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궐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의 막판 총력전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 3월 말부터 여론조사공표가 허용되는 20일까지 각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지지율 추이를 분석해보니 각 지역별 특징이 명확하게 나타났다.

우선 최대승부처로 꼽히는 분당을에서는 강재섭-손학규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엎치락 뒷치락 하며 한치의 양보없는 혈투를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선거를 수 십번 넘게 치러본 정치권 선거전문가들도 “정말 예측불허”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반면 강원도지사는 엄기영 후보의 안정적인 선전 속에 최문순 후보가 차이를 좁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양상이다. 또한 김해을에서는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줄곧 앞서고 있지만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가 최근 맹추격하며 오차범위 이내로 따라붙어 이 후보 진영을 긴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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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전현직 대표가 맞붙는 ‘빅매치’로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분당을 선거의 경우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전격 출마를 선언했던 지난달 30일부터 선거전 막바지인 현재까지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와 꾸준히 1~5%p 이내 박빙승부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긴급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강 후보와 손 후보가 대결할 경우 강재섭(44.3%)-손학규(42.7%)로 강 후보가 1.6%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선거가 펼쳐지기 이전인 이달 초중순까지도 이 같은 ‘강재섭 근소 우세’ 양상은 이어졌다. 지난 8~9일 실시된 전화자동응답(ARS)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는 43.3%를 얻어 손 후보(37.9%)를 5.4%p차로 앞섰다. 9일 <프레시안>이 <더플랜>에 의뢰한 조사결과에서는 강 후보가 51.1%로 40.4%의 손 후보에 10.7%p차로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공식선거운동기간이 개시된 14일 이후 양상은 조금씩 달라졌다. 손 후보가 강 후보에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것. 18일 <중앙일보> 조사에서 8.4%p 차이(손학규 43.8% - 강재섭35.4%)로 손 후보가 강 후보를 앞선 것으로 발표됐고, 여론조사공표를 금지하는 이른바 ‘블랙박스’ 기간을 하루 앞둔 20일 KBS-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강재섭(37.6%)-손학규(45.1%)로 매일경제-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손학규(41.8%)-강재섭(41.4%)로 나타나 대체적으로 손 후보가 박빙승부 속 근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 지도부가 총출동하고 친이계 의원 수십명이 모여 지역공략 전략을 논의하는 등 ‘당 대 당’ 선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조용한 선거’ 전략으로 지역을 훑어온 민주당의 전략이 현재까지는 팽팽히 맞서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강원도지사 선거에서는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유명앵커 출신인 엄기영 후보의 유명세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김현철 부소장은 선거를 일주일 앞둔 20일 “엄 후보가 최 후보를 안정적으로 두 자리 숫자로 앞서고 있다”며 “강원도는 그 안에 큰 변수가 없는 한 무난히 지켜내지 않을까 생각하며 (역전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선거전에 서먹서먹하던 엄 후보가 최근 완전 재미를 붙였다고 전해들었다”며 “우세에 있는 후보가 선거전에 맛을 들이면 따라잡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막판 뒤집기를 위해 민주당이 꺼내든 ‘이광재 동정론’과 최 후보의 ‘토종 감자론’이 강원도민을 얼마나 설득시키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의 여론조사 추이는 △3월 26~27일 엄기영(42.2%)-최문순(35.3%) (뷰앤폴-리서치뷰) △1일 엄기영(47.6%)-최문순(40.3%) (더플랜-프레시안) △4일 엄기영(45.4%)-최문순(28.3%) △엄기영(42.2%)-최문순(33.1%) (KBS-미디어리서치) 등으로 엄 후보가 7~17%p 차로 오차범위를 벗어난 채로 앞서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격 선거전에 시작된 이후 인지도에서 앞서는 엄 후보가 오히려 최 후보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친노의 성지(聖枝)로 불리는 경남 김해을에서는 참여정부 청와대 농업특보 출신의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전반적으로 선전하는 가운데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의 막판 추격세가 뜨겁다. 20일 KBS-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이봉수(42.0%)-김태호(38.1%) 두 후보간 격차는 3.9%p. 지난 8일 <더피플> 조사에서 5.5%p, 14일 <동아일보> 조사에서 6.1%p 차이였던 점을 감안하면 김 후보가 일단 악전고투 끝에 역전 가시권 안으로 들어오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론조사전문업체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21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빅3’ 지역의 판세와 관련, “남은 기간 동안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현재까지 여론조사 추이로만 분석한다면 분당과 강원도에서 각각 손학규 후보와 엄기영 후보가 3~4%p 안팎으로 승리할 것으로 보이며 김해을에서는 이봉수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의 한가지 특징이라면 초반부터 여당 후보들이 열세에 놓이고 안간힘을 쓰며 야당 후보를 쫓아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실제 투표날 숨겨진 야당표보다는 여당표가 결집할 수 있어 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초박빙승부를 벌이고 있는 분당의 경우 선거막판 특별한 이벤트 보다는 자신 진영의 표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강원도에서 최 후보가 막판까지 10% 이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민주당측에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최 후보가 이른바 민주당에서 그렇게 강한 ‘친노’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광재 동정론’의 힘을 많이 못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 신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