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데도 혁신위는 어정쩡한 방안을 제시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전교조와 교총 등 교육단체들은 크게 반발해 입법화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하나 마나 한 평가제도조차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제 밥그릇 챙기기가 아닌가.
국민 83%가 제대로 된 교원평가를 희망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하는 태도다.
개선안은 또 교장 자격증이 없는 평교사나 교수도 교직 경력 15년 이상이면 교장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보직형 교장공모제 도입을 채택했다.
교장공모제는 선진국 사례에 비춰 언젠가는 우리도 도입할 필요가 있겠으나, 시행에는 신중해야 할 것이다.
그러잖아도 학교 현장에서 전교조 등 강성 교원단체의 영향력이 문제시된 지 오래인데 교장 공모까지 이들에게 휘둘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교육개혁은 교원 사회가 나를 버리는 자세로 동참할 때 비로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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