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해버리면 시원하게 해결될 걸 가지고, 맨날 ‘스텔스함’이다, ‘핵잠수함’이다 하며 동해에서 시위하고 위성으로 감시하는데, 결국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김정은은 알고 있다.

그나마 이번엔 정승조 합참의장이 북핵 3차 실험을 앞두고 ‘우리에 대한 북한의 공격징후로 판단되면 선제공격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이 또한 지극히 판단하기 어려운 ‘공격징후’라는 애매한 소리로 무소신적인 비겁함을 합리화시킨 것으로 본다.

즉, 공격징후가 아니면 폭격하지 않겠다는 식인데, 어차피 핵공격이 아닌 핵실험이니 결국 선제공격 안 할 이유를 미리 만든 것처럼 들린다는 것이다.

이런 답답한 상황인식 때문인지, 요즈음 애국논객 분들 사이에는 “대북선제공격론”과 “남한핵무장론”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지극히 당연하고 옳은 소리다.

공산독재세력만큼은 대화보다 전쟁이 더 나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2차대전 때 죽은 사망자보다 2차 대전 이후 스탈린과 모택동에 의하여 소련과 중공에서 죽은 자국인의 숫자가 더 많은 것도 그렇고, 2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월남전 이후 8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공산화된 월남의 실정을 보더라도 공산독재세력을 취급하는데 있어서는 전쟁만큼 안전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6.25 사망자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6.25 이후 북한에서 죽었다. 특히 90년대 고난의 행군이후 지금까지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도 북한과의 전쟁을 피하기 위하여 좌익들이 말하는 “대화로 풀자”는 방식을 추종할 경우, 이는 단번에 잡아먹히는 것이 아니라 야금야금 뜯어 먹히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뒤돌아보면, 북괴가 50년간 대비하던 핵과 미사일이 가시화되기 시작할 무렵인 90년대부터 괜히 경수로 지원, 중유지원, 식량ㆍ비료 지원, 6자회담이니 하며 충분히 떼먹고 나서는 어느 순간 사소한 문제를 트집 잡아 다시 원점으로 돌려서 새로 시작하자고 수작부리면, 4~5년마다 국가지도자가 바뀌어 정책이 단절되는 자유진영은 항상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해야 하는 잘못을 범하곤 했다.

이런 제로베이스에서조차도 자유진영에는 꼭 “대화파”라는 프락치들이 나서서 북괴를 제압할 절호의 기회를 또 놓치게 하곤 했다.

하긴 요즈음은 그 대화파의 근저에는 중국의 자본에 의한 매수공작이 깔려있다는 소리도 있더라만.

여하튼 이런 식으로 시간을 질질 끈 게 무려 20년 가까이 되는 점을 상기하면, 이번 3차 핵실험이라는 말 그 자체가 성공여부나 실행여부를 떠나서 우리가 우롱당하고 있다는 의미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 만일 북괴가 3차 핵실험 안 하면 우린 뭐가 되나?

동해에서 핵잠수함 똥개훈련으로 우롱당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북괴가 핵실험을 실행한다고 뭘 뾰족이 대응할 게 있는가?

있다고 해봐야 UN규탄결의 어쩌고 하다가 흐지부지 되는 것 밖에 더 있나!

이런 우롱당하고 또 수모를 겪을 바에야 이참에 아예 공격징후와 관계없이 한방 치자!

생각해보라. 북괴는 저지르기는 잘해도 수습할 줄 모른다. 가해자 처지가 당연한 줄 안다.

반면 우리는 수습하기만 할 뿐 저지를 줄 모른다. 피해자 처지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이를 거꾸로 해보자는 거다. 그러면 새로운 국면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맨날 헛발길질만 휘두르며 으르릉 거리다 원상복귀 하는 무력시위가 아니라 한방 먹여버리자는 거다.

우리만 당하는 지금까지의 역사를 “남북이 으르릉”이라고 비난하는 양비론자들에게 진짜 “으르릉”이라도 해보고 비난을 받자는 거다.

언제까지 국군의 날에 차력술 시범이나 자랑하다가 예산이나 깎이는 장애인보다 대접 못 받는 군대를 유지할 것인가.

그래, “선제공격”이라고 했는가? 이게 상당히 웃기는 말이다.

그건 ‘핵실험 이전’이라야 하는데, 즉, 선제공격 후에 반드시 북괴의 핵실험이 실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만약 핵실험 실행이 안 되면 그건 선제공격이 맞는가?

지금까지 선제공격이라는 말을 지긋지긋하게 들어왔는데, 이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면 선제공격이 아니라 도발”이 되고 만다는 생각 때문인지 한번도 실행한 적이 없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북한의 도발처럼 우리도 북한에 “도발”을 저지르자는 것이다.

“예방공격”이라는 그럴싸한 이름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영생교도는 영생하지 못함이 드러나지 않기 위하여 자살을 추구한다.

우린 태평성대를 누릴 만큼 누렸다. 그러니 이젠 전쟁을 준비하자.

그리고 전쟁을 먼저 일으키자. 우리의 구도 하에 “예방공격”이라는 이름으로!

그렇지 않으면 속성상 우린 자멸을 추구하게 된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