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부터 제주도에서 의료시장이 전면 개방되고 교육시장도 일부 개방된다. 이에 따라 도 조례와 지사 승인을 거칠 경우 외국은 물론 국내 영리법인이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게 되며, 외국병원의 내국인 진료도 허용된다. 아울러 내국인 설립병원에는 건보요양기관 당연 지정제가 적용되지만 외국인 설립병원에는 특례를 인정해 자율수가가 도입될 전망이다.
여전히 뜨거운 논란 중인 영리법인의 교육기관 설립 허용 여부는 교육의 공공성, 실효성, 외국 사례 등을 감안해 내년 2단계 필수규제 선정 과정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초·중등과정 외국교육기관 설립을 허용하고 내국인 입학비율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14일 이해찬 총리 주재로 제주특별자치도추진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을 심의, 확정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제주특별자치도의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마련, 다음달 중순 정기국회에 제출, 내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외교와 국방 등을 제외한 모든 중앙사무를 단계적으로 제주도에 이양하고 조례 위임을 확대하는 등 자치입법권을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으며, 우선적으로 350여개 사무가 제주도로 이양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특별자치도지원위원회를 설치, 법령 규정 사항 중 조례로 위임할 사항과 이양사무를 지속 발굴,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제주도를 시장개방의 실험대상으로 삼아 의료와 교육시장을 전면 개방하려는 신호탄"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 의료연대회의, 범국민교육연대, 제주특별자치도 공공성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이날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제주특별자치도를 위한 의료와 교육의 시장화 음모 전면 철회 촉구' 피켓시위 등을 벌였다.
이들은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은 교육 및 의료, 노동시장의 개방을 담고 있으며 이는 교육비와 의료비의 폭등을 가져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그나마 취약한 공공의료 및 공교육 체계의 근간을 흔든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 등도 성명을 내고 "특별자치도 기본계획은 제주도를 발전시킨다는 미명 하에 제주도와 도민을 투자자본과 기업을 위한 규제완화의 실험대상으로 삼겠다는 방안"이라며 "이러한 방안들은 제주도에 회복불가능한 개발과 무분별한 시장화의 상처를 남길 뿐 아니라 전체 사회정책의 골간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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