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개정 사학법은 사학 본질 훼손시키는 악법"
개정사립학교법이 총체적 위헌이라는 주장이 법조계 내부에서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선진화국민회의 산하 교육선진화운동본부가 11일 개최한 <개정 사학법의 문제점에 관한 토론회>에서 강경근 숭실대 법대 교수(헌법학)는 개종 사학법의 위헌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먼저 강 교수는 “개정 사학법은 학교법인이 설립 당시에 헌법적으로 인정받은 사학의 자유 즉 학교법인 운영권, 교직원 인사권, 재정권, 규칙제정권, 감사권 등의 사학의 자유를 과잉으로 제한하여 사학의 본질을 훼손함으로써, 사학을 관학으로 바꾸는 법”이라며 “개정사학법은 「규범적으로」 평상시에는 이른바 ‘개방형이사제’에 의하여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임원취임승인취소 및 임시이사의 제도 등의 이른바 ‘관선이사제’ 등을 통하여, 사학을 사학법인의 경영권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의 영역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를 사회에 공여된 공공의 재산으로 보면서, 그 경영의 투명성을 빌미로 학교법인의 기본권인 학교의 설립․경영권 및 인사권의 내용인 이사선임권을 국가의 강제적․타율적 법률로 과잉제한 함으로써 학교법인의 사법인성을 훼손하여 국가와 같은 공법인성 내지 사회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교수는 “사립학교는 사인이 주체가 되어 국가에 전속하는 초ㆍ중등교육법 또는 교육법상의 교육 과정 등 공교육의 이수를 대체ㆍ경영하면서 사학의 자유를 향유하는 학교”라며 “사립학교 재산은 설립자 개인의 사유재산도 아니고 사회공공의 재산도 아닌 학교법인의 사유재산임에도 불구하고, 사학을 사회에 공여된 공공의 재산으로 보면서 이를 사회적 공영으로 바꾸려 하는 개정사학법은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 법률”이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이미 1974년 학교평준화 이후 사학은 학생선발권과 등록금결정권이 박탈되어 사실상 그 운영이 국ㆍ공립학교와 다를 바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학을 사학이라 부를 수 있는 사학의 자유를 구성하는 마지막 남은 요소인 학교법인의 의사결정권 자체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민중이사제’, 학교법인 이사회 이사장의 학교장을 통한 학교운영의 길을 막아 그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임기제한제’, 이사장 관련 친인척의 학교의 장에의 취임을 사후적으로 금지하는 ‘소급적 제한’ 등으로 법치주의 헌법 원리의 파생인 신뢰보호원칙 즉 헌법 제13조 제2항의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박탈을 받지 아니한다는 원칙에 반하여 자유민주주의의 법제도와 시장경제의 헌법원리를 훼손하고 있다”며 “이른바 ‘개방형이사제’는 공익목적으로 운영되는 공공법인(국립대학교부속병원 등) 등 사법인의 경우에도 이사 선임(추천)권은 설립ㆍ경영자에게 있지 구성원들에게 이양한 예가 없다는 점에서 학교법인을 불합리하게 차별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강 교수는 “개정 전 사학법상으로도 비리사건에 대한 감독청의 처리 권한 즉 시정변경요구권, 학교장 해임요구권, 임원승인취소 및 임시이사파송권, 학교폐쇄명령권 등으로도 과잉이라 할 만큼 규정되었다”며 “건전하게 운영되는 98% 이상의 학교법인까지 잠재적 비리사학으로 상정하여 학교 운영권 등의 자율성을 박탈한 개정사학법은 기본권 제한 입법에서 요구되는 방법의 적절성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개방형이사제 도입과 임시이사의 항상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정사학법은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 제13조 제2항의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박탈을 당하지 아니할 권리, 같은 조 제3항의 친족의 행위로 인한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할 권리,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 제20조의 종교의 자유, 제23조 제1항의 재산권, 제31조 제1항의 교육을 받을 권리(교육기본권), 같은 조 제4항의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을 각 침해할 뿐만 아니라, 헌법전문, 헌법 제1조 제1항, 헌법 제4조, 헌법 제8조 제4항 등의 자유민주주의원리, 헌법 제119조 제1항의 자유시장 경제질서의 원리에도 위반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석연 변호사 역시 “강 교수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사실 개정 전 사학법도 비리 척결을 명분으로 사학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약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지환 전 경인여대 교수는 임시이사 파견으로 인한 여로 부작용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전 교수는 “이사정족수가 7인일 경우 임시이사를 해임하고 정이사를 선임함에 있어서 교육부는 이사정원의 1/3(3인)은 대학평의회가 추천하고 나머지 4인은 교육부 2인 상당한 재산을 출연하거나 학교 발전에 기여한 자가 2인을 추천하여 7인으로 구성 한다는 것이 기본 정책”이라며 “사회적으로 물의가 생기면 구성원들의 요구를 들어 교육부 추천 지분 중 1명만 대학평의회 입맛에 맞는 인사를 정이사로 선임하면 대학평의회 추천인사가 7인중 4인이 되어 결국은 법인 경영권은 구성원(피고용인)에게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개정 사립학교법에서는 정권의 코드에 맞는 인사들이 사학에 대한 경영지배권을 합법적으로 가질 수 있게 하였다”며 “이들은 권한만 있고 책임이 없으므로 비위 등의 문제가 발발하면 사퇴함으로 물러가면 그뿐이고 학교법인과 학교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학부모, 구성원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 전 교수는 “개종 사학법에 의하면 임시이사는 임기가 정해지지 않아 사실상 영구이사이고 이들의 부정ㆍ부패도 심각하지만 이들의 부정ㆍ부패는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현 교수는 이에 더 나아가 아예 사랍학교법 자체의 폐지를 주장했다.
이 교수는 “규제강화는 역사를 거꾸로 몰고 가는 변화와 개혁이요, 자율의 확대는 역사를 앞으로 전진시키는 변화와 개혁”이라며 “1963년에 처음으로 한국의 법전 속에 도입된 사립학교법은 우리가 지금은 이별의 전송가를 불러야하는 낡은 시대에 우리가 입고 다니던 낡은 옷”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서구 선진국가들에는 지금 온 나라가 들썩거릴 정도로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는 “개정사립학교법”같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점을 우리가 눈 똑바로 뜨고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외국의 경우 평준화제도와 같은 것은 공립학교에 한정되는데 반해서, 우리의 경우에는 획일적으로 모든 학교에 적용됨으로써 사립학교가 사립학교다운 교육적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성숙한 존재는 스스로 만든 규칙에 의해 스스로를 규제하는 자율적 존재”라며 “우리의 교육이 최고의 것이기를 바란다면 우리의 사학이 성숙한 존재로 최선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규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날 토론회에는 조영일 연세대 화학공학과 명예교수, 전영운 중앙대 독문과 교수, 이한구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 이경자 인간교육실현학부모회 부회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광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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