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타운에 문화예술공연장 더 짓는 '진짜 변호사' 윤학

(서울=뉴스1) 김현아 기자   News1 허경 기자 가을바람이 부는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 한복판에서 새로운 문화공연장의 신축공사 기공식이 열렸다. 대법원과 서울중앙지검청사 사이에 자리잡은 문화예술공연장 '화이트홀'이 밀려드는 관람객의 성원에 힘입어 새로운 공연장을 짓는 것이다. 지하 3층, 지상 5층에 내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건물은 도서출판 흰물결 사옥이자 음악, 미술, 공연 등 다양한 예술의 공간이 될예정이다. 대검찰청, 서울중앙지법 등으로 둘러싸인 법조타운 한복판에 화이트홀을 세운데 이어 새로운 공연장의 기공식을 연 주인공은 윤학 대표(54)다. 20년 동안의 변호사 생활을 접고 세상을 변호하는 '진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그는 이날 시종일관 미소를 띠며 손님들을 맞았다. 이날 기공식에는 현행 최고액권인 5만원권과 5000원권 지폐의 그림을 그린 일랑 이종상 화백(73), '박물관 얼굴'의 김정옥 관장(79)과 조경자 부관장(71) 부부를 비롯한 60여명의 손님이 자리했다. 윤학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5년전 화이트홀을 세운 이후 갈수록 늘어나는 관객을 보면서 새 건물을 건축하기로 결심했다"며 "새 건물을 돈벌이로 사용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문화와 영성을 심어주는 산실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건물을 새로 세우기로 계획하면서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함께 해준 여러분이 있어 걱정이 사라졌다"며 기공식에 참석한 손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윤 대표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한 섬마을로 이사한 뒤 아버지가 사들인 뻘밭의 폐허에 가족들이 손수 돌과 모래를 날라 집을 지은 일을 떠올렸다. "새 집에서 창문을 열면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왔다"고 말한 윤 대표는 "남녘 아낙네들에게도 우리의 사랑이 전해질 것"이라며 새로 지어질 문화예술공간에 의미를 부여했다. "TV에 넋을 빼앗겼던 그들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자신의 삶이 귀한 삶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News1 허경 기자 기공식 후 뉴스1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표는 "변호사가 하는 일에는 소송뿐만 아니라 세상을 변호하는 것이 있다"며 "내가 진짜 세상을 변호하는, 진짜 변호사"라고 말했다. 기공식을 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윤 대표는 "건물의 넓이와 상관 없이 건물 안에서 좋은 내용을 갖고 사람들에게 이를 전해줄 수 있는 마음자세를 가지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화이트홀, 도서출판 흰물결 등의 일로 바빠 변호사 활동은 거의 하지 못한다"는 그는 "변호사들은 나 아니어도 많지만 진짜 문화를 사랑하고 전파하고 나누는 사람은 적으니 이 일을 하는 게 낫다"며 자신의 사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하얀 물결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맑은 마음이 세상에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흰물결', '화이트홀'이란 이름을 지었다는 윤 대표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헌법학 박사이자 변호사란 이름으로 살아왔다. 전남 해남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인, 교육인적자원부 대학설립심사위원, 신용협동조합중앙회 법률고문, 로펌 '흰물결' 대표변호사 등을 역임하며 20년 간 변호사 생활을 했다. 어느날 대학로에서 본 공연을 계기로 화이트홀이란 공연장을 만들자고 다짐했다. '이념과 이데올로기만 춤추는 삭막한 사회에 공연장을 만들어 인간의 순수가 숨쉬게 하자'는 아이디어였다. 그리하여 2007년 서초동 대법원 청사 건너편에 화이트홀을 세운 윤 대표는 음악회, 사진전, 미술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진행해왔다. 여기에 잡지 '월간 독자'를 창간하며 출판문화에도 관심의 폭을 넓힌 윤 대표는 출판사 흰물결을 통해 '잃어버린 신발 열켤레', '흰눈을 털며 달려가던' 등의 에세이집과 함께 '교육, 영성만이 답이다', '신부열전2 오해받는 추기경' 등 다수의 가톨릭 서적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