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의 독대, 그리고 이어지는 이재오와의 베이징 만남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친이 결집이 정점에 다다른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친이간의 격렬한 권력투쟁이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정치란게 뭔지 별로 짧지 않은 시간안에 격세지감을 절로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러한 凡친이의 결집은 이명박 대통령의 시원한 능력 발휘를 기대케한다. 대통령 혼자만 열심히 잘 한다고 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대통령의 역량을 한껏 발휘할 수 있게 해줄 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점이 바로 민주주의 제도의 최대 허점 (loophole) 이자 동시에 장점이기도 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지도자 한 명만이 국정 운영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역설적으로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제대로 된 지도자 한 명만 잘 만나면 얼마든지 일취월장할 수 있는 국력상승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지도자가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다고 해도 그것을 실질적으로 받쳐줄 수 있는 세력이 필요하다. 그 세력이 바로 인프라인 것이다. 대통령을 side측면에서 당연히 받쳐 주어야 할 여당이 그런 인프라 역할을 제대로 감당해야 한다. 그게 원칙이다. 하지만 우리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사례에서도 수없이 봐왔든 여당내에서도 대통령을 제대로 효율적으로 뒷받침해주지 못한 경우는 부지기수이다. 선거에서 유권자의 표가 자신의 생명줄인 정치인들의 본질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미국뿐만이 아니라 모든 선진 민주주의 사회가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측근 세력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미국에는 시카고 사단, 텍사스 사단같은 용어가 있다면 우리는 친이, 왕의 남자들 같은 용어가 있다. 우리는 현재 친이라는 용어가 가장 흔히 쓰인다. 그런데 그 친이도 사실 정권창출 후 갈기갈기 찢어졌지만 최근에 다시 범친이계의 대결집으로 보일 정도로 다시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놀라운 현상이다. 아니 뭔가 한방 터질 것 같은 징후같다. 이런 현실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는 역시 그녀 특유의 촌철살인식 단문형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우리가 뭐 하는 게 있냐"

범친이가 대결집한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에게 완전무장 해제 되겠느냐? 라는 자신감의 표출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 보다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대한민국을 위해 아무것도 자신들이 한 일이 없다는 솔직한 고해성사같은 겸손이기를 바란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뭐 해라. 하다 못해 민주당 발악이라도 몸으로 막아라. 그 정도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