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톤은 어릴 때 벚나무 가지를 누가 찍었느냐고 아버지가 다그칠 때 벌 받을 줄 각오하고 제가 찍었습니다 했다고 "정직한 워싱턴"으로서 일화가 과거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져 널리 홍보되던 때가 기억납니다.
이순신의 어릴 적 일은, 코흘리개 친구 유성룡와 같이 놀다가 성룡이 자기 집 울타리 밖으로 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 가지가 담장 밖으로 쳐져 있었는데 순신에게 우리 저것 따먹자고 했더니 순신이 정색을 하고 말하기를 마땅히 어른들의 허락을 받고 따먹어야 한다고 했답니다. 어린 성룡에게도 그것이 인상깊었던지 그 자신 훗날에 회고한 글에서 밝혀진 사실입니다.
"정직한 워싱턴"이라면 "법과 질서의 아름다움을 아는 순신"이라 할까요. 물론 그 천성 나름이겠지만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말하는 대목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이순신은 젊을 때 공직에 있을 때도 파견 나가 근무하면서 경비조로 받는 양곡도 쓰고(먹고) 남은 것은 반드시 되돌리므로 상관도 탄복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했던 점에 감명을 받고 지금은 퇴직한 어떤 대법관 한 분이 공직 생활 초기에 그런 식으로 남은 경비를 반납했더니 그 담당관은 되레 호되게 무안을 주더라고 술회한 관련 기사가 중앙일보에 특집으로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지금 이순신 알리기 운동 강사로 자진 활동하고 있습니다.
법과 질서가 무너져가는 작금의 일반적 세태입니다. 그런 것을 쩨쩨하다 할지 모르나, 그런 철두철미한 면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이순신이 있는 것이라 생각해봅니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이 의미는 정반대이지만 그래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즉 작은 일에 충성하는 이가 큰 일에도 충성한다는 뜻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공금을 마치 눈먼 돈인 양 하마처럼 들이키려는 많은 공직자들과는 천양지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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