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사학법' 선진수준 맞게 재개정!
이달부터 개정 사학법이 시행됐다. 그러나 종교계와 모든 사학법인은 개정 사학법에 대한 불복종을 선언한 바 있어 시행 초기부터 큰 마찰과 혼란이 예상된다.
사립학교는 개인이나 단체가 독특한 건학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재산을 출연해 설립한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학교다. 사립학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국.공립학교보다 폭넓은 자율성과 사사성(私事性)이 인정된다. 이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확고한 법 원리이기도 하다.
종전 사학법도 국가권력이 과도하게 사립학교에 관여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었지만 개정 사학법은 이보다 훨씬 더 심하다. 투명성 확보 명분으로 개방형 이사 제도, 대학평의원회 심의기구화, 임원 승인 취소 요건 완화, 임시이사 파송 요건 완화 및 기간연장, 학교장 임용 요건 제한 등 국가가 학교법인의 학교운영권을 과도하게 간섭하거나 침해할 수 있도록 해 사학제도의 근간을 훼손했다. 우리 헌법의 기본이념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원리에 위배된다. 경영 및 교육적인 관점에서도 개정 사학법은 사학 지배구조를 집단경영체제로 변경하도록 강제하는 것인데, 이 집단체제는 이미 1960년대 유럽의 여러 국립대학에서 도입했다가 실패했다. 또 사학의 생명인 건학이념 유지 및 계승을 불가능하게 하고, 특정 이데올로기에 의한 교육의 획일화와 하향평준화를 강요해 사학교육의 특징인 교육의 수월성과 다양성을 살리지 못하게 한다. 사학교육이 퇴보하면 그 피해는 결국 학생.학부모가 보게 된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각국은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 완화와 지원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선진 주요국들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면서도 교육시장 개방에 대비한 선진국형 사학제도를 준비하기는커녕 오히려 규제 강화라는 어처구니없는 정책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세계화 물결 속에서 우리가 한번 더 도약하기 위해선 뛰어나고 다양한 인재의 육성이 필요하다. 사학법 재개정은 단순히 종전 규정으로 환원하는 것이 아니라 '신바람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사학 자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긴요하다. 정치권은 빨리 개정 사학법을 재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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