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7/ 정형근, 김용갑
국회의사당에서의 정형근씨는 북한관련 특수정보를 터뜨리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 그건 그것대로 가치로운 일이긴 하지만 반공투사로서의 중요한 임무 수행은 아니었다. 국민들이 식상할 정도로 별 거 아닌 정보, 즉 북한 당국이 겁을 집어먹기는커녕 코웃음을 칠 대단치 않은 정보만 공개했을 뿐이니까.
그래서 가상공간에서의 정형근씨의 행보를 공상해 본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아래 여러 가지 중에서 한 가지 정도를 골라 끈질기게 되풀이하여 공식적인 발언을 한다고 공상해 본다.
1.
북한은 북한동포의 인권을 존중하여 함부로 감옥에 가두거나 총살하지 말라. 굶주려 탈출한 사람들을 붙잡아다 가혹한 처벌을 가하지 말라.
2.
북한은 제발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정직하게 실천하라.
3.
남한 상대로 보안법을 없애라고 생떼를 쓰기 전에 과거의 수많은 간첩 침투와 국내외에서의 테러부터 사과한 후, 남한 상대의 공갈을 중단하라.
4.
인민군을 60만 정도로 줄이고, 나머지는 제대시켜 건설과 생산에 투입하라. 만성 빈곤은 지나친 군사력 유지에 있으니까.
5.
남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비효율적 주체경제체제를 없애고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서서히 도입하여 자립경제를 이루라. 제발 남한에 한없이 비럭질을 하지 말라. 자존심도 없는가?
6.
생존중인 국군포로들을 군소리 말고 전원 돌려보내라.
7.
6.25 중의 납치인사는 고령으로 거의 다 죽었다 치고, 휴전 이후 납치한 모든 억울한 남한 주민을 무조건 돌려보내라.
8.
이산가족 상봉은 각자의 집에까지 찾아가서 만나게 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우선 매월 1회 이상 기회를 주라.
9.
그토록 민족주의를 외치면서, 이상 가족 상봉을 남한으로부터의 돈과 물자를 얻는 인질처럼 악용하는 것은 모순이다.
10.
이산가족을 포로수용소의 포로처럼 화상상봉으로 만나게 하는 것은 너무나 잔인한 짓이다. 집어치우라.
11.
이산가족 상봉 장소는 우선 1단계로 휴전선의 세 군데서, 2단계로 상호 가정 방문으로 허용하라. 금강산의 면회 장소는 공평하지 못하다.
12.
체제 붕괴가 두려워 이산가족 상봉에 제한을 가한다면, 생사확인과 편지 거래라도 허용하라.
그런데 정형근씨는
요즘 북쪽을 향해 큰절을 올릴 준비를 하는 것 같다.
따라서
정통 우익기수 김용갑씨는
지만원 박사와 손을 잡은 후
정형근씨를 행방불명된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동지” 정도로 간주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사지(四肢)가 너무나 아파
소리 없는 신음을 하면서
아멘!
/070316
/한라산(漢拏山)백두산(白頭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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