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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총기난사 사건, 북한군 공격 때문”
유가족들, '북한군 대전차 로켓 공격 받았다' 주장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 우려한 정부의 조작” 주장

전경웅 기자 2007-09-28 오후 5:50:14

▲28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530GP 사건 사망자 유가족들. 이들은 정부의 말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프리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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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김동민 일병 난사 사건’으로 알려진 530GP 총기난사 사건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가족들은 28일 오전 11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30GP 사건이 북한군의 기습으로 인해 일어난 '작전 중 사망사고'였으며, 현 정권이 정치적 음모 때문에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유가족들은 사건 당시 소대 내 생존자 두 명의 증언을 녹취해 공개했다. 이들은 사고로 죽은 것인지 작전 중 죽은 것인지를 묻는 유가족의 질문에 ‘작전 중 사망했다’고 답했다.

유가족들이 주장하는 당시의 상황은 이렇다.

지난 2005년 6월19일 오전 2시경 경기도 연천 태풍부대의 530GP에서 폭음이 들렸다. GP에 있던 신임 소대장은 ‘무슨 소리냐’고 물었고, 그와 동시에 6~7회의 폭음이 들린 후 정전이 됐다고 한다.

이 폭음은 당시 남측으로 침투한 북한군 차단 작전을 벌이던 530GP 소속 차단조원들과 530GP가 북한군의 RPG-7 대전차 로켓 공격을 받는 소리였다. 그 후 530GP가 소속된 연대 본부는 적 도발 대응 지침에 따라 움직였다.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당시 시신의 사진. 사진의 총상(가운데)에 대해 군 수사당국은 5.56㎜총탄이 들어간 입구라고 밝혔다.ⓒ 프리존뉴스

유가족들은 당시 부대에서 오후 2시30분 폭음을 들은 후 5분 뒤 ‘고속지령대’를 통해 합참에까지 상황이 전파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당시 군은 이미 작전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가족들이 만난 생존 병사 중 한 명은 당시 함께 작전에 참여했었다고 했다. 차단작전을 실시하고 있을 때 갑자기 앞뒤에서 폭음이 들리면서 모두 쓰러졌다고 말했다. 상황이 일어난 것은 불과 수십 초 사이. 제대로 대응할 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사상자 후송이 4시간 가량 늦어진 것이다. 유가족들은 이런 미흡한 조치로 인해 치명상을 입은 두세 명 이외에 5~6명의 부상자가 과다출혈 등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생존 병사 또한 녹취에서 ‘부상자들이 앰블런스에 탑승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군이 이런 문제를 김동민 일병의 총기 난사사건으로 은폐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남북 관계 때문.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2005년 6월21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평양을 방문했다. 이때 정 장관은 남북한 장관급 회담 합의를 이끌어 냈다. 유가족은 정부가 북한군의 공격으로 우리 장병들이 사망한 사건이 알려질 것을 우려,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시신에서 추출된 파편의 모습. 국방부는 세열수류탄 파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군에서 사용하는 세열 수류탄의 파편은 쇠구슬 형태로 알려져 있다.ⓒ 프리존뉴스

유가족들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사상자들의 시신, 시신에서 추출한 파편 등 다양한 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세열 수류탄 파편에 관한 설명과 수류탄을 껴안고 죽은 장병의 시신 사진, 시신의 X레이 사진은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사고 당시 연합뉴스가 보도한 내무반 사진. 수류탄 폭발에도 불구하고 우측의 관물함과 천정의 선풍기가 멀쩡하다.ⓒ 프리존뉴스

또한 유가족이 제시한 사진을 보면 수류탄이 터졌다는 내무반이 너무도 깨끗했다. 폭발로 인한 시신 파편이 없고 천장 또한 형광등 한 개가 깨진 것 외에는 눈에 띨 만한 파손 흔적이 없었다. 수류탄 폭발에 의한 사망자의 위치 또한 바로 옆의 사람은 살아남고 그 다음 사람은 파편으로 사망하는 등 이상한 점들이 눈에 띄었다.

▲유가족들이 공개한 사고 당시 관물함 사진.ⓒ 프리존뉴스

총상으로 사망했다는 사람도 특이했다. 머리에 총을 맞은 사람의 상의에는 혈흔이 없고 다리에 혈흔이 있는 점, 근거리에서 쏜 5.56㎜총탄을 맞은 자리 크기가 최소 20㎜에서 70㎜에 이르는 점 등은 의혹으로 남아 있다.

또한 한 유가족은 당시 중대장으로부터 새벽 5시경 전화를 받았는데, ‘아드님이 작전 중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숨지지는 않았으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여기다 범인으로 알려진 김동민 일병의 아버지도 나섰다. 김동민 일병의 아버지에 따르면 정말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물어보려 면회를 갔으나 그들의 대화를 필기하는 사람이 항상 있었다고 한다.

▲530GP사건의 범인으로 알려진 김동민 일병의 아버지. 그는 "먼저 유가족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프리존뉴스

마침 어떤 행사 중 늘 보이던 감시자가 없을 때 김 일병에게 “어떻게 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김 일병은 눈물을 흘리며 “제가 저지른 죄”라고 주장했단다. 하지만 이렇게 눈물을 흘리며 반성하는 김 일병이 현재 ‘상관 살해죄는 사형이라는 군법은 위헌’이라며 위헌제청을 했다는 점, 수류탄통과 테이프 등에서 김 일병의 지문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 유가족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530GP사건 2주기 추도식 때도 유가족들은 이 같은 주장을 하며 육군본부 간부와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군 당국은 민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현재 유가족들은 연천사고사망자 추모카페를 통해 계속 증거를 수집하고 있으며 주요 UCC사이트를 통해 '530GP의 진실'이라는 동영상 등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1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대대적으로 공개된 사건에 대한 의혹이 앞으로 어떻게 밝혀질지 주목된다.

전경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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